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ELEGANCE

  • 기사입력 2021.10.10 12:4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스포티만 하던 과거는 잊어도 좋다. 이제 기품이 흐르는 외관을 자랑하며 유려하게 전진한다. 

기아는 스포티지에 새로운 디자인 철학인 ‘오퍼짓 유나이티드(Opposites United, 상반된 개념의 창의적 융합)’를 적용했다. 상반된 두 개념이 융합하는 것 답게 자연의 대담함과 현대적인 감성을 반영해 역동적이고 심플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디자인이라고 기아는 설명한다.

쏘렌토보다 타깃층이 젋은 스포티지는 디자인부터 젊은 감각이다. 그만큼 파격적이며 두드러진 개성을 자랑한다. 앞모습은 일종의 고정관념을 타파하는 듯한 디자인이다. 특히 아찔하게 꺾인 주간주행등은 이번 스포티지 디자인의 핵심이다. 마치 한 덩어리 같은 헤드램프와 라디에이터 그릴의 절묘한 구분선을 만들어 놓았다. 또한 보닛 라인까지 길게 빼낸 디자인은 마치 꼬리를 길게 그린 눈화장을 보는 것 같다. 참신한 시도인데 보기에도 예뻐 마음에 든다.

크기에 대한 이야기는 측면에서도 이어진다. 이제는 준중형 SUV라 부르기에 어색할 정도로 덩치를 키웠다. 늘어난 휠 베이스는 시각적인 안정감을 선사하며 톱날 같은 디자인의 휠은 스포티지의 또 다른 개성을 나타낸다. C필러에 끝부분에는 다른 기아차와 마찬가지로 다이아몬드 패턴이 그려져 있다. 다만 다른 모델들과 달리 눈에 띄게 만들어지지 않았는데 오히려 이런 부분을 좋아할 이들도 많을 것이라 생각한다.
후면으로 눈을 돌려도 신선하고 파격적인 이미지는 이어진다. 양쪽의 리어램프를 이어주는 부분에서 한 번, 트렁크의 끝단에서 또 한 번 날카롭게 접어 역동성을 살렸다. 은은하게 빛나는 면발광 LED의 형태도 꽤 날카로운 편인데, 앞모습과 디자인의 통일성을 이루는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머플러는 역시 히든 타입이다. 덕분에 자칫 허전해 보일 수도 있는 리어 범퍼는 은은한 회색 가니시로 마감해 세련미를 더했다.
이제 실내로 들어가 보자. 스포티지의 실내에서 가장 눈에 띄는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는 과연 무엇이 좋을까? 제일 먼저 ‘진짜로 화면이 휘어 있다’는 것을 들고 싶다. 인간의 눈은 의외로 민감해서, 평면으로 된 디스플레이의 경우 끝부분을 명확하게 보는 것이 어려울 때가 생긴다. 시선의 길이가 달라지기 때문인데, 그 때문에 최근에 등장하는 게임 전용 모니터는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사용하는 것이 많다. 게임의 특성상 빠르게 정보를 파악하고 반응해야 하기 때문이다.

스포티지의 커브드 디스플레이도 똑같은 장점을 갖고 온다. 계기판부터 내비게이션 화면에 담겨 있는 모든 정보를 한눈에 빠르게 읽을 수 있으니, 그만큼 계기판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을 줄일 수 있다. 이것만으로도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되는데, 하나의 장점이 또 있다. 커브드 디스플레이의 특성으로 인해 운전석에서 내비게이션 화면 끝까지 손가락이 쉽게 닿는다는 점이다. 운전 중 자세가 무너질 일이 없으니,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 센터 콘솔을 따라 은은하게 빛나는 앰비언트 라이트는 밤에 당신의 기분을 달래줄 것이다. 열정적인 낮을 보냈다면 그 흥분을 가라앉히기 위해 은은한 빛으로 물들일 수 있고, 침체된 하루를 보냈다면 화려한 빛으로 당신에게 조금 더 즐겁게 목적지로 갈 수 있는 용기를 줄 것이다. 그때는 꽤 좋은 음악이 당신을 물들여 줄 것이다. 크렐의 사운드는 이제 상당히 다듬어졌기에, 음악을 가리지 않고 꽤 좋은 소리를 내준다.

그리고 시트가 당신을 편하게 맞아준다. 착좌감을 강조한 시트는 편안함과 함께 고속 주행 중에도 몸이 배기지 않도록 해 준다. 더위와 추위에 시달리지 않도록 통풍 기능과 열선 기능도 갖추고 있으며, 2열까지 열선을 지원하니 한겨울에도 가족의 원망을 들을 일은 없을 것이다. 동승자가 이동하는 동안 편안하게 쉴 수 있도록 ‘워크인 디바이스’를 이용해 자연스럽게 등받이를 조정해 줄 수도 있고, 상의를 벗어서 헤드레스트에 아무렇게나 걸어 두어도 된다. 모든 것은 편리한 그리고 아늑한 실내를 만들기 위한 것이다.
안팎을 훑어봤으니 달려보자. 시승차는 하이브리드다. 최고출력 180마력, 최대토크 27.0kg∙m의 힘을 생산하는 4기통 1.6ℓ 터보 엔진에 전기모터가 달렸다. 시스템출력은 230마력, 최대토크는 35.7kg∙m다. 200마력이 넘는 수치만 놓고 보면 꽤 화끈하게 달려줄 것으로 기대된다. 실제로도 그럴까? 가속 페달을 밟으면 시원하게 나간다. 응답성이 스포츠카 수준은 아니지만 답답함 없이 구동력을 바퀴로 전달한다. 일반적인 교통 흐름을 따라가다 선행 차를 여유 있게 추월할 수 있다. 가솔린 엔진이라 고속도로에서도 지치는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

인상적인 것은 고속 안정감이다. 과거 속도가 올라갈수록 차체가 노면으로부터 붕 떠서 운전자를 불안하게 했던 기아차는 잊어도 좋다. 깔리는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전혀 불안하지 않다. 보통 서스펜션 세팅이 부드러우면 승차감에서는 유리하지만 고속 주행에서는 작은 요철에도 피칭으로 가속 페달에서 발을 뗄 수밖에 없다. 허나 스포티지는 좋지 못한 국내 노면을 잘 닦인 아스팔트로 착각하며 질주한다. 또한, 속도가 붙은 상태에서 급하게 차선을 이동해도 거동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음악을 들으며 평화롭게 고속 크루징이 가능하다. 잘 빚어 놓은 차체와 방음에 신경을 써서인지 풍절음과 노면 소음도 크지 않다. 한 세그먼트 위의 수준이다.
코너링 퍼포먼스는 어떨까? 스포티지가 모델 풀체인지되면서 성격이 바뀌었다. 이전에는 꽤 단단한 하체로 코너를 도는 맛이 있었다. 댐퍼 스트로크가 길어지고 스프링 레이트가 약해졌지만 언더스티어가 심하지 않다. 벗어나는 타이밍이 예측 가능하고 에코 타이어 대신 스포츠 타이어로 바꿔 타면 코너 속도가 올라가고 타는 재미도 배가 될 것이다. 높은 속도로 와인딩을 탈 수는 없지만 이른 시간에 들리는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들으며 타는 것도 즐겁다. 앞뒤 바퀴 함께 슬립이 일어나 자세를 바로잡는 것도 쉽다.

마지막으로 브레이크 성능이다. 본격적으로 달리는 차는 아니지만 출력이 꽤 높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이 출력과 섀시를 다루기에 충분하다. 노즈다이브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이 심하지 않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쉽게 퍼지지 않는다. 게다가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아 언제든지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다. 페달의 답력은 가볍고 스트로크는 긴 편이다.
이번 스포티지는 모델명과 달리 스포티한 주행 감각 대신 고급스러운 주행을 택했다. 이것이 좋은 선택인지는 소비자들의 반응에 달렸다. 과연 이전과 확연히 다른 주행 질감이 얼마만큼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것인지 벌써부터 궁금하다.
 
글 | 편집부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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