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자동차 제조사가 수소를 주목하는 이유

  • 기사입력 2021.09.23 16:1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지구촌의 산업이 탄소배출 제로를 향해 온 신경을 쏟고 있다. 특히 배터리와 전기모터를 통한 구동방식이 미래 자동차 기술을 이끌어 갈 것에는 큰 이견이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분야는 수소다. 자동차 회사들은 화석 연료를 폐기하기 위한 준비의 일환으로 전기차와 함께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를 개발하고 있다.

우선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분야의 리더는 한국의 현대자동차와 일본의 토요타다. SNE 리서치가 발표한 2021년 7월까지의 전 세계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판매량은 1만대를 훌쩍 넘기며 전년 대비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글로벌 시장에서 현대차 넥쏘의 판매량은 5,300대로 51.2%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했다. 토요타 미라이는 4,100대를 판매하며 그 뒤를 이었다.

독일의 BMW도 이러한 상황을 괄시하지 않고 있다. BMW는 SUV 모델인 X5를 바탕으로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iX5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독일 정부 역시 이 자동차의 개발에 주목하며 개발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수소 연료 전지차 개발을 총괄하는 BMW 부사장 위르겐 굴드너는 “2022년까지 100대에 가까운 테스트 차량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그는 “이 기술이 정치적인 이유에서든, 수요에 의해서든 우리는 제품을 준비할 것”이라며 그의 팀이 이미 차세대 차량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테슬라를 중심으로 움직이고 있는 전기차 시장에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로 새로운 균형을 형성할 것이라는 계산이다.
아우디는 폭스바겐 그룹 전체를 대신하여 수소 연료 전지를 연구하는 100명 이상의 엔지니어로 구성된 팀을 구성하고 있다. 비록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인 h-tron의 개발을 멈추고 공식적으로 2032년까지 전기 자동차만 출시한다고 공표했지만, 모든 수소 연구를 중단하지는 않았다. 폭스바겐 그룹 내부에서 추후 어떤 방식으로든 수소를 사용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계산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임러 그룹 역시 지난해 메르세데스-벤츠 GLC F-CELL 모델의 개발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은 승용차 모델에서의 개발을 중단한 것일 뿐 상용차 분야에서는 여전히 활발한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실제로 다임러 트럭의 GenH2 트럭은 연료전지 시스템을 사용하며 최대 1,000km를 달릴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마르틴 다움 다임러 트럭부문 CEO는 “수소 연료 전지 트럭이 기술적 걸림돌과 일부 회의적 시선에도 불구하고 앞으로 운송 분야에서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데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임러 그룹의 행보에서 볼 수 있듯, 독일을 포함한 유럽 시장에서는 수소를 상용차 분야의 미래로 보고 있다. 이미 디젤 연료가 환경 파괴의 주범이라는 인식이 퍼져있는 현 상황에 디젤 연료를 주로 사용하는 상용차 업계 역시 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한 움직임을 보여야 한다. 다만, 현재의 배터리 기술을 사용하면 배터리가 너무 크고 무거우며 충전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이 대표적인 단점으로 꼽힌다. 그러한 상황에 합리적인 해결책은 수소 연료 전지라는 해석이다. 수소는 빠르게 충전할 수 있으며 연료 효율 역시 기존 내연기관 자동차에 비교해서 모자람이 없다는 것이다.
물론 수소가 촉매제를 통과하며 전기를 생산하는 연료 전지 기술은 현재로서는 높은 비용이라는 벽을 마주하고 있다. 셀은 복잡하고, 값비싼 재료를 포함하고 있으며, 재충전은 빠르지만 이를 위한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 현실이다. BMW의 위르겐 굴드너 역시 이러한 상황을 인정했다. 현재 수소 기술이 시장에서 쓰이기에는 여전히 비싸다는 것이다. 그러나 트럭 회사가 연료 전지 차량을 대규모로 시자에 출시하기 위해 기술에 투자하면 그러한 비용이 감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상용차, 항공 및 에너지 저장 분야에서 수소의 활발한 사용이 승용 수소 연료 전지 자동차 시장의 확대를 촉진할 것으로 예측했다. LMC Automotive의 연구에 따르면 2030년 수소 연료 전지 모델이 유럽 판매의 0.1%에 불과할 것으로 추정하고, 2035년 이후에야 판매가 본격화될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글 | 조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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