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에서 즐기는 짜릿한 모터스포츠를 위해,현대 아반떼 N

  • 기사입력 2021.08.05 10:2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정말 짜릿한 준중형 세단이 등장했다.일상 생활에서의 실용성을 잃지

않으면서도 언제든 서킷으로 뛰어들 수 있다.그리고 스포츠카들과 같이 달려도 주눅들지 않는다.

첫 인상

사진만으로 봤을 때는 아반떼의 모습이 그대로 유지될 줄 알았다.사실

그게 맞는 말이기는 한데,전면을 보는 순간부터 다른 차를 만났다는 인상을 받게 될 것이다.전면의 대부분이 검은색으로 되어 있는데다가 헤드램프도 검은색으로 감싸여 있으니 말이다.아래쪽에 살짝 남아있는 차체 색상과 범퍼 하단에 남은 붉은색의 립이 오히려 두드러진다.서킷을 한바탕 달리고 난 뒤에도 전면을 열심히 닦을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달리기 위한 준비는 곳곳에 마련되었다.일반 모델과 달리 제대로 된

형태를 갖고 있는 리어윙이 달렸고,대구경 머플러는 연신 뜨거운 숨을 내뱉는다.실내에서는 N 전용 버킷 시트가 운전자를 반긴다.스티어링 휠에는 두 개의 N 버튼과 붉은색의 N 그린시프트 버튼이 추가되어 본격적으로 달리기를 요구한다. ‘어서와

이제부터 제대로 달리게 될 거야’라고 말하는 것 같다.만약

뒷좌석에 누군가 탑승했다면,그는 지옥을 보고 왔을지도 모른다.

조금은 통통거려도 괜찮아

승차감에 대해서 이야기하자면,완벽하게 편하지는 않다.물론 주행 모드에 따라 자동으로 변하는 서스펜션을 갖고 있지만,노멀

모드에서도 요철을 지날 때는 조금씩 충격이 올라온다.앞에서 교관이 ‘아반떼

N은 일상 생활과 스포츠를 모두 오갈 수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냉정하게 이야기하자.세단의 편안함과 스포츠카의 단단함을

완벽하게 오갈 수 있는 서스펜션은 없다.설령 있더라도 이 가격에서 만든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러니까 아반떼 N을 운전할 때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 ‘세단으로써 스포츠카의 영역에 들어선다’가 아니라, ‘스포츠카가 세단의 영역에 조금 발을 디뎠다’라고 말이다.어차피 짜릿한 주행 성능을 얻기 위해 차체에 보강을 하고 서스펜션과 타이어를 바꾼 시점에서 ‘세단과 완벽하게 동일한 편안한 승차감’은 물 건너갔다.조금 단단하게 느껴지지만 그럭저럭 견딜 수 있으며,동승한 가족이 크게

불만을 표출하지 않는다.이 선에서 마무리되는 것이 바로 아반떼 N의

가치다.

그래서 운전 재미가 살아있느냐고 묻는다면,기꺼이 그렇다고 대답하겠다.일반 도로를 달리다가 그 재미에 빠져 잘못하면 과속을 할 뻔했으니 말이다.다행이

이성의 끈을 잡고 엔진 회전을 높이는 정도로 속도를 맞췄기에 망정이지, 저 멀리서 노려보는 경찰에게

성금을 헌납할 뻔했다.그리고 생각보다 코너를 재미있게 돌 수 있었다.이전에

겪었던 앞 바퀴 굴림 모델과는 다르게 기민하게 회전하고 가속 페달을 좀 더 빠르게 밟을 수 있다.

일반 도로는 위험으로 가득하니 가능한 한 빠르게 통과하고,본격적으로

서킷에 올랐다.다른 이들과 같이 달리는 것이니 100%로

달릴 수 없다는 게 아쉽지만,속도 제한이 없다는 것만으로도 흥분 요소 가득이다.노멀 모드로도 서킷을 꽤 재미있게 달릴 수 있고,스포츠 모드가 되면

서킷 주행이 좀 더 즐거워지지만,기왕 서킷에 왔으니 스포츠 모드를 넘어서 N 모드를 본격적으로 작동시켜 볼 차례다. 랩타임 계측도 잊으면 안된다.

그 동안 인제스피디움을 몇 번이고 공략해봤지만,국산 모델들 중에서

언덕을 이렇게 힘차게 올라가는 자동차는 처음인 것 같다.조금만 오른발에 힘을 주면,금새 앞에서 주행하는 차를 따라잡아버린다.너무 가까워지는 차에 놀래서

오른발에서 힘을 자주 풀었는데,그 때마다 팝콘 소리가 연신 귀를 때린다.모터스포츠에 대해서 아는 사람들이라면 이 매력적인 팝콘 소리(후연소음)에 반해 스포츠 주행을 멈추지 못하리라.

더 놀라운 것은 타이어와 서스펜션의 조화다.벨로스터N에 적용했던 피렐리 타이어도 꽤 좋은 것이었지만,아반떼 N은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S 타이어를 장착한다.개인적으로는 피렐리보다미쉐린에 점수를 더 주고 싶은데,타이어가 열을

받아도 어느 정도 그립을 유지해주며,꽤 오랜 시간을 버텨주기 때문이다.서킷 5바퀴를 거의 전력에 가깝게 주행했는데도, 타이어가 내는 스키드음을

듣기가 참 힘들었다.

그렇게 격한 주행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온과 유온은 놀랍도록 침착했고,심지어

브레이크는 페이드조차 일으키지 않았다.그것도 N 퍼포먼스

브레이크가 아니라 노멀 브레이크였는데도 말이다.그리고 주행 후 생각보다 상체에 피로가 적었다.아마도 알버트 비어만이 그렇게 요구했던 N 전용 버킷 시트 때문일

것이다.그래서 주행을 마치고 꽤 무서웠다.현대가 진심을 갖고

퍼포먼스 자동차를 만들면 이 정도로 만들 수 있다는 게 그대로 느껴졌기 때문이다.

아반떼 N의 라이벌?

국내 시장에서는 적당한 라이벌을 찾기가 힘들지만,해외에서는 바로 찾을

수 있다.그 중에 대표는 아마도 혼다 시빅 타입 R일 것이다.10세대에 들어서면서 300마력이 넘는 최고출력을 자랑하고, 6단 수동변속기를 통해 운전의 즐거움과 짜릿함을 동시에 추구하는 모델이다.그

외에도 유럽에서는 르노 메간 R.S.와 폭스바겐 골프 GTI 등

핫 해치도 기다리고 있다.물론 아반떼 N은 세단이지만, 핫 해치와 겨루기에는 충분하다.

현대차는 아반떼 N을 개발하면서 이런 라이벌들도 충분히 연구했을 것이다.제작년에 현대 연구소에 갔을 때 그 안에서 혼다 시빅 타입 R과 푸조

308 GTi가 돌아다니고 있었으니 말이다.비록 그 라이벌들을

운전해 보지는 못했지만,아반떼 N은 그들과 겨루기 충분하다는

생각이 든다.만약 기회가 있다면,이들과도 한 번 제대로 겨뤄보고

싶다.그 때는 DCT 변속기가 아니라 수동변속기로 겨루고

싶다.

글,사진 | 유일한

SPECIFICATION

HYUNDAI AVANTE N

길이×너비×높이  4675×1825×1415mm  |  휠베이스

272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  최고출력  280ps

최대토크 

40.0kg·m  |  변속기  8단 DCT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0.4km/ℓ  |  가격  3697만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