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을 갈고 나타났다, IVECO T-WAY & X-WAY

  • 기사입력 2021.11.12 09:48
  • 기자명 모터매거진

이베코가 새로운 모델을 한국에 출시했다. 15t 덤프트럭 T-WAY와 대형 카고 트럭 X-WAY가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로써 이베코는 국내 시장에 풀 라인업을 완성했다. 어떤 매력으로 입맛 까다로운 한국 소비자를 유혹할지 살펴보자. 

이탈리아 상용차 브랜드 이베코가 수입 덤프트럭 모델 중 유일하게 15t의 적재중량을 갖춘 ‘T-WAY’와 대형 카고 모델인 ‘X-WAY’를 국내 시장에 출시했다. 지난 5월 국내 시장에 내놓은 플래그십 트랙터 ‘S-WAY’와 함께 이베코의 대형 상용차 라인업 ‘WAY’ 시리즈를 이끄는 핵심 모델이다. 이를 통해 수입 상용차 시장에서 이베코 브랜드의 존재감을 키우겠다는 계획이다.이베코코리아는 지난 10월 6일 강원도 인제스피디움에서 두 모델의 출시 행사 및 미디어 시승회를 개최했다. 출시 행사에 참석한 이베코코리아 최정식 지사장의 말에 따르면 이베코는 오는 2024년까지 국내 대형 카고트럭 시장에서 5%, 대형 덤프트럭 시장에서 10%의 점유율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T-WAY, 진흙탕도 거침없이 달리는 강력한 덤프트럭

우선 6x4 15t 덤프트럭 T-WAY부터 살펴보자. T-WAY는 원래 내년 2분기에 출시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국내 시장의 건설 경기 회복에 따라 덤프트럭의 수요가 급증하여 서둘러 내놓았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전체 덤프트럭 시장에서 평소 10% 안팎의 비중을 차지했던 15t 덤프트럭의 판매량이 최근 50% 가까이 치솟아 더욱 서두를 수밖에 없었다고. 보통 글로벌 출시 이후 1년은 지나서야 국내 시장에서 볼 수 있었는데, 이번 T-WAY는 지난 4월 글로벌 출시 이후 약 6개월 만에 국내 시장에 들여온 것이라 판매 시장 상황에 따른 이례적인 경우라고 볼 수 있다. 또한 4축 구조의 25t급 제품은 내년 2분기에 추가될 예정이다.

덤프트럭이라고 하면 투박한 디자인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를 수 있으나 WAY 시리즈의 디자인을 그대로 받아들이면서 세련된 모양새를 하고 있다. 프런트는 곡선을 적절히 활용하여 날카로운 인상을 가지고 있으며 전면 작업을 위한 알루미늄 접이식 발판으로 포인트를 주었다. 굳이 다른 WAY 시리즈와 다른 점을 꼽자면 범퍼의 높이다. 29°의 전면 진입 각을 확보하기 위해 범퍼의 높이를 조정했다. 험난한 건설 현장을 누벼야 하는 건설 장비의 특성 때문이다.

파워트레인은 13ℓ 직렬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ZF에서 만든 전진 16단 하이트로닉스 자동화 변속기 혹은 16단 수동 변속기와 조합된다. 최고출력은 410마력, 최대 토크는 214.14kg∙m이며 구동 방식은 6×4, 6개의 바퀴를 가지고 있으면서 4개의 바퀴에 구동력을 전달한다는 의미다. 또한 뒤 차축에 두 개의 감속기를 갖춘 허브리덕션 리어 액슬과 유압식 리타더, 전∙후축 디스크 브레이크를 탑재해 제동력도 꼼꼼하게 챙겼다. 여기에 ‘히바(HYVA)’에서 만든 고성능 경량 덤핑 실린더와 알루미늄 연료, 에어탱크 등 경량화 소재 부품을 대거 탑재해 공차중량을 대폭 줄였다.

T-WAY의 시승은 가벼운 오프로드 코스에서 진행됐다. 그러나 쉽지는 않았다. 행사장에 많은 비가 내린 직후였고, 오프로드 코스는 완전히 진흙탕이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말을 빌리자면 ‘오히려 좋은’ 상황이 되었다. 건설 현장도 이러한 상황이 얼마든지 발생할 수 있기에 T-WAY의 잠재력을 확인해보기도 좋은 조건이다. 먼저 탑승한 모델은 16단 수동변속기 모델이다.
출발에 앞서 16단 수동변속기에 대해 잠시 설명해야 할 것 같다. 상용차에 관심이 없었다면 단수가 많은 변속기에 대해 의문을 가질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우선 4단의 변속을 할 수 있는 H-매틱 레버가 있다. H-매틱 레버는 1~4단 변속을 하고 레버의 스위치를 조작해 5~8단으로 바꿀 수 있다. 또한 하이-로우 기어를 물리는 스위치도 있는데, 각 단 마다 로우 기어와 하이 기어가 있어 반단 변속을 할 수 있다. 즉, 8단에 하이-로우 기어를 합해서 16단 변속이 되는 것이다.

수동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라도 이러한 방식은 낯설 텐데, 유튜브에서 16단 변속기 조작 영상을 찾아보는 것도 꽤 신기할 구경거리가 되리라 생각한다. 현직 운전자의 말을 빌리자면 이 역시 결국 몸이 학습하여 별 생각을 하지 않아도 알아서 변속을 한다고….
어쨌든 구불구불하고 울퉁불퉁한 코스를 달리는 내내 차체는 안정감을 잃지 않는다. 험난한 조건에서도 운전자에게 노면 상황에 대한 피드백을 전달하고 강력한 출력을 바탕으로 거침없이 진흙이 가득한 코스를 달려 나간다. 특히 급경사를 오르는 코스가 이번 시승의 핵심이다. 코너를 돌고 난 직후라 가속 탄력을 받을 만한 도로 길이가 확보되지 않고 바닥 역시 진흙이기 때문에 언뜻 보기에도 난이도가 꽤 높아 보인다. 그런데 T-WAY의 넉넉한 출력 덕분인지 디퍼런셜을 잠그는 것만으로 가볍게 탈출한다. 접지력을 100% 발휘할 수 없는 조건에서 이 정도의 탈출 능력이라면 충분히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

같은 코스에서 자동변속기 모델은 어떨까? 우선 내 생각보다 꽤 높은 단수의 기어가 물린다. 그리고 상용차의 자동변속기 특성상 변속 속도가 굉장히 느리다. 그래서인지 이런 험로를 지날 때에는 자꾸만 출력을 잃고 다소 허둥대는 모습을 보인다. 특히 급경사 코스에서 많은 애를 먹었는데, 솔직히 말하자면 이는 아직 드라이버의 역량 부족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인스트럭터의 말에 따르면 이러한 상용차는 다양한 상황을 위한 여러 가지 기능이 있기 때문에 이를 똑똑하게 잘 활용한다면 이와 같은 상황은 쉬운 난이도에 속하는 편이라고 한다.
한국 시장만을 위해 만들어진 10x4 대형 카고 X-WAY

다음은 국내 대형 상용차 시장에서 50% 이상의 판매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카고 세그먼트를 공략할 모델 X-WAY다. 3축부터 5축에 이르는 폭넓은 라인업을 자랑하는데 특히 5축 모델인 10x4는 초장축 특장 비율이 높은 한국 시장을 위해 이탈리아 본사 차원에서 완전히 새롭게 개발된 모델이다. 카고 타입의 경우 최대 25.5톤에 달하는 적재중량과 길이 10.2m의 넉넉한 적재함을 갖추고 있다. 윙바디, 탱크로리, 카고 크레인 등 다양한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플랫폼으로 바디와 섀시를 안정적으로 고정하는 브라켓을 비롯하여 특장부 전력 공급의 편의를 위한 전용 전원 역시 탑재된다.

X-WAY의 파워트레인은 13ℓ 직렬 6기통 터보 디젤 엔진이 전자제어식 클러치가 적용된 ZF 12단 하이트로닉스 자동화 변속기와 궁합을 맞춘다. 최고출력은 510마력, 570마력, 최대토크는 234.5kg∙m, 254.9kg∙m를 자랑한다. 마찬가지로 유압식 리타더를 전 트림에 기본으로 장착하여 제동력을 강화했다. 여기에 첨단 운전자보조시스템(ADAS)를 탑재했다. 비상제동,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차선 이탈 경고, 오토 라이트 및 레인 센서는 운전자의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행사 당일 안전상의 이유로 시승 코스는 인제스피디움 내부 도로를 한 바퀴 도는 짧은 코스다. 탑승한 모델은 10x4 모델. 비록 많은 것을 느끼긴 힘들었으나, 이전 대형 트랙터 모델인 S-WAY에서 느낀 정숙성은 여전히 칭찬할 점이다. 과장을 조금 보태자면 일반적인 디젤 SUV만큼 방진, 방음이 좋았다. 또한 한국 시장만을 위해 개발한 10x4의 5축 조향 시스템은 꽤 신기한 물건이다. ‘이 공간에서 이 각도로 돌아 나간다고?’라는 생각이 들 만큼 회전반경을 크게 줄여준다. 도로의 폭이 좁고 구불구불한 한국의 도로에 최적화된 셈이다. 카고트럭 운전자들이 꽤 눈여겨 볼만한 기능일 것이다.
한국 시장에서 비교적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던 이베코가 본격적으로 칼을 갈고 등장했다. 이제 상품성은 확보했으니 고객의 선택만 남았다. 앞으로의 판매량에 주목해보자.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이베코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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