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의 지적 재산권 싸움, 일본 제철의 토요타 제소

  • 기사입력 2021.10.15 11:4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가 단순히 달리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기능을 품게 되면, 그만큼

적용해야 할 기술도 많아진다. 특히 전동화 시대가 되면 강판도 이전과 다른 것을 사용해야 하고, 재료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그 와중에 굉장히 이례적인 일이 발생했다. 일본에서 철강을 생산하는 일본제철(日本製鉄)이

철강 제품의 특허권을 침해했다는 이유로 토요타와 중국 바오스틸(보산강철)을 도쿄 지방법원에 제소한 것이다.

일본 닛케이에 따르면, 일본 제철은 단순히 손해 배상을 요구한 정도가

아니라, 토요타에 특허권 침해와 관련이 있는 전기차 및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제조 및 판매 금지 가처분까지

제기했다. 부품을 공급하는 철강 기업이 큰 거래를 진행하는 자동차 제조사에 이렇게까지 한 것은 이례적이다. 그 충격이 꽤 큰지 닛케이 외에도 일본 내 신문들이 잇달아 이 내용을 대서특필했다.

일본 제철이 주장하는 특허 침해 종목은 ‘무방향성 전기강판’이다. 무방향성 전기강판(NO,

Non-Oriented electrical steel)은 강판 내부의 결정 방향이 모든 방향으로 균일한 제품으로, 전동기, 발전기 등 회전하는 전기 제품에 주로 사용된다. 최근 전기차가 급속히 환영을 받으면서 전기강판과 관련된 수요도 증가하고 있는데, 다른 강판보다 가격이 높아서 이익도 좋고, 일본 제철의 주 수익원으로

알려져 있다.

일본 제철은 무방향성 전기강판 특허를 중국 바오스틸이 침해했다고 보고 있으며,

토요타가 바오스틸을 사용하면서 손해를 봤다고 판단하고 있다. 토요타도 제소한 이유에 대해서는

“특허권을 침해한 전기강판을 사용한 차를 판매하고 있으니, 일본

제철의 특허권을 침해한 것이다” 라고 말했다. 토요타는 이에

대해 “강판 제조사끼리 협의해야 할 사안인데 토요타가 피소된 것은 매우 유감”이라고 말하며, “거래 체결 전 타사의 특허 침해가 없음을 확인하고

계약한다”고 덧붙였다.

전기강판을 둘러싼 기술 유출과 제소 문제는 꽤 오래된 일이다. 일본

제철은 2012년에 포스코를 상대로 전기강판 관련 제소를 한 적이 있는데, 이후 합의를 보고 한국 및 미국에 걸린 소송을 취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

일본 제철은 토요타와의 협상 자리에서 단가 인상을 위해 “공급 제한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었는데, 그와 관련된 갈등이 이제서야 수면 위로 드러난 것으로

보인다. 국내에서도 전기차가 주목을 받는 만큼, 일본만의

일이라고 넘어갈 수는 없을 것 같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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