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을 위한 부드러운 승차감, 아우디 Q5 45 TFSI 콰트로

  • 기사입력 2021.11.10 08:42
  • 기자명 모터매거진

독일 자동차가 부드러운 승차감을 가진다면 사람들은 뭐라고 할까? 그 편견을 깨 버린 것이 바로 아우디 Q5 페이스리프트 모델이다. 그만큼 부드럽고 편안하고 다루기 쉽게 만들어졌다. 가족들이 정말 좋아할 것이다. 

독일 차라고 하면 조금은 단단한 승차감과 안전성을 떠올린다. 덤으로 기분 좋게 돌릴 수 있는 엔진도 포함하는데, 이 부문은 가솔린과 디젤을 가리지 않는다. 전기모터가 대세가 된 시대에 그 회전 감각은 점점 옅어지고 있는 것 같지만, 그래도 아직까지는 그렇게 구분할 수 있으리라. 최근 들어서는 그 승차감에서 타협을 보면서 이전보다 많이 부드러움을 추구하고는 있지만, 그래도 기본적으로는 단단함을 품고 있다.그 느낌이 이번에는 많이 무너졌다. 아우디의 신형 Q5(정확히는 페이스리프트 모델)는 무언가 달랐기 때문이다. 안전성은 그대로이지만 단단함 대신 부드러움을 품고 어떤 길이든 유연하게 넘나들 수 있는 승차감을 지녔다. 그래서 처음에는 잘못 탑승해서 운전한 줄 알았는데, 내려서 보면 이리 보고 저리 봐도 아우디다. 엔진도 변속기도, 그리고 콰트로도 말이다. 아우디치고는 참 신기한 조율을 했다는 생각까지도 든다. 꽤 흥미가 생겼다.

업그레이드와 익숙함 사이의 무언가
페이스리프트 모델이기 때문에 실루엣만 보면 이전의 모습이 거의 그대로 떠오른다. 특히 뒷모습만 본다면 ‘바뀐 것이 무엇인가’라고 되물을 만하다. 대신 앞부분은 변경된 곳이 많다. 전체적으로는 아우디의 SUV 라인업인 ‘Q’ 모델의 디자인 언어를 더욱 진화시켜, 견고함과 안전함을 강하게 표현한다고 말한다. 아우디 특유의 싱글 프레임 그릴은 이전에만 해도 분명히 육각형이었는데, 어느새 팔각형으로 진화해 전면을 장식하고 있다.

그릴 내부를 장식하는 무늬도 특이한 것이다. 크고 작은 팔각형을 빈틈없이 조합해 옹골찬 이미지를 만들고 있다. S라인 트림에서만 볼 수 있는 역동적인 느낌이다. 그 옆에서는 LED를 적용한 독특한 형태의 헤드램프와 사다리꼴 형태의 사이드 에어 인테이크가 빛을 발한다. 헤드램프 상단을 장식하는 독특한 형태의 주간주행등이 이채롭다. 에어 인테이크 일부를 장식하는 크롬 라인 역시 그렇다. 앞으로 아우디는 한동안 이런 형태를 유지할 것 같다.
측면에서 헤드램프부터 테일램프까지 이어지는 강렬한 곡선은 아우디를 상징하는 라인이다. 지금이야 기술이 발전해서 이렇게 접어내는 브랜드도 많아졌지만, 몇 년 전만 해도 아우디만의 독점적인 라인이었다. SUV라면 측면 디자인에 따라 허전해 보이는 곳이 있기 마련인데, 이 강렬한 사이드 라인 덕분에 허전함이 크게 줄어든다. 테일램프는 언뜻 보면 변화가 없는 것 같지만, 둘 사이를 잇는 크롬 라인이 추가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실내는 딱 아우디답다는 말이 나온다. 만약 A4나 A5 스포트백을 경험해 봤다면, Q5의 실내에도 바로 적응할 수 있을 것이다. 센터페시아 상단에 별도로 돌출되어 있는 모니터는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IB3’를 품고 있는데, 터치를 통해 기능을 간단하게 조작할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애플 카플레이 등 스마트폰 연결도 지원하니, 지도가 현실을 따라오지 못한다고 불평할 일은 적을 것 같다. 손에 잘 감기는 스티어링 휠은 꽤 마음에 든다.

가죽 시트는 고급스러움과 동시에 몸에 잘 맞는 느낌을 제공한다. 장시간 탑승해도 몸에 배기는 곳이 없어 장거리 운전도 가능하다는 것이 장점이다. 실내는 준중형과 중형 사이의 크기로 느껴지는데, 실제로 차체 크기도 그렇다. 그 안에서는 공간을 꽤 잘 뽑아낸 것이다. 2열은 등받이를 접을 수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꽤 넓은 트렁크 공간이 나온다. 아, 아우디의 실내는 낮보다 밤이 더 화려하다. 기분에 따라 엠비언트 라이트의 색을 조정해 보면, 느낌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이 편안함은 익숙하다
엔진은 아우디의 다른 모델을 통해서 익숙한 2.0ℓ 가솔린 엔진인데, 특이하게 12V 마일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조합했다. 엔진룸을 열어보면 꽤 놀라게 되는데, 손이 쉽게 들어갈 정도로 공간이 있는 데다가 그 밑으로 평소에는 볼 수 없는 변속 유닛도 보인다. 고성능 모델을 만들어야 하니 애초부터 엔진룸을 넉넉하게 만들어 둔 것 같은데, 정비가 용이할 것 같다. 만약 손재주가 좋다면, 훗날 자가 정비에 도전해 봐도 좋을 정도다.

시동을 걸고 출발한 후 한참 후에야 본분을 떠올렸다. 왜 분석을 잊어버렸는가 하니, 자동차 자체가 너무 편안했기 때문이다. 잠시나마 과속방지턱 구간도 지나왔고, 공사로 인해 아스팔트가 군데군데 벗겨진 구간도 지나왔는데, 그걸 의식하지 못할 정도였다. 보통의 독일차가, 아니 아우디가 조금 탄탄하게 반응하는 서스펜션을 가진 데 비해, Q5는 탄탄함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정말 부드러운, 충격을 유연하게 흡수하는 서스펜션을 갖고 있다.
아마도 타이어만의 역할은 아닐 것이다. 시승 모델에는 20인치 휠이 적용되어 있으니, 타이어에서 충격을 흡수하는 건 한계가 있다. 그렇다면 서스펜션의 암 그리고 쇽업소버가 이렇게 반응하는 것일 텐데, 그 부품 자체나 조율이 참 놀랍다. 그 동안 느껴왔던 독일 브랜드의 승차감이 아니라, 엠블럼만 없다면 일본 브랜드의 승차감이라고 말해도 믿을 정도이니 말이다. 과속방지턱을 험하게 넘을 때 느껴지는 자잘한 진동도 없이 처리가 깔끔하다.

이러한 승차감은 패밀리카로서는 최적의 영역일 것이다. 달리고 싶다고, 스포츠카가 좋다고 이야기해도 그것은 아쉽게도 자동차 매니아로서의 영역이지, 가족들에게는 해당하지 않는 이야기다. 달리고 싶다고 가족을 태우고 오른발에 힘을 주었다가, 요철을 만나서 차체가 충격을 받고 거기에 놀란 아이가 갑자기 깨어나 울음을 터뜨리면, 운전자에게는 지옥이 펼쳐질 것이다. 그런 점에서 Q5는 운전자를 천당으로 유도하는, 정말 좋은 패밀리카가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운전자는 그저 편안함만 느끼면서 눈물을 흘려야 하냐고? 다행이 그건 아니고, 한 가지 장점을 숨겨놓았다. 오른발에 힘을 주면서 집중해서 귀를 기울이면, 터보차저가 회전하면서 힘 있게 공기를 빨아들이는 소리가 들려올 것이다. 그리고 엔진 회전을 높였다가 순간적으로 발을 떼면, 순식간에 공기가 빠져나가는 소리가 들린다. 이 소리는 귀에 온 신경을 집중해야 들리니, 가족들이 이 소리에 놀라 항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그리고 달려보면 움직임에 있어 낭비라는 것이 없다고 느껴진다. 출력은 변속기를 통해 제대로 네 바퀴로 전달되고, 서스펜션은 유연하게 충격을 흡수하면서도 코너에서 차체를 크게 기울이지 않도록 만든다. 이러니저러니 해도 아우디는 정제된 움직임을 잘 만들어낸다. 그렇게 달리면서도 앞 좌석도, 뒷좌석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는 게 좋은 것이다. 적당한 크기와 실용성, 승차감에 약간의 재미도 갖고 있으니 이 정도면 가족용 자동차로 합격이다.
아마도 Q5는 처음 운전할 때는 큰 감흥을 주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오랜 기간 달리면서 익숙한 것처럼 다루다 보면, 자연스럽게 패밀리카가 되고 오랫동안 사용하고 싶어진다. 마치 가족을 위해 언제든 꺼낼 수 있는 비밀의 무기 같은 느낌, 그것이 Q5에 제대로 구현되어 있다. 가족과 함께라면 캠핑 또는 레저를 즐기기에도, 시내 마트를 돌아다니며 쇼핑을 하기에도 좋은 차, 그것이 도심으로 뛰어든 Q5의 새로운 모습이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680×1895×1665mm  |  휠베이스  2819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84cc  |  최고출력  ​​265ps
최대토크  37.7kg·m  |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
복합연비  10.2km/ℓ  |  가격  7063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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