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어떤 스포츠 드라마도 이보다 박진감이 넘치진 않았을 것이다. 2021 포뮬러1 챔피언십의 마지막 그랑프리인 아부다비에서 막스 페르스타펜의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이로써 막스 페르스타펜은 첫 월드 챔피언의 영광을 안았다. 이로써 루이스 해밀턴의 8회 챔피언은 실패로 돌아갔다.
경기가 시작된 이후 막스와 해밀턴의 자그마한 충돌이 있었으나, 해밀턴은 능숙하게 거리를 벌렸다. 이러한 흐름은 경기 중후반까지 이어지면서 해밀턴의 8회 챔피언 달성이 점쳐지는 상황이었다. 레드불 팀의 크리스찬 호너 감독도 경기 중 인터뷰에서 “막스에게 드라이버의 신이 축복을 내리지 않는 이상 우승은 힘들어 보인다”고 할만큼 압도적인 차이였다.
그러나 경기 후반 단 5랩을 남겨놓고 믹 슈마허와 니콜라스 라티피의 충돌로 인해 세이프티 카가 등장하면서 긴장감이 흘렀다. 루이스 해밀턴은 하드 타이어의 마모도가 심각한 상태였고, 막스는 신선한 소프트 타이어로 교체하고 트랙에 복귀했다. 세이프티 카와 해밀턴, 그리고 막스의 사이에는 네 대의 백마커(한 바퀴 이상 뒤쳐진 차량)가 있었다. 그러나 FIA는 그 백마커들에게 세이프티 카를 추월하여 따라붙으라고 명령을 내렸고, 해밀턴과 막스는 나란히 서게 됐다.
세이프티 카 상황이 종료되고 영화 같은 마지막 1랩이 시작됐다. 타이어의 상태가 훨씬 좋았던 막스는 가볍게 해밀턴을 추월해 거리를 벌렸고, 해밀턴을 손쓸 틈도 없이 1위를 내어주어야 했다. 해밀턴은 경기 중반, 가상 세이프티 카 상황에서 피트로 불러 타이어를 교체하라는 팀의 오더가 없자 지속적으로 작전의 성공 여부를 물었다. 메르세데스 팀은 여전히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으니 따지고 보자면 레드불의 전략과 운이 막스를 챔피언으로 만들어준 셈이다.
오랜시간 지속되었던 해밀턴의 시대가 드디어 끝이 났다. 새로운 챔피언 막스 페르스타펜에게 축하를 보낸다.
글 | 조현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