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망 24시, 토요타의 독주는 언제까지 이어질까

  • 기사입력 2021.08.23 14:0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올해도 코로나 19의 악재를 견디면서 프랑스에서 르망 24시가 개최됐다. 본래 좀 더 일찍 개최되었어야 하는 레이스이지만, 지난 해에는 바이러스 위험으로 인해 9월에야 겨우 개최되었고, 이번에는 8월로 개최 시기가 약간 당겨졌다. 그 와중에도 서킷에는 꽤 많은 이들이 모였고, 24시간 동안 계속되는

레이스를 즐겼다. 토요타 팀은 이번에 LMP1 대신 신설된

하이퍼카 부문에 출전했고, 올해도 우승을 다짐하고 있었다.

올해는 토요타만의 독주가 쉽지 않았다. 르노가 알피느를 내세워 경쟁에

참여했기 때문이다. 르노는 프랑스에서 열린다는 이점을 내세워, 레이스가

시작되기 전부터 분위기를 달구었다. 특히 르노에 복귀한 ‘페르난도

알론소’가 F1 자동차를 타고 샤르트 서킷을 정복하는 모습을

보여주며 각오를 다졌다. 그 밑으로도 치열한 경쟁이 이어졌는데,

GTE 프로 클래스에서는 페라리로 참가한 AF 코르세(Corse)

팀과 신형 콜벳으로 참가한 ‘콜벳 레이싱’ 팀이

경쟁했다.

르망 24시의 전통대로 도열한 자동차들은 예선전을 치른 후 결정된

순서대로 출발했다. 이제는 뛰어가서 시동을 걸고 출발하는 전통은 없다.

포메이션 랩을 소화한 후 본격적으로 시작된 레이스에서 토요타 팀의 7번 자동차는 일찌감치 1위를 차지했다. 그 뒤로는 토요타의 7번 자동차와 8번 자동차가 번갈아

1위를 차지하는 상황. 그 뒤를 알피느 팀의 36번

자동차가 열심히 추격하고 있었다. 경기 중간중간에 내리는 비가 변수가 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비가 내리면서 중위권에서 활약하던 다른 차가 스핀했고, 그대로 움직이지

않았다. 정리를 위해 세이프티카가 출동했고, 한동안 레이스가

정체됐다. 서킷에 어둠이 깔린 후 또 한 대가 사고를 일으켰고, 구조물

수리를 위해 세이프티카가 또 출동했다. 그리고 순위는 거의 변하지 않았다. 그 와중에 GTE 프로 클래스에서 상위권을 달리던 콜벳은 한 대만이

남았고, AF 코르세 팀의 페라리가 선두로 올라섰다.

콜벳은 밤에 강했다. 공기가 차가워지면서 점점 속도가 붙었고, 어느 새 페라리를 위협하고 있었다. 그러나 페라리를 운전하는 레이서들도

만만치 않았다. 아침 해가 떠오를 때 즈음에도 페라리는 여전히 선두였다. 한편, 토요타 팀에는 불안감이 겹치고 있었다. 자동차에서 연료 시스템 문제가 발생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알피느

팀의 자동차가 4바퀴나 뒤쳐져 있긴 했지만, 수리에 너무

많은 시간을 보낼 수는 없었다.

그 때, 토요타 팀에 행운이 찾아왔던 것일지도 모르겠다. 콜벳과 경쟁하던 GTE 프로 클래스의 포르쉐가 코스를 이탈하면서

뒤 범퍼가 완전히 뜯겨나갔다. 서킷 위에 버려진 조각들을 치우기 위해 사람들이 동원됐고, 전 코스에 노란 깃발이 휘날리면서 자동차들이 모두 강제로 속도를 줄여야 했다.

레이스가 끝날 때까지만 연료 시스템을 버티도록 하는 방안을 마련할 수 있었던 것이다. 토요타의 8번 자동차가 먼저 문제를 해결하고 뒤이어 7번 자동차도 그 혜택을

받았다.

그리고 조금 특이한 일이 일어났다. 경기 종료가 30분도 남지 않은 그 때, 피트에 들어온 토요타의 8번 자동차가 한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모두가 의문을 품었지만, 7번 자동차가 피트로 들어오면서 의문은 풀렸다. 7번이 먼저 출발한

후, 뒤이어 8번이 출발했다. 결승선에서 토요타의 자동차 두 대가 같이 들어오는 장면을 연출하기 위한 팀의 지시였던 것이다. 그만큼 토요타는 우승에 자신이 있었다는 이야기다.

그리고 이변은 일어나지 않았다. 토요타 팀의 자동차 두 대는 그대로

나란히 결승선을 통과했고 7번 자동차가 1등을 가져갔다. 막판까지 희망을 놓지 않았던 알피느 팀은 3위를 기록했다. 그 뒤를 이어 LMP2 클래스의 자동차들이 결승선을 통과했고, GTE 프로 클래스에서는 페라리가 최종 우승을 거머쥐었다. 콜벳으로써는

아쉬운 추격전을 기록한 셈이다. 그 와중에 LMP2에서 선두를

달리던 WRT 팀이 갑자기 연료 부족으로 정지하여 결승선을 통과하지 못하는 일도 발생했다.

토요타 팀은 이로써 4연속 르망

24시 우승을 거머쥐었고, 하이퍼카 클래스가 신설된 후 첫 우승도 기록했다. 이대로 5연속 우승을 노릴 토요타 이겠지만, 2022년 르망 24시는 만만치 않을 것 같다. 알피느가 놀라운 잠재력을 보인데다가, 푸조도 참전하기 때문이다. 푸조는 르망 24시 무대에서 꽤 좋은 성적을 냈던 팀이기 때문에

경계해야 할 것이다. 하이퍼카 클래스가 더 흥미진진해질 내년 르망

24시가 기대된다.

글 | 유일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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