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의 야수 재규어 F-타입 R 컨버터블
2021-08-16 10:12

우거진 빌딩 숲 사이를 누비는 진짜 재규어우리가 배운 재규어는 이거다.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에서 재규어가 빠질 수 없다이번 기획에 함께한 롤스로이스와 벤틀리애스턴마틴그리고 맥라렌과 비교하면 비교적 대중적인 브랜드지만 클래스는 프리미엄이다이러한 재규어 가문에서 얼굴 역할을 하고 있는 모델이 바로 F-타입이다유일한 재규어 스포츠카다브랜드 입장에서는 스포츠카가 개발비 대비 판매 수익이 좋지 않아 다양한 스포츠카 라인업을 꾸리기 힘들다그래도 팬서비스 차원에서 이렇게 예쁜 스포츠카를 만들어주는 것에 고맙다고(?) 해야 한다여하튼 마이너체인지를 거친 8기통 심장을 품은 F-타입그리고 컨버터블과 촬영을 함께 했다.
얼굴이 살짝 바뀌면서 의견이 갈렸다반은 이전이 낫다고 반은 잘 다듬어졌다고난 전자의 한 명이었다. F-타입이 처음 등장했을 때 완벽한 디자인이라 생각했다어느 슈퍼카가 와도 주눅들 수 없는 외모였다굳이 성형이 필요했을까이건 실물을 보기 전 이야기다일단 전작과 분위기가 확연히 다르다클래식한 스포츠카가 전기의 힘으로 달릴 것 같은 미래 스포츠카가 되었다재규어 순수 전기차 I-페이스의 얼굴형을 가져와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헤드램프가 세로형에서 가로형으로 바뀌면서 자세가 더 낮고 넙데데해 보인다조금 더 공격적으로 보이기도 한다실제로 보면 성공적인 변화다.
그 밖에 바뀐 부분은 거의 없다컨버터블이지만 측면 실루엣도 근사하고 20인치 휠로 위풍당당하다외관의 하이라이트는 엉덩이다단점을 찾을 수 없을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테일램프는 더욱 날카로워졌고 살짝 비스듬하게 박힌 머플러 커터도 멋있다실내는 똑같다운전자 중심으로 짠 센터페시아로 안정감을 주고 손과 눈이 닿은 모든 부위가 최고급 가죽으로 감싸져 있다오디오 시스템은 재규어니 메리디안 제품이 들어가 있다음질과 음색 모두 최고 수준이며 다양한 장르를 잘 녹인다오픈카의 여유를 즐기기 위해서는 이 정도 오디오 시스템은 필수다.
F-타입 촬영이 끝나고 귀가했다침대에 눕자마자 친구에게서 연락이 왔고 우리 집에 놀러 왔다. TMI지만 며칠 전 다짜고짜 친구 녀석에게 내 생일 선물로 가방을 요구했다세상에서 가장 친구라 그냥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사줬다가방이 자기 집에 놓고 왔다며 함께 가지러 가자고 했다잘 됐다오늘 촬영 한 F-타입을 타 볼 겸 해서 가야겠다. F-타입의 존재를 안 친구 녀석은 자신의 차를 두고 재규어 한 대로 자기 집으로 가서가방을 가지고다시 우리 집으로 와서자기 차를 타고 집으로 돌아간다고 한다상당히 비효율적인 동선이지만 우정과 F-타입 앞에 그런 계산은 필요 없다.
시동을 켠다. 8기통 사운드가 친구와 나의 입가에 미소를 번지게 한다영국산 머슬카의 위엄이다과거 나와 친구는 20대에 똑같은 검정 제네시스 쿠페 튜닝카를 탔다이 차 두 대로 철없고 해맑은 어린아이처럼 돌아다녔다이제 30대 중후반이 되어 주중 밤에 근사한 나의 재규어 오픈카를 타고 올림픽대로를 달린다물론 내차는 아니지만 내일모레까지는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친구에게 살짝 재규어의 성능을 뽐내고 싶었다가속 페달을 밟아 용맹하게 달려나간다순식간에 우리 둘은 시트에 파묻힌다출력이 있다 보니 달릴 맛 난다. 500마력이 넘는 고출력 모델들이 흔해졌다 한들 여전히 강한 펀치력을 준다. V8 5.0ℓ 슈퍼차저 엔진은 최고출력 575마력 최대토크 71.4kg∙m의 힘을 생산한다이 파워는 ZF 8단 자동 유닛을 통해 네 바퀴로 전달한다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은 고작 3.7최고시속은 314km에 달한다.
빠르지만 불안하지 않다올림픽대로의 노면이 고르지 않음에도 안정감 있게 달린다서스펜션 조율이 잘 되어 있다승차감을 보장하면서 극적인 스티어링에 대처 능력이 훌륭하다마음 놓고 가속 페달을 밟을 수 있다신난다자동변속기지만 다운시프트에 적극적이어서 흥이 죽지 않는다또한 창문을 닫아도 폭력적인 배기 사운드가 귓가 전해져 즐겁다인증이 빡빡해져 최근 스포츠카 혹은 슈퍼카들의 목청이 얌전해졌는데 F-타입은 여전히 우렁차다다만 이전 수시로 나던 백프레셔의 빈도수가 줄어든 것은 아쉽다계속 듣고 싶은 소리인데 가끔씩 불규칙적으로 나서 예상하기도 힘들다.
페이스를 늦추고 뚜껑을 연다달리면서도 변신을 할 수 있어 편리하다오픈은 뜨거운 태양과 시선이 없는 밤에 해야 한다루프를 걷어 냈으니 이제 빨리 달릴 필요도 없다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여유롭게 다니는 것만으로도 즐겁다오랜만에 오픈카를 타는 친구 녀석은 인스타그램에 올릴 영상을 찍느라 정신없다컨버터블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루프가 열렸을 때 바람이 실내로 어떻게 진입하느냐가 중요하다가장 이상적인 것은 고속에서도 세팅된 헤어스타일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머리카락만 살짝 스치는 게 이상적이다. F-타입이 딱 그러하다바람이 느껴지지만 평화는 지켜진다.
램프에 진입하며 코너링도 확인해본다차가 결코 가볍진 않다공차중량이 1.8t이 넘어가지만 움직임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는다언더스티어가 살짝 느껴지지만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다진입 속도만 적절하게 맞추면 이상적인 라인을 그릴 수 있다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저으며 놀다 보니 친구 집에 도착했다내가 고르고 친구가 준비한 가방을 가지고 다시 우리 집으로 향했다친구와의 즐거운 드라이브다 보니 금세 우리 집에 도착했다도착 후 자신의 차 앞에서 당황한 표정으로 친구가 말한다. “키를 집에 놓고 왔어.” 또다시 친구 집으로 가야 한다그래도 신경질 나지 않는다. F-타입 한 번 더 타볼 수 있으니까.  재규어 F-타입은 이런 차다다음 날 출근을 앞둔 두 남자가 내일을 잊고 신나게 이 밤을 즐길 수 있는∙∙∙. 하루의 일과를 다 마쳐 몸은 피곤했지만 그런데도 밤에 드라이브를 나갈 만큼 F-타입은 재미있었다직업 특성상 수많은 차를 탄다하도 많이 타다 보니 아무리 좋은 차라도 촬영 후 밤에 타고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허나 F-타입 R 컨버터블은 예쁜데 잘 달리기까지 하고뚜껑도 열리고마지막으로 매혹적인 소리까지 들려준다귀찮음을 쉽게 이겨 낼 수 있는 매력을 가진 녀석이다.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길이×너비×높이  4475×1923×1311mm
휠베이스  2622mm  |  엔진형식  V8 슈퍼차저가솔린
배기량 ​​​4998cc  |  최고출력  ​​575ps  |  최대토크  71.4kg·m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8.0km/
가격  2127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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