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 섬, 제주에서 펼쳐진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

  • 기사입력 2021.09.23 10:24
  • 기자명 모터매거진

전기차의 성지라 불리는 제주도에서 제8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렸다. 제주도의 푸른 환경과 더불어 전기차 산업의 현황을 살펴보자. 비록 어려운 상황속에서 비교적 작은 규모로 개최되었지만 제주도가 전기차에 대해 가지는 애정만큼은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한동안 찾아볼 수 없었던 전시회가 슬금슬금 우리에게 돌아오고 있다. 이번에는 전기차의 성지라고 불리는 푸른 섬, 제주도에서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가 열렸다. 올해로 8회째를 맞이하는 이번 전시는 지난해 12월에 이어 지난 9월 7일부터 10일까지 ICC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열렸다.
이런 전시회의 장점은 산업의 현황과 미래를 한 눈에 볼 수 있고, 사업가들에게는 새로운 기회의 창을, 관람객에게는 즐거운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특히 이번 전시는 중문 관광단지에 위치한 제주 국제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되었기 때문에, 근처를 지나던 관광객의 발걸음을 유혹했다. 실제로도 아이들과 손을 잡고 찾아온 가족 관광객들, 커플들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올해는 대형 자동차 업체들이 참가하지 않아 전시의 규모면에서는 아쉬움이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성공적으로 행사를 개최하여 관람객들을 위해 최선을 다한 주최측의 노력에 박수를 보낸다.

새로운 기술과 아이디어로 승부하는 카이스트
아무래도 일반 관람객에게는 익숙한 이름에 먼저 눈길이 가기 마련이다. 그러한 점에서 한국과학기술원, 즉 카이스트의 전시물이 눈길을 끌었다. 직사각형 형태의 자동차와 마쓰다의 RX-7이 전시되어 있었고, 야외 전시장에는 민트색 1톤 트럭이 서있었다. 하나하나 살펴보자.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전기자율서틀 플랫폼이다. 이미 카메라와 라이다를 사용한 자율주행 셔틀이라는 개념은 익숙한데, 카이스트에서는 차체는 ABS와 카본을 8:2 비율로 혼합하여 3D 프린팅 기술로 만들었다. 또한 12.4kWh의 배터리를 탑재하였고 전기 모터는 최대 65kW의 출력을 발휘할 수 있다. 특히 자율 주행의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무선 충전 기술을 탑재한 것이 눈에 띈다.
또한 마쓰다의 RX-7도 한 대 전시되어 있었다. 전기차 시대에 오래된 스포츠카가 왜 전시되어 있는지 살펴보니, RX-7의 상징과도 같은 로터리 엔진이 사라졌다. 그리고 그 자리엔 전기모터가 자리잡고 있었다.트렁크에는 배터리 팩이 장착되어 있는 것도 특징이다. 로터리 엔진을 대신하여 전기모터가 탑재된 이유는 제주도에서 오래된 스포츠카를 전기차로 바꾸어 관광 상품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중이기 때문이다. 비록 아직 국토교통부의 승인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직접 만날 수 있는 날이 머지 않았다고 한다.
야외 전시장에는 디젤 하이브리드 1톤 트럭이 전시되어 있었다. 국토부에서 유일하게 튜닝 전기차로 승인된 이 트럭은 500만원 내외의 비용으로 개조가 가능하다. 보통 오래된 트럭에 300만원 정도의 비용이 발생하는 DPF 장치 대신 배터리와 모터를 장착한다는 개념이다. 이러한 경우 추가로 발생하는 비용은 이후 연료비를 절약함으로써 상쇄할 수 있다는 것이 카이스트 측의 설명이다. 또한 수동 변속기 차량이라도 그대로 개조가 가능한 것 역시 신기한 점이다. 다만 배터리가 차지하는 공간은 앞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다. 적재함의 일정 부분이 배터리를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는데, 많은 짐을 실어야 하는 상용차 운전자들의 입장에선 이러한 공간의 손해가 아쉬울 것이다.
도심을 누비는 모빌리티
복잡한 도심을 누비며 가까운 거리의 이동을 도울 초소형 전기차 역시 소개됐다. 먼저 DSEV의 삼륜 전기 모터사이클을 볼 수 있었다. 캐빈룸과 스티어링 휠을 갖추어 초소형 전기차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전기 모터사이클이라고. 생김새도 꽤 역동적이며 2명이 탑승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한다. 카고 모델은 승객이 탈 수 있는 공간을 짐을 싣는 공간으로 바꾸어 가까운 거리의 배송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이 날 시승을 해볼 수 있어 직접 타보았다. 운전자의 핸들링 정도에 따라 최대 40°까지 기울어지는 방식을 사용하는데 그 모습이 꽤나 신선하게 다가왔다. 운전할 때는 이러한 움직임이 새롭게 느껴진다. 굳이 빠른 속도로 달리지 않아도 핸들링의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이 차의 최고속도는 시속 60km, 1회 충전 주행거리는 130km이며 충전에 필요한 시간은 3시간 30분이다. 도심 속에서도 목적에 맞게 활용할 수 있겠지만, 지붕까지 이어진 윈도가 탁 트인 시야를 선사하는 덕분에 관광지에서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 운용하는 것이 오히려 더 어울린다는 느낌이다. 아직 국내에는 출시하지 않았지만, 올해 말 혹은 내년 초에는 시장에서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디피코의 ‘포트로’를 살펴보자. 마치 일본의 경차를 보는 듯한 각지고 귀여운 모습이다. 초소형 화물 전기차로 승하차 편의를 위한 슬라이딩 도어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실제로 슬라이딩 도어의 무게가 가볍고 지상고가 낮은 덕분에 타고 내리는 동작이 여태 타본 자동차 중 손에 꼽을 만큼 편한 편이다.
실내는 단순하게 구성했으나 8인치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중앙에 자리잡은 LED 클러스터 등으로 갖추어야 할 것은 다 갖추었다. 이 녀석은 목적 자체가 소형 화물차인 만큼 충분한 적재 공간도 갖추었다. 최대 2100ℓ의 공간을 확보했고 250kg의 무게를 실어나를 수 있다. 15.7kWh 용량의 배터리를 탑재했고 15kW의 출력을 가지고 있다. 최고속도는 시속 70km에 1회 충전 주행거리는 79.5km~96.4km다.
 
이제는 발전기 대신 이동식 배터리로
전기 사용이 불가피하지만 전기를 사용할 수 없을 때 이동식 발전기를 사용하곤 한다. 이동식 발전기는 디젤을 연료로 전기를 만들어내는 것인데, 이 역시 배출가스로 인한 환경오염, 소음 및 매연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따라서 그러한 발전기를 대체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바로 인디고의 대용량 이동식 배터리다. 간단하게 생각하면 우리가 일상에서 사용하는 보조배터리의 크기와 용량이 어마어마하게 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이러한 이동식 배터리는 인디고 50과 인디고 250 두 가지 종류가 있는데 각각 배터리 용량이 253kWh, 422kWh다. 일반적으로 볼 수 있는 전기차의 배터리 용량이 60~70kWh 정도임을 생각할 때 인디고 50은 약 3~4대 인디고 250은 약 6~7대의 전기차를 완충할 수 있는 용량이라 볼 수 있다. 또한 소음과 매연이 발생하지 않는 덕분에 야외행사 혹은 건설현장에서도 민원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게다가 아파트 한 동의 전력 사용을 지원할 수 있는 수준이라 하니 정전이 발생하더라도 임시로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한다.
전기차의 섬, 제주도에 꼭 필요한 이동형 배터리 성능 점검 시스템
제주도는 지난 2011년 전기차 선도 도시로 지정, 2013년에는 국내 최초 전기차 민간 보급을 시행한 곳이다. 이후 당연하게도 관련 인프라가 빠르게 확충되었고, 전기차의 보급 역시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실제로 주요 관광지는 물론 제주도의 구석구석 전기차 충전기가 넉넉하게 설치되어 있는 덕분에 관광객은 물론이고 전기차를 운용하는 도민들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다. 실제로 제주도에서 전기차를 빌려 여행을 다녀온 지인들도 전기차 운용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었다고 말할 만큼 제주도는 전기차 사업은 성공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제주도에도 아직 해결하지 못한 문제가 있다. 전기차의 성능 점검과 관리 인프라다. 제주도의 자동차 성능점검업체는 북쪽 지역에 3개 업체가 밀집되어 있고, 현재 업체당 성능점검 인원은 1~2명 수준이라 양질의 서비스가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evlab에서는 이동식 성능 점검 차량을 개발하여 시범 서비스에 나섰다. 한 대의 트럭에 리프트와 점검장비를 장착해 이동식 진단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다. 특히 전기차에서 가장 중요한 배터리 점검도 정밀하게 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다. 현재는 제주도에서만 시범 서비스를 운용하고 있으나, 향후 내륙지방으로 진출할 계획도 있다고 하니 지켜보아도 좋을 것이다.
 
글∙사진 |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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