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 세단의 대결, 마세라티 기블리 트로페오 VS BMW M5 컴페티션

  • 기사입력 2021.12.24 10:53
  • 기자명 모터매거진

초고성능 E세그먼트 분야의 최고는 BMW M5다. 라이벌 브랜드들이 수십 년 동안 도전장을 던지고 있지만 번번이 패배하고 말았다. 그렇기에 본지 편집부는 조금 더 상위(?) 브랜드의 모델을 초대했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탈리아 스포츠카 브랜드 마세라티, 그리고 집안의 중심에 있는 기블리, 그리고 그중에서 가장 강한 트로페오다. 비슷한 덩치에 V8 파워유닛을 후드 안에 품고 있고 ZF 8단 변속기로 바퀴를 굴린다. 성능은 슈퍼카를 긴장하게 만들 수준이다. 파워트레인과 서스펜션 레이아웃은 거의 같지만 국적이 다른 만큼 다른 성격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하늘도 무심하지···. 슈퍼 세단의 대결이 비가 쏟아지는 가운데 펼쳐졌다. 안전함을 최우선으로 두고 3일의 기간 동안 꼼꼼하게 비교해 봤다.   
글 | 편집부  사진 | 최재혁
# EXTERIOR
글 | 조현규
관객들이 히어로물에 열광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요소가 필요하다. 바로 강력한 악당과 그에 맞서는 영웅이다. 때마침 오늘의 주인공들은 바둑돌 마냥 흰 옷과 검은 옷을 입었다. 누가 선한 역할인지 누가 악당 역할인지 딱히 정한 것은 아니지만 전형적인 선과 악의 대결 구도 같다.
두 차는 강력한 스포츠 세단으로 그에 맞는 장식을 갖췄다. 네 발의 머플러 커터와 거대한 공기 흡입구, 커다란 휠과 프런트 펜더에 자리 잡은 에어 벤트, 작지만 포인트를 주기에 충분한 카본 립 스포일러까지 두 차는 비슷한 장식을 갖추고 있다. 이러한 장르의 마니아들이 원하는 포인트를 콕콕 집었다고도 볼 수 있다.
먼저 흰 옷을 입은 M5부터 살펴보자. 우리의 눈에 익숙한 5시리즈이지만 여기에 ‘M’이라는 알파벳 한 글자가 붙었을 뿐인데 한눈에 보기에도 더욱 탄탄하게 바뀌었다. 뒷바퀴의 휠 하우스를 따라 살짝 튀어나온 가니시와 그 속을 꽉 채우는 20인치 휠에는 거대한 황금빛 브레이크 시스템이 자리 잡고 있으며 여기에 제법 두툼한 타이어를 사용한 덕분에 위풍당당한 풍채가 완성되는 모양새다. 기블리에 비해서는 속된 말로 ‘떡대’가 좋아 보인다.
검은 옷을 입은 기블리 트로페오는 어떨까? 고성능 버전임을 눈에 띄게 만든 BMW와 다르게 아는 사람만이 알아볼 수 있는 디테일로 차별화를 이뤘다. C필러에 부착된 마세라티 로고는 빨간 선이 지나가고, 트로페오 레터링이 붙은 에어 벤트 역시 빨간색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뿐만 아니라 기블리 트로페오는 보닛에도 두 개의 에어 벤트를 추가했으며 탄소섬유로 장식된 B필러에는 이탈리아의 국기를 상징하는 녹색, 흰색, 빨간색으로 이루어진 장식도 볼 수 있다.
두 차는 몸매도 각각 다른 개성을 뽐낸다. 탄탄한 근육을 자랑하는 히어로와 그에 맞서는 늘씬한 악당을 상상한다면 비슷할 것 같다. 혹은 포멀한 클래식 슈트와 캐주얼한 이탈리안 슈트의 차이와도 같다. 기블리는 M5에 비해서 확실히 껑충한 편이며 프런트 비율이 리어에 비해서 더욱 길쭉한 타입이라 둘의 차이가 두드러진다. 내가 만약 기블리 오너였다면 가장 먼저 차고를 내리는 튜닝을 할 것 같다. 껑충하고 어정쩡한 높이 탓에 약간은 이도 저도 아닌 모습이 되어버린 느낌이다.
보닛을 열고 비교해도 두 차의 개성을 확인할 수 있다. 빈틈없이 가득 채워진 독일식 엔지니어링과 심장이 멎을 것 같은 멋진 심장을 가진 이탈리안 엔지니어링의 감성이 명확하게 갈린다. M5는 보닛을 열었을 때 ‘이걸 다 어떻게 채워 넣었지… 수리는 어떻게 하지…’와 같은 생각이 먼저 들 도로 빼곡하게 공간을 채워 엔지니어링의 정수를 맛본 기분이다. 그러나 기블리에게는 페라리에서 가져와 붉게 물든 8기통 엔진이 있다. 카본으로 장식을 더했고 그 위에 V8 레터링을 큼직하게 심었다. 별다른 생각할 겨를도 없이 ‘크~’ 하는 감탄사와 함께 엄지를 치켜들게 만든다.
비교 시승을 진행하면서 두 차가 쫓아오는 모습을 감상할 기회가 있었다. 공격적인 모습을 확인하기에 이보다 좋은 구도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블리가 쫓아오는 모습이 훨씬 더 공격적이다. 그릴 정중앙에 자리 잡은 거대한 삼지창과 눈썹을 치켜뜨고 전방을 매섭게 노려보는 헤드램프는 영화 속의 빌런이 추격해오는 이미지를 절로 연상케 만든다. 왠지 내가 가진 것을 모두 꺼내서 주어야 할 것만 같다. 그렇다고 M5가 마냥 선해 보이는 것도 아니다. 이 녀석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흰색 차체에 크고 검은 그릴을 번쩍이며 달려오는 모습이 예사롭지 않다. 다만 헤드램프의 형상이 비교적 평범한 편에 가까워 기블리에 비해서는 덜 사납게 느껴진다.

분명 비교 시승 초반에는 M5에게 악당이라는 배역을 생각하지 않았는데, 달리는 모습을 보고 생각이 바뀌었다. M5도 악당이 더 어울린다. 그렇다면 영화의 장르가 바뀌어야 하겠다. 두 차가 도로를 달리는 모습은 악당 두 명이 도로를 무자비하게 누비며 집어삼키는 액션 영화 그 자체다. 이 악당을 막을 수 있는 히어로가 있을까? 마땅한 녀석이 떠오르지 않는다.
# INTERIOR
글 | 안진욱
먼저 기블리 트로페오에 들어가 보자. 최고급 가죽으로 도배되어 있다. 만지지 않더라도 하이엔드 퀄리티가 느껴진다. 레드 컬러도 채도를 잘 잡아 고급스럽다. 전체적인 디자인은 노멀 기블리랑 큰 차이는 없다. 카본 파이버를 적극적으로 사용해 스포티한 분위기가 흐른다. 스티어링 휠은 큰 편이다. 스포티한 움직임에 어울리지 않는 사이즈다. 대신 패들 시프트의 감각은 최고다. 매번 말하지만 슈퍼카 브랜드의 것들보다도 훨씬 기분 좋다. 철컹하는 느낌은 마세라티가 최고다. 엔진 스타트 버튼은 클래식하게, 그리고 포르쉐처럼 스티어링 칼럼 왼쪽에 자리 잡고 있다. 페달은 플로어 타입인데 메탈 커버로 멋스럽게 감싸놨다.
디스플레이는 큼지막하고 터치감과 시인성에서 만족도가 높다. 지난달 기블리 하이브리드를 타면서 느꼈지만 마세라티 전장 시스템의 완성도가 상당히 올라갔다. 자주 사용하는 공조기 컨트롤러만 버튼으로 두고 나머지 기능은 디스플레이 안에 모조리 담았다. 시트는 쿠션감이 좋지만 적극적인 스포츠 드라이빙에 운전자를 잡아 줄 사이드 볼스터는 없다. 뒷좌석은 여유롭지 않다. 성인 남성이 타기에 무리는 없으나 루프 라인 때문에 헤드룸이, 앞 좌석 등받이 두께 때문에 레그룸이 비좁다. 엔진이 캐빈룸 쪽으로 바짝 당겨져 있다는 것을 고려해도 아쉽다. 트렁크 사이즈는 옆에 세워진 M5와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백 2개 정도는 들어간다.
기블리 트로페오에서 내려 M5의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시트에 빛나고 있는 M5 로고가 눈에 들어온다. 대게 헤드레스트에 수를 놓아 엠블럼을 표현하는데 BMW는 그런 짓을 하지 않고 조금 더 성의 있게 오너 프라이드를 심어준다. 이 시트는 디자인도 근사하지만 시트 자체로서의 성능도 아주 좋다. 다양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어 완벽하게 운전자의 몸에 맞출 수 있고 사이드 볼스터도 본격적으로 마련되어 있어 코너에서 운전자를 잘 잡아 준다. 장거리 이동에도 편하고 트랙에서도 버킷 시트가 필요 없을 만큼 전천후 시트다.
인테리어는 여느 5시리즈와 같다. 운전자를 향한 센터페시아 레이아웃에 더 고급스러운 소재를 사용하고 M카이기에 빨간색 버튼을 곳곳에 배치해 운전자를 흥분시킨다. 스티어링 휠에는 M 버튼 두 개가 달려 있는데 운전자가 원하는 엔진, 스티어링, 댐퍼 등의 감도를 세팅해 저장할 수 있다. 보통 하나는 전투 모드, 나머지 하나는 연비 모드로 세팅한다. 기어노브는 전투기에서 가져온 것처럼 생겼다. 유격이 느껴지지 않는 조작감으로 인해 패들 시프트 대신 기어 노브로 변속하는 재미도 있다. 뒷좌석은 기블리보다 훨씬 넓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여유롭다. 물론 비슷한 덩치의 국산차와 비교하면 넉넉하지 않지만 불만은 생기지 않는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 있어 오랜 시간 타도 힘들지 않다.

두 대의 편의사양은 비슷하게 들어가 있다. 우선 애플카플레이가 두 대 모두 잘 작동된다. 의외로 마세라티의 것이 더 빠릿빠릿하게 스마트폰을 찾아 연결했다. 오디오 시스템 역시 똑같이 바워스 앤 윌킨스 제품이 탑재되었다. 사운드가 같다고 할 수는 없지만 분위기는 비슷하다. 중저음이 강하고 고음을 깔끔하게 처리한다. 집중적으로 비교해본 편의장치는 바로 반자율 시스템이다. 이 부문에서는 M5가 압승이다. 사실 BMW 반자율 시스템이 다른 브랜드와 비교해 봐도 준수한 성능을 보이기에 이미 예상된 결과다. 차선과 앞차와의 간격 유지를 M5는 똑똑하게 하고 기블리 트로페오는 갈팡질팡하며 당황한 기색을 보인다. 그렇다고 못 믿을 정도는 아니고 막히는 구간에서는 편하게 사용할 수 있다. 
# PERFORMANCE글 | 유일한먼저 기블리 트로페오의 차례다. 운전석에 앉기 전부터 기대가 꽤 큰데, 무려 페라리에서 공급받은 8기통 엔진을 처음으로 탑재하기 때문이다. 콰트로포르테보다 작은 차체에 강력한 엔진을 갖고 있으니 신나는 움직임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하고 왼쪽에 있는 시동 버튼을 눌렀다. 6기통 버전보다 조금 진중한 소리가 들려오는 것을 보아하니, 8기통 모델이 맞다. 이 특유의 부밍 음과 리듬은 8기통 엔진만이 발휘할 수 있는 것이다.여기서 주의할 것이 하나 있다. 만약 옛 마세라티의 호쾌한 엔진음과 배기음을 기억하고 있다면, 특히 그란투리스모의 기억이 강하게 남아 있다면, 엔진 회전을 높여도 약간의 먹먹함이 느껴지는 기블리 트로페오에 조금은 실망할 수도 있다. 소프라노의 톤이 시간이 지나면서 한 단계 낮아진 느낌인데,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자동차 관련 환경 규제는 물론 소음 규제도 강력해진다는 사실이 생각보다 크게 느껴진다.
뭐 그것은 그래도 조금 더 만족스러운 엔진음에 맡기도록 하자. 이 모델의 진면목은 ‘높은 출력을 오롯이 뒷바퀴로만 전달한다’는데 있다. 즉, 전자 장비의 도움을 어느 정도 받을 수는 있으나, 섬세한 오른발 조작으로 거대한 출력을 다룰 줄 알아야만 기블리에 오를 자격을 얻는다는 것이다. 만약 모든 것을 무시하고 무조건 오른발을 바닥까지 짓이긴다면, 출력을 길바닥에 의미 없이 뿌려버리게 된다. 이탈리아의 종마는 기수를 까다롭게 고른다.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전과는 달리 극상에 달한 운전 실력은 필요 없다는 것이다. 단지 마음의 여유는 필요하다. 어떤 길에서도, 다른 차를 만난다 해도 평정심을 유지하면서 가속 및 감속, 스티어링 조작, 변속 등 모든 동작을 차분하게 진행해야 한다. 그렇게 한다면, 기블리 트로페오는 제법 매력적인 8기통의 음색과 함께 뒷바퀴를 조금 미끄러트리면서 멋지게 코너를 극복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거대한 패들 시프트는 진정한 운전의 재미를 즐기기 위한 작은 선물이다.마세라티는 일반 운전자도 기블리를 즐기기를 원했다. 그래서 날카로운 성격은 다소 줄어들었고, 배기음도 시내를 달리는데 저항이 없도록 낮아져 있다. 그런데도 달리고 싶다면 날카롭게 달릴 수 있고, 스포츠 또는 코르사 모드에 진입하면 먹먹함이 조금은 사라져 운전자에게 즐거움을 준다. 만약 기블리 트로페오를 선택한다면, 적어도 기름값 걱정은 없어야 할 것이다. 운전자를 자연스럽게 고회전 영역으로 이끌며 변속을 늦출 것을 유도하고 있으니 말이다.
다음은 M5, 그중에서도 컴페티션 모델이다. 이전에는 M5도 뒷바퀴만 굴렸지만, 이제는 기술이 발전해 자연스럽게 네 바퀴에 힘을 전달하는 것으로 바뀌었다. 그런데도 BMW는 운전자를 위해 기술을 남겨두었고, 숨겨진 주행 모드로 들어가면 사륜구동을 끄고 뒷바퀴만 활성화해 드리프트를 즐길 수도 있다. 뭐 일반도로에서 그 정도로 과격함을 추구하는 운전자는 없겠지만 말이다. 어디까지나 한정된 공간에서 사용해야 할 기술이다.시동을 걸어보면 저회전에서 느껴지는 배기음이 제법 강하다. M5가 좀 더 빨리 세상에 등장했기에 가능한 기믹일까. 그런 배기음과 엔진의 음색과는 별도로 주행 감각은 놀라울 정도로 안정적이다. 의도적으로 엔진 회전을 높여봐도, 높은 출력과 토크를 네 바퀴에 안정적으로 분배해주니 바퀴가 미끄러지는 일은 거의 없다고 봐도 좋겠다. 조금 서투르게 오른발에 힘을 주어도, 모든 것을 M5가 알아서 제어해 준다.
맑은 하늘 아래 깨끗한 도로가 펼쳐진다면 놀라지 않겠지만, 비가 거칠게 내리고 있는 데다 노면도 촉촉하게 젖어 있는데 땅을 잘 움켜쥐고 달린다. 전자제어 장치를 일부러 끄지 않는다면, 일반도로에서 조금 거칠게 달려도 균형이 무너질 일은 없을 것 같다. 물론 그렇게 달리면 안 되겠지만, 심리적인 안정감이라는 것이 생각보다 크게 다가온다. 어떠한 날씨라도 무리 없이 고출력을 다룰 수 있다는 것, 마음먹기에 따라 차분하게 달릴 수 있다는 게 좋다.

그렇다고 코너에서 재미가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M5는 특히 좌우로 연속된 코너에서 크게 힘을 발휘하는데, 스티어링 휠을 좌우로 돌리는 것만으로도 깔끔하게 코너를 클리어할 수 있을 정도다. 자세가 쉽게 무너지지 않으니 자신 있게 스티어링을 돌릴 수 있고, 설령 무너질 것 같다고 해도 그 자세를 다시 다잡을 수 있는 여유를 준다. 스티어링 조작과 함께 엔진 회전에 신경을 쓰고, 타이밍을 맞춰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변속을 즐기면 된다.

BMW는 언제나 ‘운전의 즐거움’을 외쳐왔다. 그 즐거움은 안정감 위에서 나오고, 안정적으로 출력을 소화할 수 있는 메커니즘에서 발현된다. 조금 서툴러도 출력을 즐길 수 있고, 운전에 익숙해지면 즐거움을 더 추구할 수 있다. 그리고 모든 전자제어를 끌 수 있을 정도로 발전한다면, 마음껏 드리프트를 즐겨도 된다. 운전자가 성장할 때까지 기다려주고, 그 성장을 단계별로 모두 받아줄 수 있는 만능 세단, 그것이 바로 M5다.

CONCLUSION안진욱8기통에 ZF 8단을 물린 파워트레인. 하드웨어는 비슷하나 결은 다르다. 마세라티 기블리 트로페오는 올드스쿨 고성능 세단이다. 운전자에게 겁을 주고 자신의 괴력을 과시한다. 서스펜션 세팅이 무르지만 극적인 스티어링에는 날카로운 반응을 보여 방심하던 운전자가 큰코다칠 수도 있다. 이러한 세팅을 좋아하는 이들은 있겠지만 운전자의 실력이 있어야만 잘 어르고 달래며 탈 수 있는 녀석이다. 반면 BMW M5는 최신형 고성능 차가 무엇인지를 똑똑히 보여준다. 평소에는 일반 5시리즈처럼 다니다 드라이빙 모드와 구동 방식만 버튼으로 바꾸면 전혀 다른 레이스카 DNA를 보여준다. 마지막으로 GT카의 덕목인 고속 크루징 영역도 BMW M5의 압승이다.유일한두 모델 모두 8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스포츠카에 준하는 성능을 내는 세단이지만, 그 성격은 판이하다. 따라서 어떤 모델을 선택하더라도 ‘그저 취향이 다를 뿐’이라고 말하고 싶다. 뒷바퀴만으로 모든 것을 해결하고 제법 호쾌한 하울링을 느끼고 싶다면 기블리 트로페오를, 낮게 그르렁대는 소리와 절대적인 안정감을 원한다면 M5를 선택하게 될 것이다. 그래도 단 하나를 고른다면, 마세라티 기블리 트로페오를 고르겠다. 왜인지는 모르지만, 시승하는 동안 사람들이 필자에게 ‘M5보다 기블리가 더 잘 어울린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흔한 차를 원하지 않는’ 취향에도 왠지 모르게 잘 맞는다.조현규힘세고 멋진 녀석들의 대결이 끝났다. 세그먼트의 최강자로 평가받던 BMW M5와 그에 맞서는 마세라티 기블리 트로페오는 각각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뽐냈다. 우선 달리는 능력은 M5의 승리다. 이 점에선 이견이 없을 것 같다. 완성도는 정점에 도달했고 운전하는 내내 감탄사를 연발했다. 다만, 고성능 모델은 감성적인 면모도 중요하다. 감성적으로 다가오는 매력은 기블리 트로페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특히, 창문을 열고 달릴 때 들리는 거친 배기음은 심장을 두근거리게 만들 정도다. 종합적으로 평가했을 때는 M5의 승리로 기울어진다. 하지만 마세라티가 실망할 것은 없다. 기블리 트로페오가 가진 매력 역시 또렷하기에 이쪽을 선택하더라도 아쉬움은 없을 것이다. 

SPECIFICATION
MASERATI GHIBLI TROFEO
길이×너비×높이  4970×1945×1480mm  |  휠베이스 3000mm
엔진형식  V8 터보, 가솔린  |  배기량  3799cc  |  최고출력  580ps
최대토크  74.4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
연비  6.5km/ℓ​  |  가격  1억8050만원
SPECIFICATION
BMW M5 COMPETITION
길이×너비×높이  4985×1905×1475mm  |  휠베이스 2975mm
엔진형식  V8 터보, 가솔린  |  배기량  4395cc  |  최고출력  625ps
최대토크  76.5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연비  7.6km/ℓ  |  가격  1억612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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