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AMG A35 4MATIC VS CLA45 S 4MATIC+, 우리가 AMG다!

  • 기사입력 2021.07.11 22:3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메르세데스의 퍼포먼스 디비전, AMG는 언제나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다. 그 안에서 출력이 낮아도, 높아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재미가 덜 할 수 있다고? 그래서 차이가 나면서도 나지 않는 둘을 불러냈다. 작은 크기에서 AMG의 능력을 제대로 보여줄 녀석들로 말이다.   

PROLOGUE메르세데스-AMG는 태어날 때부터 모터스포츠에 진심이었다. 레이스에서 다른 자동차들을 압도할 수 있는 성능. 그 하나만을 보고 달려왔다. 구형 S 클래스(당시에는 그런 이름도 없었지만)를 기반으로 만든 ‘붉은 돼지’로 우승을 이루고 나니, 이제는 그 맛을 다른 이들에게 널리 알리고 싶어졌다. 확실한 성능을 보장하면서도 ‘할머니도 운전할 수 있다’는 찬사를 받은 ‘해머(Hammer) E’를 만들면서부터 AMG의 대중화는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다.그 뒤로도 시간은 쏜살같이 흘러, 어느새 AMG의 이름으로 2.0ℓ 엔진도 등장했다. 그리고 한편으로는 대중화에 더욱더 신경을 썼다. ‘한 명의 장인이 하나의 엔진을 전담하여 튜닝한다’는 AMG의 철학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장인이 만들지 않는 엔진은 출력을 조금만 높이고 내구성을 다듬어 좀 더 많은 이들이 운전의 즐거움을 느끼도록 만든다. 그렇게 대중화가 이루어지고 그 물결은 벤츠의 소형차까지 흘러들어왔다.

지금으로부터 약 5년 전, 메르세데스-AMG A45를 시승하면서 그 편린을 조금이나마 느껴보았다. 적은 배기량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출력을 발휘하다 보니, 터보 랙은 조금 있었다. 그런데 초고속 영역에 진입해도 지칠 줄 모르는 가속을 경험하고 나니, 막혀있던 배기구가 자동으로 열리면서 폭발하는 음색을 듣고 나니, 네 바퀴가 지면을 단단하게 움켜잡는 것을 느끼고 나니 AMG가 정말 대단하게 느껴졌다. 운전 능력이 좋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즐거울 수 있었으니 말이다.지금 눈앞에 있는 차 두 대는 ‘AMG의 대중화’와 ‘장인 정신의 계승’으로 나눌 수 있을 것이다. 대중적인 엔진을 기반으로 출력을 조금 높이고 안정적으로 다듬어 ‘조금 높은 성능 내에서 운전의 재미를 즐길 수 있는’ AMG 35, 오직 퍼포먼스만을 바라보고 처음부터 공장에서 단련되어 나온 부품들을 장인이 일일이 손으로 조립해 ‘고출력, 고회전으로 운전의 재미를 확실히 보장하는’ AMG 45이다. 과연 두 대는 어떤 재미와 이야기를 전해줄까?

DAY BY DAY PERFORMANCE, A35조금 아쉽다. 눈앞에 있는 이 차가 해치백이 아니라 세단이라는 점이 말이다. 그래도 한동안 보고 있으면 이 차가 절묘한 비율을 가진 콤팩트 세단이라는 것이 눈에 들어오면서 역동성을 강조했다는 것이 느껴진다. 오랜 기간 중후하고 분위기 있는 자동차들을 만들어왔던 벤츠가 짧은 시간 안에 이렇게 젊은 분위기가 나는 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누가 생각했겠는가. 이 정도면 삼각별의 성공적인 변화라고 말할 수 있겠다.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바로 지붕이다. 옆에 서 있는 CLA와는 다르게 굴곡 없이 평평하게 뻗은 지붕을 갖고 있는데, 전형적인 세단의 모습을 갖게 만드는 것과 동시에 실내에서 2열 헤드룸을 충분히 확보하도록 도와준다. 작은 크기이지만 벤츠의 세단에서 중요한 ‘편안함’은 착실히 챙기고 있다. 역동적인 성능을 갖고 있어도 편안함이 없다면 그것을 벤츠라고 섣불리 부를 수는 없을 테니 말이다.

여기에 일반 A클래스와는 다른 형태의 그릴과 범퍼, 스포일러, 디퓨저, AMG 전용 휠 등이 색다른 분위기를 나게 해 준다. 휠 안에 크게 자리 잡은 브레이크 캘리퍼는 운전자가 이 차의 강력한 제동 성능을 믿을 수 있도록 만든다. 붉은색 스티치로 스티어링 휠과 시트 등 실내 곳곳을 장식해 분위기를 내고, 붉은색의 안전벨트가 다시 한번 운전자를 자극한다. 이것만으로도 달리는 분위기는 제대로 난다. 스티어링 휠을 잡기만 해도 자극이 온다.

무릇 이런 자동차는 달려봐야 맛을 안다. 45만큼 폭발적인 배기음은 나지 않지만, 이 정도라면 잠든 분위기를 깨우는 데 부족함이 없다. 본래 A 클래스에 탑재하는 M260 엔진을 개량한 것으로, 최고출력 306마력을 발휘한다. 이 작은 차체를 경쾌하게 끌고 나가기에 결코 부족함이 없는 셈이다. 터빈은 하나만 사용하지만, 두 개의 통로로 배기가스를 받아들이기에 저회전 영역에서 응답이 빠르고 고회전 영역에서는 강한 출력이 나온다.

터보 랙 자체는 존재하지만, 일반도로에서는 그 지연 시간을 느끼기 힘들 것이다. 운전을 조금 잘한다 해도 최고출력을 다 쓰기가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옆에서 CLA45가 달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조급한 마음은 들지 않는다. 일반도로에서 높은 출력을 제어하느라고 오른발에 피로를 축적하다가 한순간에 실수를 해서 공든 탑을 무너뜨리는 것보다, 다룰 수 있을 것 같은 적절한 출력을 끝까지 써 버리는 게 더 낫다.그 뒤를 받쳐주는 것이 바로 7단 DCT와 사륜구동 시스템이다. 일단 DCT이기에 변속의 재미가 살아있는데, 스티어링 뒤에 달린 패들시프트를 손가락으로 까딱거리는 재미가 있다. 센터 콘솔에서 매뉴얼 모드를 눌러 두면, 한계 회전까지 엔진을 돌릴 수 있다. 누군가를 태우고 얌전하게 달리는 등 일반적인 주행 상황에는 조용하지만, 이렇게 주행 모드를 바꾸고 엔진 회전을 높이는 상황에서는 제법 폭발적인 배기음이 분출된다.

그 출력이 네 바퀴로 전달되면서 작은 차체임에도 불구하고 안정감을 얻는다는 게 놀랍다. 전자 유압식 배분이 아니라 전자 기계식 배분을 사용해서 각 바퀴에 토크가 민첩하게 분배된다고 하는데, 그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안정적으로 달려 나간다는 감각 하나는 확실하게 느낄 수 있다. 두 바퀴로 쉽게 발산할 수 없는 출력을 네 바퀴로 안정적으로 발산한다는 점은 운전의 재미와 함께 안심감을 갖고 온다.
PERFORMANCE SPECIAL, CLA45
이제 CLA 45의 차례다. CLS를 멋지게 줄여서 CLA가 되었다는 이야기가 떠오르는데, 지붕을 만드는 라인을 자세히 보면 그 말을 납득하게 된다. 멋을 강조한 ‘4도어 쿠페’가 자연스럽게 보이기 때문이다. A 클래스와는 달리 헤드램프와 테일램프에 기교를 넣어 멋을 부린 것도 CLA다운 선택이다. 여기에 AMG가 들어가면, 우악스러운 멋을 자랑하는 고성능 모델이 된다. 한 눈에 봐도 일반 CLA와 CLA45 AMG는 크게 다르다.

그 중심에 서 있는 것이 바로 AMG의 상징, 파나메리카나 그릴이다. 세로로 그어진 강렬한 그릴은 벤츠의 거대한 삼각별 엠블럼과 어우러져 특유의 멋을 낸다. 그 아래에는 대량의 공기를 흡입하면서 한편으로는 제어하는 Z윙이 있다. 외국에서는 이를 ‘도그 본(Dog bone)’이라고 부른다. 후면 범퍼의 디퓨저도 훨씬 더 돌출되어 있고, 머플러 홀도 네 개나 된다. 이쯤 되면 마음껏 달려 나가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할 정도다.
실내는 언뜻 보면 A35와 차이가 없는 것 같지만, 그 안에 차별화되는 디테일이 있다. 스티어링 휠만 봐도 알 수 있는데, 측면을 장식하는 알칸타라와 스티어링 좌우 하단에 돌출된 다이얼 그리고 모드 변경에 따라 변하는 패널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스티어링 하단에는 AMG를 굳이 새겼다. 시동을 걸기도 전부터 운전자를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헤드레스트와 일체형으로 다듬어진 버킷 형태의 시트도 그런 분위기를 달군다.
이제 이 막강한 엔진을 깨워보자. 기존의 엔진을 개량한 것이 아니라, AMG 전용으로 설계된 단독 엔진이니 무게감이 다르다. 그래서 M139라는 새로운 코드를 받았다. 최고출력은 421마력에 달하는데, 이전 45 모델에 탑재하던 M133 엔진보다 41마력이 더 높다. 특이한 것은 이 엔진의 배기 매니폴드 위치인데, A35와는 달리 뒤쪽을 바라보고 있다. 평평하면서도 공기역학적인 전면 디자인을 가질 수 있는 것은 물론 공기를 흡입하는 거리가 짧아서 반응이 빠르다고.

작은 차체에 높은 출력을 갖고 있으니 오른발이 피곤할 수 있다. 그래도 주행 모드를 컴포트로 두고 평범하게 운전하면, 평범한 세단처럼 반응한다. 조금 통통 튀어오르는 것 같은 서스펜션을 제외하고 말이다. 물론 주행 모드를 바꾸고 오른발에 힘을 주는 순간부터 CLA45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준다. 마치 사냥감을 눈 앞에 둔 사자처럼, 순식간에 튀어나간다. 터빈의 압력을 전자적으로 제어하기 때문에, 터보 랙을 느끼기 힘들다.
변속기는 A35의 7단 DCT에서 한 단을 더 추가한 8단 DCT다. 패들시프트를 조작할 때마다 마치 철컹거리는 음색이 들려오는 것 같다. 물론 거칠게 운전하지 않고 변속을 자동차에 맡겨두면, 충격을 잘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기어를 바꿔나간다. 그러나 그렇게 얌전히 운전할 수 있다면 AMG가 아닐 것이다. 그러니까, AMG를 운전하는 데 있어 가장 필요한 건 운전 능력보다 ‘마음의 평온을 유지할 수 있는 평정심’이다.

사실 제일 놀라운 건 사륜구동이면서도 ‘드리프트’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ESP를 끄고 변속기를 수동 모드로 조정한 뒤 주행 모드를 ‘레이스’에 맞추면, 패들시프트를 이용해 드리프트 모드를 불러올 수 있다. 당장이라도 시험해 보고 싶지만, 이곳은 서킷이 아니기에 절대적으로 참아야 한다. 훗날 넓은 공터 또는 서킷을 빌려서 제대로 드리프트를 체험해보고 싶다. 그때는 짜릿할 수 있는 경험을 독자 여러분들과 꼭 나누도록 하겠다.
CLA45는 일반도로에서 다루기는 조금 버거울 수도 있지만, 짜릿함은 꽤 크게 다가온다. 게다가 바퀴 네 개를 사용해 구동을 분배하기 때문에, 출력도 생각 외로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일반도로보다 서킷이 더 잘 어울리긴 하지만, 일반도로에서도 존재감만으로 충분히 값을 한다. 게다가 얌전히 다루면 생각 외로 조용하게 그리고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그것이 CLA45가 가진 재미이고, 야누스와도 같은 두 얼굴이다.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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