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출가스, 무조건 없애야만 하는 것인가

  • 기사입력 2021.11.12 13:48
  • 기자명 모터매거진

현재 영국에서 열리고 있는 COP26을 보면 논쟁이 일어날 수 있는

부분들이 상당히 많다. 그 중에서 자동차와 이동수단으로 분야를 한정해 보면, 의장국인 영국이 추진하고 있는 ‘2040년 무공해차 100% 달성 공동선언’이 있다. 여기에

국가로써 동의한 것은 네덜란드, 스웨덴, 캐나다 등 선진국

24개국과 인도 등 개발도상국 9개국이다. 한국은 이 선언에 참여하지 않았는데, 무공해차 전환에 대한 큰 맥락에서는

동의하지만 시기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뭐 한국만 그런 것은 아니고 미국, 독일, 일본 등 주요 자동차 생산국 역시 비슷한 이유로 참여하지 않았다. 국가와는

별도로 자동차 브랜드는 11개 사가 동의했는데, 스타트업

회사를 제외하면 GM, 포드. 벤츠, 볼보, 재규어랜드로버, 중국

BYD 정도가 인상에 남는다. 2015년에 파리 협정을 진행하면서

많은 나라가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실현한다’고 말했는데, 자동차의 수명이 10년 정도임을 고려하면 2040년도 늦다는 의견이 있다.

그런데 여기서 문제를 하나 제기해 보고 싶다. 영국이 추진하는 무공해차라는

것은 ‘제로 에미션’, 즉 배출가스가 전혀 없는 자동차이다. 일단 영국의 선언을 보면, 승용차와 밴 등의 신차를 ‘제로 에미션’으로 만든다고 하는데,

중요한 것은 ‘주행 시 배출가스만 나오지 않으면 된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자동차 제조 공정이나 필요한 동력을 얻는 과정에서 배출되는 오염원은 무시하고, 주행 중에만 배출가스가 나오지 않으면 된다.

자동차 제조사들이 환경 오염을 줄이는 자동차를 이야기할 때 주로 전기차를 이야기하고 있으니, 많은 이들이 ‘주행 중 배출가스가 없는 전기차만이 친환경 수단이며

정답이다’라고 이야기한다. 그나마 조금 더 나가면 수소를

이용해 전기를 만드는 ‘연료전지차’ 정도이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것이 있다. 환경 오염을 줄이는 범위를 확대하면, 이 두 개의 자동차 말고도 또 다른 형태의 자동차가 존재한다.

토요타가 현재 활발하게 연구하고 있는 ‘엔진에 휘발유 대신 수소를

넣고 태우는 자동차’도 있지만, 또 다르게 주목을 받는 것이

바로 ‘합성 연료’다. 합성

연료는 공기 중의 이산화탄소를 수소와 혼합해 만드는 것으로, 결과적으로는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크게 줄인다. 현재 포르쉐가 본격적으로 만들고 있는 중인데, 공장은

풍력을 이용해 돌아간다. 현재 걸림돌이 되는 것은 가격인데, 이

문제도 앞으로는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아쉽게도 ‘제로 에미션’에

들어가지 못한다. 수소 엔진은 미량이나마 엔진 오일이 타면서 배출가스가 나오고, 합성 연료는 일반 휘발유에 비해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줄어드는 정도다. 그런데

LCA(라이프 사이클 평가)를 보면, 합성 연료는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크게 줄였다. 결과적으로

지구의 이산화탄소 양은 비슷하거나 아주 조금 줄어든다. 그렇다면 합성 연료나 수소 엔진을 ‘배출가스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배제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이 생긴다.

‘당장 현실 또는 양산형 모델로 볼 수 있는 연구결과가 아니고 배출가스를

극적으로 줄일 수 없을 것이니 배제’라는 것도 옳지는 않다. 그것은

‘저 학생은 학업 성적이 좋지 않으니 학교에서 배제’라고

말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애초에 지금의 전기차도 LCA를

보면 제조 과정에서 많은 이산화탄소가 배출된다 하고, 그것을 줄이기 위해 다수의 엔지니어들이 밤을 새며

연구를 거듭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수단 역시 마찬가지이다.

일단 COP26을 보고 있으면, 다수의

나라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들이 ‘이산화탄소 줄이기’라는 큰

방향에 대해서는 공감하고 있다는 게 느껴진다. 그렇다면, 이제

남은 것은 ‘배출가스만 없으면 된다’가 아니라, LCA 전반에 대해 목표를 잡고 움직이는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지금보다는 더 많은 제조사들이 그리고 국가가 참여할 수 있게 될 것이다. 적어도 여섯 개의 색을 지닌 돌을 모은 뒤 지구에 사는 인류의 절반을 가루로 만드는 것보다는 낫지 않은가.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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