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귀한 존재가 되어버린 하드톱 컨버터블

  • 기사입력 2021.07.26 15:4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들 중에서 지붕이 열리는 컨버터블 모델도 귀하지만, 금속으로

된 지붕이 열리는 하드톱 컨버터블은 더 귀하다. 그런데 앞으로는 더 보기 어려워질 것이다. 여러 가지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곧 등장한다는 메르세데스-AMG SL(이제 벤츠 SL이 아니다. 기억하자)은

지붕이 열리지만, 하드톱이 아니라 천으로 된 소프트톱을 사용한다. 꽤

오랜 기간 하드톱을 사용하다가 소프트톱으로 돌아가는 이유를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짐작이 가는 것들은

많다. 신형 SL이 2인승이

아니라 4인승 모델로 거듭난다는 것(그렇다고 뒤에 편안하게

앉을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 무게 배분의 문제 그리고 가격의 문제도 있을 것이다.

하드톱 컨버터블은 꽤 오래 전부터 등장했다. 기록 상으로는 1930년대에 푸조가 맨 처음 시작했는데, 본격적으로 조명을 받은

것은 1990년대 후반에 메르세데스-벤츠 SLK가 등장하면서부터이다. 그렇다면 이 때는 왜 주목을 받았을까? 소프트톱이 급작스러운 날씨 변화에 약하고, 칼을 이용한 도난 등

보안에 속수무책이라는 것이 주효했다. 게다가 지붕을 열면 컨버터블, 닫으면

쿠페가 된다는 장점이 주목을 받았다.

그 뒤로 하드톱 컨버터블 모델이 잇달아 등장했다. BMW도 2세대 Z4를 하드톱으로 다듬었고,

3 시리즈 컨버터블에도 하드톱을 추가했다. 마쓰다도

MX-5에 하드톱 컨버터블 모델을 추가할 정도였으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도였는지 알 것이다. 그러나 하드톱 컨버터블은 그 뒤 빠르게 인기를 잃어갔다. 3세대 Z4는 소프트톱으로 돌아갔고, SLK는 SLC로 이름을 바꾼 후 단종이 결정됐다. 현재 남은 하드톱 컨버터블은

손에 꼽을 정도다.

왜 그렇게 되었을까? 제일 큰 문제는 하드톱 컨버터블이 ‘무겁다’는 것이다. 강철로

만드는데다가 복잡한 구조의 메커니즘을 담고 있으니 무거워지는 것이 당연한데, 지금은 연비를 높이고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이기 위해 자동차를 가볍게 만들어야 하는 시대다. 두 번째 문제는 패키징이다. 대부분의 하드톱 컨버터블은 트렁크를 열고 지붕을 접어서 넣는데, 이

경우 트렁크를 거의 쓸 수 없는 상황까지도 발생한다.

패키징의 경우 한 가지 해결 방법이 있긴 했다. A 필러의 길이를

늘리고 지붕 면적을 최대한 적게 잡는 것이었다. 이렇게 하면 트렁크는 어느 정도 확보할 수 있지만, 탑승객이 운전할 때 개방감을 느끼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다. 컨버터블의

가장 큰 장점이 개방감인데, 이것을 포기해 버린 것이다. 게다가

쿠페와 같은 매끈한 라인이 나오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그래서 이 패키징은 한동안 유행하다가 금방 사라졌다.

엔진이 차체 중앙에 있는 미드십 모델은 하드톱 컨버터블을 만들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엔진 위에 지붕이 수납되도록 만들면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것도

단점이 있으니, 후면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엔진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다는 것이다. 만약 엔진음이나 배기음 등 소리만으로 엔진의 존재를 만족할 수 있다면 그것도 상관없겠지만 말이다. 만약 하드톱 컨버터블을 정말 좋아한다면, 단종되기 전에 빠르게 한

대 사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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