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의 거친 레이스, '리벨레 랠리'... 올해 우승은 지프 랭글러 4xe

  • 기사입력 2021.10.22 15:0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모터스포츠는 유독 여성들의 활약을 찾아보기 힘든 분야 중 하나다. 역사적으로 몇몇 유명한 여성 레이서가 있긴 했으나 그들이 이 무대의 주축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그러나 여성들의 사회적인 참여에 대한 목소리가 더욱 높아진 요즘, 오직 여성들이 달리는 모터스포츠 대회가 열렸다. 심지어 난이도 높은 사막 장거리 랠리다. 무려 1400마일 이상을 달려야 하는 이 대회의 이름은 리벨레 랠리(Rebelle Rally)인데 Rebelle는 프랑스어로 ‘반항적인’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세상에 억압에 반항하는 여성들의 랠리 정도로 해석하면 될 것이다.
리벨레 랠리는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사막을 8일간 가로지르는 레이스다. 지난 2015년에 처음으로 개최되었으며 6년째를 맞이하는 올해는 10월 7일부터 16일(현지시간)까지 50개의 팀과 11개의 자동차 제조사가 참여했다. 이러한 레이스를 위해 참여하는 자동차는 특별히 만들어진 경주차들이 아닌 일반 양산형 모델에 최소한의 튜닝만 거쳤다. 이는 꽤 큰 매력 포인트다. 프로 드라이버가 아닌 이들이 양산형 모델을 통해 고난이도의 레이스를 펼치는 것 만으로 그 차의 잠재력을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총 레이스 길이는 1400마일 이상이다. 이 마저도 GPS와 같은 장비를 일체 사용할 수 없고 오로지 지도와 나침반으로 사막 주변에 흩어진 좌표를 찾아서 이동해야 한다. 선수들이 보고 이동할 지도에는 녹색, 파란색, 검은색 체크포인트가 있으며 각 체크 포인트에 가까이 도달 할수록 높은 점수를 획득한다. 녹색 체크포인트는 정해진 시간에 도착해야 하는 포인트이고 파란색과 검은색 체크포인트는 선택사항이다. 이러한 점수를 가장 많이 모은 팀이 우승하게 되며 하루 10시간에서 12시간의 레이스를 펼친다. 각 스테이지가 끝난 후 선수들은 베이스 캠프로 돌아가며 마라톤 스테이지에는 야간에 베이스 캠프를 이용하지 못하는 이벤트도 존재한다.
올해 참여하는 제조사는 지프, 포르쉐, 닛산, 토요타, 기아, 미쓰비시, 포드, 혼다, 폭스바겐 등이며 이번 대회에서는 전기차 클래스가 새로 만들어져 눈길을 끌었다. 폭스바겐은 순수 전기차인 ID.4 크로스오버로 대회에 참가했으며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은 R1T 픽업으로 2년 연속으로 참가했다. 이외에도 포르쉐 2020년형 카이엔 S, 기아 쏘렌토 하이브리드, 미쓰비시 2022년형 아웃랜더, 포드 브롱코 스포츠, 지프 랭글러 4xe 등도 미국 서부의 거친 사막을 달렸다. 지난 2020년 대회에는 롤스로이스 컬리넌도 참여할 정도로 눈이 즐거운 대회라고 볼 수 있다.
참가하는 선수들도 인상적이다. 앞서 말했듯 이번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들이 프로 드라이버는 아니다. 유명 미디어 매체의 기자, 자동자 저널리스트는 물론 스턴트 드라이버, 퇴역한 해군 및 공군 조종사, 전문 오프로더, 자동차 엔지니어 등 다양한 직업군을 가진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참여하여 눈길을 끌었다.
이러한 대회에 제조사들의 관심도 높다. 픽업트럭과 SUV의 판매량이 월등히 높은 현재 시장 상황에서 각 제조사들은 이러한 모델들의 오프로드 주파 능력을 선보이기 좋다는 반응이다. 오프로드 능력을 증명함과 동시에 기존 고객들의 만족감을 높이고 특히 여성들 사이에서 판매량이 증가하는 것을 희망하고 있다. 닛산 관계자는 “리벨레 랠리는 빠르게 증가하는 오프로드 애호가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새로운 방법이다. 닛산 프론티어 구매자의 20%는 여성이며 닛산은 이 분야에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엿보고 있다. 이번 대회는 이를 위한 훌륭한 플랫폼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포르쉐 관계자는 “우리는 경쟁을 통해 성장한다. 경쟁은 우리의 DNA이며 이를 통해 더욱 빠르게 배울 수 있다. 더욱 중요한 것은 이와 같은 대회가 새로운 세대의 운전자에게 영감을 주고 관심과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라고 전했다.
올해 대회의 1, 2위는 지프 랭글러 4xe가 차지하며 저력을 과시했다. 1위팀은 Nena Barlow와 Teralin Petereit가 소속된 4xEventure이며 이 팀은 7개의 스테이지 모두 3위 이상의 성적을 거뒀다. 4xEventure의 Nena Barlow는 “올해 그 어느 때보다 코스가 어려웠지만, 랭글러 4xe덕분에 쉽게 우승했다”고 말하며 “우리는 모래 언덕과 바위가 우거진 산을 쉽고 효율적으로 개척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에 지프의 짐 모리슨 부사장은 “지프 브랜드는 6년 전 처음 시작된 리벨레 랠리를 지원해왔으며 가장 어려운 오프로드 랠리 조건에서 신형 랭글러 4xe가 거둔 성과에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한 “올해 두 대의 랭글러 4xe가 전체 1위와 2위를 차지한 것은 우리 팀와 엔지니어링이 뛰어나다는 증거”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지프는 지금까지 개최된 리벨레 랠리 6개 대회 중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했다. 4x4 세그먼트가 계속 확장됨에 따라 각 제조사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포드 브롱코는 이번 대회에서 아쉽게 4위를 달성하며 포디움에 오르지 못했는데, 해외 언론의 의견에 따르면 내년 대회에선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새로운 대회에 귀추가 주목되는 이유다.
 
글 | 조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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