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만 두꺼워지는 자동차의 ‘이것’, 도대체 왜?

  • 기사입력 2021.10.26 15:24
  • 최종수정 2021.10.26 15:2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최근 새로운 자동차들을 시승하면 공통적으로 느껴지는 것이 있다. 바로 운전대의 두께가 꽤 두껍다는 것이다. 오래 전의 자동차를 몰아본 운전자들은 이에 더욱 공감할 것이다. 열선은 물론이요 간단한 버튼 조차 없는 단순하게 생긴 운전대와 지금의 운전대는 사뭇 다르다. 시간을 더욱 되돌려 클래식카의 영역으로 넘어가면 림의 두께가 지금과는 비교도 안될 정도로 얇다.

운전대가 굵어진 이유는 주로 2가지로 말할 수 있다. 바로 기술의 진화와 운전자들이 선호하는 감각이 변화하고 있는 것이다. 먼저 운전자들의 선호하는 감각이 변화하고 있는 것을 살펴보았을 때, 운전자들은 더욱 명확한 스티어링 피드백을 원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운전대의 직경, 즉 림의 단면 자체가 굵은 것이 꽉 쥐지 않아도 손바닥에 감기는 면적을 넓히기 편하다. 손을 대면 착 감기는 듯한 느낌을 주는 편인데 이는 운전자가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노면의 감각이 손으로 전달되기 쉬운 구조라는 것이다. 운전대를 바르게 잡고, 돌리는 동작을 올바르게 할 수 있다면 운전자의 입장에선 문제가 없을 것이다. 다만, 주행 모드에 따라 혹은 속도에 따라 나아가서는 반자율주행 기능이 켜지고 꺼짐에 따라 바뀌기도 하는 운전대의 감각은 운전자의 취향에 쏙 맞게 세팅하는 것이 어렵다.

최근에는 지름이 비교적 작은 D컷 운전대는 물론 약간의 타원형을 가진 운전대도 찾아보기 쉽다. 나아가 테슬라 모델S의 경우 ‘요크 스티어링 휠’이라는 이름으로 상단이 절개된 운전대를 사용하기도 한다(물론 평가는 썩 좋지 못하다). 메르세데스 벤츠 E클래스처럼 스포츠성을 중시한 AMG에는 D컷 운전대를 사용하지만 일반 모델에서는 3스포크 타입을 사용하여 등급의 차이를 두는 경우도 볼 수 있다. 어쨌든 단일화된 운전대의 형상으로는 운전자들의 취향을 모두 만족시키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기술의 진보에 의해 운전대가 굵어지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운전대에 장착되는 열선과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의 영향이 있다. 과거에는 없던 이 기능이 생긴 덕분에 림이 굵어지고 있다. 열선의 경우 림의 가죽 표면에 노출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기에 그것을 매립하기 위해 림 자체가 두꺼워 지고 있는 것이다. 또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을 사용할 때 운전자의 손이 운전대에 있는지 파악하기 위한 정전기 센서 등이 매립되어 있다. 즉 운전대에 들어가는 부품의 개수가 과거에 비해 훨씬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스포크 부분의 인포테인먼트 혹은 크루즈 컨트롤의 조작계 등 운전자의 편의를 위한 장비 또한 늘어나고 있다.
다만 앞으로 운전대는 이제 더 이상 굵어지지 않을 수도 있다. 자율주행이 당연시되고 있는 자동차의 미래엔 운전대 자체가 사라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요즘 선보이고 있는 컨셉트카의 실내를 살펴보면 운전대가 필요없을 때는 어디로 숨겨 버릴 수 있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 혹은 현대 모비스가 선보인 컨셉트카처럼 운전의 주체를 조수석으로 넘겨버리는 등의 구조를 위해 레버 구조의 조종석으로 바뀌는 것처럼 말이다. 어찌보면 운전대는 그 역할조차 끝이 날지 모른다.
 
글 | 조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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