어떤 자동차라도 괜찮다. 그것이 아우디라면! 아우디 익스피리언스 로드쇼

  • 기사입력 2022.01.03 10:4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동력이 바뀌는 시대가 오면, 아우디의 운전 감각은 달라질까? 다행히 그렇지는 않다. 고성능 엔진이라도, 전기모터라도 아우디는 언제나 편안함과 즐거움을 동시에 준다.  

출발하기 전부터 꽤 큰 기대를 했다. 영화에서 ‘토니 스타크’의 자동차로 등장했던 아우디의 짜릿한 전기차, e-TRON GT를 운전해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비록 아주 짧은 코스를 극복하는 것뿐이지만,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능력을 알아보는 데는 문제 없다. 자세한 시승은 나중을 위한 즐거움으로 남겨두자. 여기에 아우디의 다른 모델들을 바꿔가면서 즐길 수 있다 하니, 이보다 더 즐거운 여행이 어디에 있겠는가.

앞으로도 계속되는 짜릿한 운동성능, 아우디 e-TRON GT
아우디에서 고성능 라인업은 S, 그 이상을 바라보는 슈퍼카에 가까운 성능은 RS가 발휘한다. 그렇다면, e-TRON GT는 어디에 속할까? 앞에 RS가 붙지 않으면 S에 가깝고, RS는 이름 그대로 슈퍼카에 준하는 성능을 발휘한다. 그것을 제대로 느끼려면 서킷 정도는 가야 하지만, 그것은 현실적으로 힘드니 작은 공간에서 운동성능을 알아볼 수 있는 짐카나로 만족해야 한다. 땅에 납작 엎드려 있는 형상이 한눈에도 범상치 않아 보인다.

전체적인 형태는 아우디 RS7을 떠올리게 하는데, 지붕의 높이는 훨씬 낮고 뒷부분이 더 완만하게 떨어져 내려간다. 그릴 영역의 대부분이 막혀 있어, 전기차라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다. 지붕 높이 때문에 탑승했을 때 불편할 것 같아 걱정했는데(필자는 앉은키가 꽤 큰 편이다), 막상 앉아보면 머리 공간에는 여유가 있다. 실내는 변속기 부분을 제외하면 기존 아우디의 디자인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일반적인 승용차의 감각으로 운전할 수 있다.
S만 해도 가속이 충분히 빠른데, RS의 가속은 생각 이상이다. 전기차답지 않게 회전과 속력에 맞춰 소리도 내는데,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는 생각을 미리 해 두지 않으면 아마도 급작스러운 가속에 대응할 수 없을 것이다. 이것이 평범한 주행이었다면, 천천히 가속하고 브레이크는 회생 제동에 주로 맡기겠지만, 여기서는 슈퍼카를 다루는 것처럼 브레이크를 순간적으로 강하게 걸어야 한다. 다행히 그 성능을 감당할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브레이크를 갖고 있다.

전기차라서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와 다른 점이 있냐고 묻는다면, 엔진의 진동이 없고 변속이 없어서 깔끔하다는 점 정도? 정확히는 2단 변속이 되지만, 그 정도의 고속 영역에 가보지를 못했으니 알 리가 없다. 여기서 한 가지 더 찾는다면, 차체를 좌우로 흔들 때 느낌이 더 깔끔하다는 것이다. 그동안 짐카나를 많이 해 봤다고 자부하는데, e-TRON GT만큼 깔끔하게 그리고 하중 이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도록 흔들어 본 적은 없는 것 같다.
빠르게 코스를 극복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에 스티어링 조작에서 당황한 적도 있지만, 전기차임을 의식하지 않으면 일반 자동차처럼 깔끔하게 그리고 경쾌하게 코너를 돌고 가속할 수 있다. 그러니까 전기차 시대가 되어도 아우디가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하나다. 동력이 무엇이 되었든 간에, 아우디 특유의 움직임과 느낌은 그대로 유지된다는 것이다. 마치 아우디 R8을 운전하는 것처럼 쉽게 그리고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는 e-TRON GT가 그 증거다.
동력은 달라도 우리는 모두 아우디
짜릿한 잠깐의 시간이 흐른 후, 아우디의 일반 모델에 올라탔다. 목적지까지는 꽤 거리가 있고, 총 3대의 자동차를 번갈아 운전하게 된다. 첫 모델은 이전에도 시승했던 아우디 Q5. 오랜만에 운전해보는데도 모든 조작이 익숙하고, 주행이 그저 편하다. 엔진을 탑재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진동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도 포인트. ACC를 비롯한 ADAS 기능도 있으니, 고속도로에서도 피로가 많이 쌓일 일은 없다.

그다음은 아우디가 칼을 갈고 만든 전기 SUV, e-TRON이다. 게다가 이전에 탑승했던 50 모델과는 다르게, 제법 긴 거리를 주행할 수 있는 55 모델이다. Q5에서 바로 옮겨서 탑승했는데도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는 것을 보면, 아우디가 어떤 감각과 운전을 추구하는지 바로 이해가 간다. 전기의 시대가 되어도 여전히 시동 버튼을 누른다는 것이 포인트. 손에 잡히는 기어를 부드럽게 조작하면서 가볍게 가속 페달을 밟기만 하면 된다.
그리고 55 모델은 필요할 때 출력을 더 높게 쓸 수 있는 ‘부스트 모드’를 갖고 있다. 방법은 매우 간단하다. 기어를 S로 맞춘 뒤 가속 페달을 깊게 밟기만 하면 된다. 정확히는 한 번 밟아서 발에 걸리는 느낌이 있을 때까지 약 50% 정도를 간 후에, 그 부분에서 더 깊게 밟으면 부스트 출력에 자동으로 진입한다. 별도로 주행 모드를 선택하거나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오른발만으로 예비 출력을 끌어다 쓸 수 있다.

이 방식이 좋은 이유는, 일반적인 고성능 자동차에서 출력을 끌어다 쓰는 것과 그 감각이 굉장히 비슷하기 때문이다. 엔진을 탑재한 자동차도 출력 향상을 위해서는 고회전 영역에 진입해야 하고, 자연스럽게 가속 페달을 깊게 밟아 킥다운을 사용하게 되지 않는가. 그러니까 전기차 시대가 되어도 억지로 다른 형태의 운전을 익힐 필요가 없고, 지금껏 그래왔던 것처럼 자연스럽게 운전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것이 아우디가 무서운 부분이다.
한참을 그렇게 달리다 보니 이번에는 고성능 SUV, RS Q8에 오를 시간이 되었다. 전기차에 있다가 그르렁대는 엔진을 느끼고 있으니, 마치 레이서가 된 것 같은 기분에 빠져들고 만다. 2000년대 초만 해도 이러한 고성능 SUV는 이질적인 존재였는데, 이제는 라인업에 빠져서는 안 될 필수적인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고성능 그 자체를 즐기면서도 낮은 차고로 인해 차체가 손상을 입을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장점이다.

가속 그리고 성능이 꽤 무섭다. 그래서 일반도로에서는 가속 페달을 깊게 밟기가 힘들다. 그러나 ‘일반 자동차보다 조금 더 빠른 정도로 적절히 즐기는 가속’이라면, 꽤 잘 받아주면서 안정감도 동시에 준다. 특히 오르막을 만나면, 이 성능은 그대로 편안함이 된다. 다른 자동차들이 한껏 속도를 낮추고 있을 때, RS Q8은 속도를 전혀 낮추지 않고 오히려 더 가속할 것처럼 가볍게 오른다. 믿음에서 오는 편안함이 무엇인지 느낄 수 있다.
그러고 보니 중요한 것을 잠시 잊고 있었다. 강원도의 구불구불한 산길에 눈이 내리고 있는 도중이다. 잠깐 내리고 말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온 세상을 새하얗게 덮을 정도로 많이 내리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아우디의 주행 페이스는 떨어지지 않는다. 동력을 네 바퀴로 안정적으로 전달하는 콰트로 시스템이 있기 때문이다. 급작스럽게 오는 바람에 윈터타이어를 끼지는 못했지만, 이 정도라면 가볍게 대응할 수 있다. 정말 믿음직한 아우디다.

아우디와 함께 한 장거리 주행이 끝났다. 내려서 살펴보니, 아우디가 그동안 걸어온 길이 안정감이었다는 게 제대로 느껴진다. 생각해보면 아우디는 독특한 사륜구동으로 WRC 무대를 휩쓸었고, 동시에 눈이 많이 쌓인 스키 슬로프를 올라가기도 했다. 그 성격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고, 이제는 거친 사막을 며칠 동안 달리면서 모든 것을 휩쓸 준비를 마치고 있는 중이다. 아우디의 안정감 있는 주행, 자연스러운 주행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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