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벤츠 GLS350d

  • 기사입력 2017.02.28 15:03
  • 최종수정 2020.09.01 19:1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메르세데스-벤츠 GLS350d

This Is GLS-Class

메르세데스-벤츠 SUV 중에서 가장 큰 덩치를 자랑하는 GLS. 무식하게 체구만 큰 것이 아니라 잘 생기기까지 했다. 무채색의 보디 컬러지만 도로 위에서 엄청난 존재감을 보인다. 7명이 타더라도 구시렁대는 소리를 듣기 힘들 정도로 넉넉한 실내 공간으로 경쟁력을 키웠다. 6기통 디젤 엔진은 정숙성과 파워를 보장하며 영리한 9단 자동변속기와 임무를 잘 수행한다.

글 | 안진욱 사진 | 임근재

잠깐 퀴즈! <모터매거진> 제원표에서 가장 많은 SUV 라인업을 보유한 브랜드는? 정통 SUV 브랜드 지프도 아니고 랜드로버도 아니다. 여섯 종류의 SUV들이 포진해 있는 메르세데스-벤츠다. 최근 모델명에 규칙적으로 바꾸면서 SUV 라인업 확장에 매우 적극적이다.

모델명은 GL로 시작하며 GL 다음 알파벳은 세단 라인업으로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예컨대 GLC는 C클래스, GLE는 E클래스급이라는 뜻이다. 대장격인 G바겐은 여전히 G다.

GLS는 국내 소비자들에게는 다소 생소한 GL 이름을 사용했었다. 마이너체인지를 거치면서 모델명 뒤에 S를 덧붙여 GLS로 개명한 후 돌아왔다. 위에서 말했듯이 S클래스급 SUV라 생각하면 된다. 차체 사이즈가 주는 압도감은 대단하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유치원 셔틀버스만하다. 시승차의 색상은 튀지 않는 은색이었지만 국내에서 처음 소개되는 삼각별을 달고 있는 풀사이즈 SUV는 시선을 끌기 충분했다.

외모 콤플렉스는 없다

큰 덩치이지만 소홀히 한 부분 없이 잘 다듬었다. 어느 각도에서 보더라도 미적 만족감이 높다. 국내 판매되는 GLS 350d는 AMG 패키지가 들어가 있어 마초의 향이 강하다. 프런트 범퍼의 공기 흡입구는 거대하고 프런트 그릴의 삼각별도 벤츠 트럭 다음으로 크다.

범퍼 하단 크롬 장식은 포인트 장식으로서의 역할과 동시에 스톤칩에 강할 것으로 기대된다. 헤드램프는 ㄱ자 주간주행등을 담고 있으며 LED로 화려함을 뽐낸다. 윈드실드를 향해 솟은 보닛 위에 그어져 있는 두 개의 라인은 거대한 보닛의 밋밋함을 잠재워준다.

21인치 휠에는 295/40 사이즈의 초광폭 타이어가 끼워져 있다

옆에서 보면 1.8m가 넘는 차고로 육중한 덩치가 비로소 체감된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아 측면 실루엣이 안정감 있다. 면이 끝나는 지점마다 날이 바짝 서 있다. 차체 옆면을 도화지 삼아 과감한 캐릭터 라인을 그려 넣었다. 오버펜더 키트를 장착해 우람하게 만들었다.

펜더에 확장 키트를 더해 근육을 키웠다

거대한 휠하우스를 채우는 트윈 5스포크 21인치 휠은 차체 크기에 알맞다. 루프 위에 크롬 루프랙을 놓아 실용성과 더불어 위를 향하는 시선의 심심함을 덜어준다.

전동으로 개폐되는 윈도로 3열도 답답하지 않다

뒷모습은 빵빵하다. 테일램프는 크지만 디테일은 살아있다. 면발광 LED로 최신형의 분위기를 내준다. 트렁크 하단은 크롬으로 처리해놔 짐을 싣고 내릴 때 스크레치를 막아준다. 리어 범퍼 하단에 머플러 팁이 깔끔하게 매립되어 있다. 자세히 보면 구멍이 없다.

이과수 폭포처럼 떨어지는 배기가스

바닥에 엎드려 확인해 보니 목욕탕 수도꼭지와 같은 모양의 진짜 머플러 팁이 숨어 있었다. 차 가격을 생각한다면 아쉬운 부분이다. ‘블루텍’이라 칭함에도 불구하고 매연 때문일까? 혹은 원가 절감 때문인지 확실하지 않지만 어떠한 이유에서든지 납득이 가지 않는다.

묵직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가 보자. 인테리어는 GLE 시리즈와 같다. 센터페시아 레이아웃과 2열의 구성이 거의 같다. GLS와 경쟁할 레인지로버에 비해 화려함에서는 절대적으로 밀린다. 현재 출시되는 메르세데스-벤츠의 인테리어가 반영된다면 박빙의 승부가 될 것이다.

GLS는 마이너체인지 모델이기에 구형의 실내 디자인을 가져 경쟁력이 다소 떨어진다. 심플함을 선호하는 운전자라면 GLS 인테리어에 큰 불만은 없을 것이다.

드라이빙 모드만 보더라도 무늬만 SUV가 아니다

타공 가죽으로 마감한 스티어링 휠은 크기가 적당하고 그립감이 좋다. 운전석 시트 아래 소화기가 마련되어 있다. 소화기 자체도 앞쪽으로 툭 튀어 나와 있는데다 레버가 바깥쪽으로 향해 있어 승하차 시에 다칠 염려가 있다.

여름에 반바지를 입거나 스커트를 입는 여성 운전자가 다칠 위험성이 상당히 높아보였다. 커버를 씌워주거나 비치하는 위치를 바꿔야할 듯하다.

툭 튀어 나온 소화기는 승하차 시 다칠 위험이 있다

2열 공간은 레그룸과 헤드룸이 충분하다. 차체 크기를 감안하면 레그룸을 더 확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3열 공간을 형성하기 위해 타협을 했다. 1열 시트 뒤에 장착된 디스플레이는 장거리 여행의 지루함을 덜어준다. 공조기 컨트롤러가 센터콘솔 뒤쪽에 마련되어 있어 개별로 온도를 조절할수 있다.

천장에도 송풍구가 있어 어느 자리에 앉더라도 불편하지 않다. 전자동으로 조절 가능한 3열 시트는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에게는 충분한 공간이지만 성인 남성에게는 빠듯한 레그룸이 아쉽다.

송풍구를 3열 공간에도 마련해 편의성을 높였다

트렁크 공간은 광활하다. 2열 시트까지 폴딩하면 성인 두 명은 거뜬히 잘 수 있다. 캠핑하러 갈 때 텐트 없이 차에서 자더라도 아늑하게 잘 수 있다. 파노라마 선루프로 별을 볼 수도 있다. 12V 파워 아울렛과 작은 짐을 걸 수 있는 후크를 구비해둬 실용성이 높다.

3열 시트는 아이들 혹은 여성들이 앉기엔 충분하다

거구지만 주차할 때 그리 힘들지 않다. 4대의 카메라가 차의 주변을 선명하게 디스플레이로 보여주고 유도라인까지 그려줘 시키는 대로만 하면 어려움 없이 주차할 수 있다. 오디오 시스템은 하만 카돈이 달린다.

저음을 전달할 때 묵직하지 않고 답답한 느낌을 주기에 록과 힙합 음악을 장시간 들으면 귀가 피곤하다. 이퀄라이징을 요리조리 잘 만진다면 팝이나 클래식과 같은 장르는 제법 소화를 잘 한다.

3단 매트리스와 이불만 있으면 꿀잠이 가능하다

플래그십 주행감각

파워트레인은 V6 3.5ℓ 디젤엔진과 9단 자동변속기의 조합이다. 최고출력 258마력, 최대토크 63.2kg·m의 힘을 네 바퀴에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2.7t에 육박하는 차체를 7.8초 만에 견인한다. 출력과 무게를 고려하면 준수한 기록이다. 다이나모장비에서 직접 측정을 해보지는 않았지만 구동손실률이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믿음이 간다. 이 V6 3.0ℓ 디젤 엔진은 S클래스에도 들어가니까

GLS에 탑재된 파워트레인은 지난달 시승한 GLE 쿠페와 같다. 그보다 위급이라 방음방청에 더욱 신경을 썼는지 더 얌전하다. 살을 조금도 보태지 않고 실내에서는 타코미터를 보기 전까지 가솔린인지 디젤인지 구별하기 힘들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GLE 쿠페보다는 느리게 엔진이 응답한다.

촐싹거리는 움직임을 고의로 만들기 힘든 세팅이다. 최근 선보인 9단 자동변속기는 발군의 실력을 보인다. 과거 변속기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메르세데스-벤츠가 절치부심했다. 현재 최고의 토크컨버트 타입 변속기라 평가받는 ZF 8단 유닛과 비교해도 전혀 부족하지 않다. 변속할 때마다 순식간에 위치를 바꾸는 타코미터 바늘을 보면 흐뭇하다.

‘기름 먹는 하마’처럼 생겼지만 알뜰하게 운전자의 지갑을 지켜준다. 시승 내내 단 한 번도 연비주행을 하지 않았다. 막히는 서울의 교통체증을 겪었고 외곽으로 나와 마구 달렸지만 시승을 마칠 때 계기판에 표시된 연비는 9.1km/ℓ였다.

연료 탱크의 크기도 100ℓ여서 한 번 기름을 넣으면 서울~부산 왕복정도는 거뜬하게 할 수 있다. 정숙성과 진동 그리고 효율성까지 높아 가솔린 엔진에 대한 미련은 버릴 수 있다.

고속안정감은 그 누가 타더라도 최고점수를 줄 수 있을 것이다. 우리나라 도로가 이렇게 좋았나? 라고 착각할 정도다. 무거운 차체와 긴 휠베이스로 우등고속버스와 같은 안정감을 준다. 눈으로 도로의 요철을 봤더라도 몸으로는 느껴지지 않는다.

풍절음도 거의 들리지 않는다. 고요한 실내에서 공기저항이 크지 않음을 느낄 수 있다. 차고가 높지만 공기역학적으로 잘 빚어놓은 듯하다.

4매틱 시스템과 에어매틱 서스펜션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메르세데스-벤츠가 자랑하는 4매틱은 전륜과 후륜에 50:50의 동력을 전달하는 상시 사륜구동이다. 어떠한 노면에서도 최적의 구동력을 확보한다.

드라이빙 모드는 총 6가지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드 외에 눈에 띄는 것은 오프로드 모드다. 디퍼런셜 록 기능을 실행할 수 있는 오프로드 플러스 모드까지 갖추어 단순히 SUV 룩킹카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에어서스펜션은 승차감과 스포티함을 두루 섭렵한다. 무거운 차체를 억지로 흐트려트려 보려 해도 타이어만 비명을 지를 뿐 무너지지 않는다. 언더스티어 성향을 띠지만 육중한 무게를 가드레일 쪽으로 막 들이대지는 않는다. 타이어의 몫이 크다.

앞뒤 295mm 사이즈의 타이어는 노면의 온도가 그리 높지 않았음에도 끈적하게 붙어있다. 신기하게 타이어가 초광폭임에도 노면을 타지 않는다. 하체 세팅은 기가 막힐 정도로 수준이 높다. 제동 성능 역시 훌륭하다. 구멍가게만한 차체를 안정적으로 세워준다.

사실 GLS는 스포츠카 마니아인 기자의 관심 밖 장르다. 하지만 시승을 마칠 때 여운은 스포츠카 못지않았다. 아우라 있는 외관과 넓은 실내공간 그리고 명품 파워트레인이 매력적이었기 때문. 지금은 미혼이라 큰 짐과 동승자들이 있지 않지만 결혼 후 꼭 사고 싶은 욕구가 치솟는다. 삼각별을 달았지만 희소성이 높은 것도 큰 장점이다. 3단 매트리스와 이불만 챙기면 전국일주를 럭셔리하게 할 수 있는 GLS였다.

SPECIFICATION _ MERCEDES-BENZ GLS 350d

길이×너비×높이 5130 x 1980 x 1880mm | 휠베이스 3075mm | 무게 2655kg | 엔진형식 V6, 디젤 | 배기량 2987cc

최고출력 258ps/3400rpm | 최대토크 63.2kg·m/1600~2400rpm | 변속기 9AT | 구동방식 AWD | 서스펜션 더블 위시본/멀티링크

타이어 (모두)295/40 R 21 | 0→100km/h 7.8초 | 최고속도 222km/h | 복합연비 9.5km/ℓ | CO₂배출량 207g/km | 가격 1억 2500만원

 

7열이 필요하다면?

XC90은 7열과 함께 3000만원 정도 세이브 할 수 있다. 오너의 성품이 좋아보이게 되는 효과를 덤으로 얻을 수 있다.

이 가격이면?

포르쉐 배지를 달고 있는 8기통 디젤을 장착한 카이엔을 구입할 수 있다. 다만 옵션은 450만원어치만 넣어야 한다.

더한 럭셔리를 원한다면?

사막의 롤스로이스라는 별명은 식상하다. 레인지로버 자체만으로도 가치가 높다. 화려한 실내는 단연 압도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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