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방해하는 1%의 완성도

  • 기사입력 2021.08.23 16:14
  • 기자명 모터매거진

2020년을 기점으로 자율주행차의 상용화를 외쳤던 약속들은 거의 실현되지

못했다. 지금 등장하는 기술들도 불완전한 형태이다. 수 많은

작은 요소들이 아직도 자율주행차의 등장을 어렵게 만든다.

2016년 즈음만 해도 ‘2020년에는

자율주행 상용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런데 2020년은 진작에 지났지만, 아직도 완벽한 자율주행 자동차는 등장하지

않았다. 그나마 혼다가 올해 3월에 자율주행 레벨 3를 달성한 ‘레전드’를

판매했지만, 100대로 한정했고 그나마도 리스가 기본이라 정기적으로 점검을 받아야 하는 상태이다. 일반 자동차처럼 집에 세워놓고 편안하게 사용할 수는 없는 셈이다.

어쨌든, 자율주행 기술을 더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수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그리고 아직도 자율주행은 원활하게 작동하지 않는다. 테슬라 오토파일럿, 혹은 다른 제조사의 주행보조 시스템을 사용하면서 ‘드디어 자율주행도

경지에 이르렀다’고 생각할 수 있을 텐데, 결론부터 말하면

오토파일럿을 포함한 이런 시스템은 ‘자율주행 레벨 2’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자동차를 믿고 스티어링에서 손을 떼고 다른 행동을 취한다면, 그 즉시 큰 사고가 나도 이상하지 않은 셈이다.

어이없이 멈추고 만 웨이모의 자율주행 자동차

올해 5월, 미국의 한

유튜버가 웨이모의 자율주행차를 체험하기 위해 나섰다. 구글에 있다가 분사한 웨이모는 오랜 기간 자율주행차를

연구해 왔으며, 실제로 자율주행 분야에서 선두를 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애리조나 주 피닉스 메트로폴리탄을 중심으로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한 로보택시 서비스를 진행 중이다. 수 많은 연구 끝에 일반인이 체험할 수 있는 자율주행차가 등장했으니, 시험해

보는 것이 당연할 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자율주행차가 잘 움직이는 것 같았다. 사전에 입력된 목적지를

검색, 최적화된 도로를 찾은 뒤 골목길을 손쉽게 빠져나갔다. 문제는

자동차가 우회전을 하기 위해 삼거리에 진입했을 때 발생했다. 도로 공사를 위해 배치한 고깔들을 완벽하게

파악하지 못하고, 진입을 계속 망설인 것이다. 오랜 시간이

지나 진입한 후에는 갑자기 고깔 사이로 파고들더니 멈추어 버리고 말았다. 공사가 끝난 후 인부들이 고깔을

거둔 뒤에도 차는 전혀 움직이지 않았다.

갑작스런 정지 상황에 웨이모에서 엔지니어를 현장으로 파견했지만, 도착하기 1분여 전에 자동차가 갑자기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러더니 얼마 못

가 도로 위에 세워진 고깔을 다시 만나고는 정지했다. 그리고 웨이모 엔지니어가 접근하자, 자동차가 스스로 도망갔다. 결국 엔지니어가 탑승해 직접 운전했고, 자율주행 체험은 그렇게 끝나버렸다. 오랜 연구를 거쳐 상황을 다

입력했지만, 아직도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이 남았다는 이야기다.

2017년 즈음 웨이모는 ‘앞으로 18개월 이내에 미국 내 9개 도시에 자율주행 시험을 시작할 것이다’라는 내부 목표를 세웠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리고 직원들은 지금도

“자율주행차에서 발생할 수 있는 문제의 99%는 해결했다”고 이야기한다. 이전에 웨이모에서 근무했던 직원들도 “우리는 모든 준비가 되었으며, 이제 자동차의 전원을 켜기만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과연 무엇이 자율주행의 본격적인

상용화를 막고 있을까?

바로 나머지 1%의 변수다. 영상에서

드러난 것은 도로 보수 공사를 진행하는 인부와 고깔, 바리게이트 등의 장애물이다. 그 외에도 자전거를 타는 사람, 보행자, 좌회전해야 하는 상황 등 수 많은 아주 작은 방해 요소들이 있다. 게다가

자율주행의 시험 무대가 되는 도시들이 각각의 도전 과제를 던져준다. 비와 진눈깨비, 눈 등 날씨와 관련된 요소들을 처리하는 것도 문제다. 이러한 것들을

해결할 때까지 자율주행차의 광범위한 상용화는 불가능인 셈이다.

마치 달 정복과도 같은 이야기다. 인류가 달에 도착하고 깃발을 꽂은

것은 꽤 오래 전 일이지만, 아직도 달에 기지 또는 마을을 건설하지는 못했다. 아무리 달에 수 많은 희소 광물이 있다 해도, 별도의 콜로니를 만들어

개척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다. 자율주행차 역시 비슷한 문제를 안고 있으며, 웨이모도 예외는 아니다. 웨이모는

2018년에 최대 2만대의 재규어 모델을 구매, 자율주행차로

개조하겠다고 밝혔지만 지금은 대수가 많이 줄어들었다.

물론 웨이모가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는 것도 장애물이 되기는 한다. 2018년에

자율주행 테스트를 진행하던 우버의 자동차가 보행자를 치어 사망사고를 낸 뒤, 웨이모는 극도로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여왔다. 그래서 본래 2018년에 여러 도시를 대상으로

대대적인 기술 시연을 준비했었지만, 이를 취소시켰다. 그리고

지금은 다시 코로나 이후 시대를 준비하며 ‘엄청난 진전’을

이루기 위해 준비 중이다.

웨이모가 자율주행 분야에서 앞서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 그 격차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웨이모는 자체적으로 자동차를 만들지 못한다. 포드와 폭스바겐이 공동 지원하는 회사인 아르고 AI(Argo AI)는

올해 말, 미국 마이애미에서 로보택시 서비스를 진행할 예정이다. GM과

혼다도 같이 손을 잡고 캘리포니아에서 자율주행차를 연구 중이다. 과연

1%를 극복하고 자율주행 상용화를 손에 넣는 회사는 어디가 될까?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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