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드 레인저 VS 쉐보레 콜로라도, 어디든지 가자! 힘이 넘치는 픽업과 함께

  • 기사입력 2021.07.07 11:07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 픽업트럭 시장이 꽤 커진 것 같다. 그동안 ‘조선 픽업’만 있던 자리에(병행수입은 제외) 쉐보레 콜로라도가 들어오더니, 이제 포드가 레인저를 들여와 맞불을 놓았다. 그렇다면 이 자리에서 미국 출신의 든든한 픽업트럭이 안 붙어볼 수가 없다. 비록 사용하는 연료는 다르지만, 픽업트럭끼리 비교하는 데 손색은 없다. 

EXTERIORYU’S IMPRESSION‘전형적인 미국의 픽업트럭’이란 것이 과연 뭘까? 평소에 이 부분을 두루뭉술하게 넘어간 적이 많으니 이 기회에 확실히 말해야겠다. 유선형 디자인이 대세가 된 시대에 아직도 사각형을 무심히 썰어놓은 것 같은 차체를 가지고, 멋보다는 실용성을 더 중시하며, 조금 거칠게 다뤄도 쉽게 부서지지 않을 부품들로 무장한 픽업트럭. 그것이 전형적인 미국의 픽업트럭이라고 본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보닛이 있어야 한다. 평범한 SUV처럼 운전할 수 있게 말이다.

그런 점에서 보면 쉐보레 콜로라도가 디자인에서 약간 우위에 서 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약간 멋을 부렸지만, 별다른 장식 없이 거대하게 다듬어진 그릴이 제일 먼저 눈에 띈다. Z71-X 미드나잇(Midnight) 스페셜 에디션이기 때문에 그릴에 크롬이 없는데, 그래서 더 멋이 살아나는 것 같다. 그 옆에 있는 헤드램프도 크기로 도로를 잡아먹을 것 같은 기세를 보인다. 측면에 당당하게 놓인 사이드스텝, 짐칸을 장식하는 구조물도 남성미를 더한다.

포드 레인저는 조금 얌전해 보인다. 랩터 버전을 갖고 왔으면 그나마 남성미를 내세우며 대결을 했을 텐데, 대중적인 선택을 더 받을 수 있는 와일드트랙 버전을 갖고 왔기에 얌전해진 것이다. 만약 이곳이 도심이었다면, 레인저가 디자인에서 더 우위에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미국의 픽업트럭이지만 도심에 맞춰 옷을 깔끔하게 입고 다듬어진 모습이다. 전면에서 형인 F-150의 모습이 조금이나마 보이기에 그나마 남성미의 편린을 느낄 수 있다.

뒷모습은 레인저가 더 풍성하게 느껴지고 동시에 남성미도 갖췄다. 콜로라도는 ‘테일램프가 잘 보이기만 하면 된다’라는 느낌으로 실용성 하나만을 보고 짐칸을 다듬은 것 같다. 레인저에는 없는 ‘범퍼 측면에 마련된 짐칸 전용 스텝’이 그것을 증명한다. 그래도 쉐보레 레터링을 음각으로 크게 새겨 멋을 약간 부렸지만 말이다. 레인저는 테일램프도 생각보다 크고, 레인저 레터링도 더 크게 들어간다. 짐칸의 크기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다. JO’S IMPRESSION전형적인 미국의 픽업트럭이다. 두 차 모두 차고가 높고 전체적으로 각을 살린 형태라 위풍당당한 이미지다. 재미있는 점은 콜로라도가 앞이 날렵하고 뒤가 투박한 이미지라면, 레인저는 앞이 투박하고 뒤가 날렵하다.

먼저 포드 레인저 와일드트랙부터 살펴보자. 앞모습은 전반적으로 심심하지만 허전하지는 않은 느낌이다. 수평과 수직의 조화를 잘 이뤘으며 잡다한 기교를 자제하고 담백하게 만들어냈다. 옆으로 눈을 옮기면 굵은 캐릭터 라인과 앞뒤 각 펜더의 두툼한 볼륨감이 적당한 근육질의 몸매를 과시하는 것 같다. 레인저 글씨가 굵게 쓰인 뒷모습은 테일램프의 디자인 덕분에 제법 날렵해 보이는 것이 특징이다.

콜로라도의 앞모습엔 카리스마가 넘친다. 차체를 뒤덮은 블랙 컬러도 그러한 카리스마에 힘을 보탠다. 라디에이터 그릴과 헤드램프 주위에 기교를 제법 부린 모습인데, 전체적으로 무던했던 레인저와 달리 보는 눈을 즐겁게 만드는 요소다. 옆모습은 레인저와 마찬가지로 볼륨감이 넘치는 펜더가 눈에 띄는데 이에 더해 두툼한 사이드 스텝과 옆으로 빠진 배기구로 멋을 부렸다. 뒷모습은 거대한 리어램프가 먼저 눈에 띈다. 짐칸에 오르내리는 사용자의 편의성을 고려해 범퍼 하단에 작은 발판 공간을 하나 더 마련한 것은 칭찬할 점이다.디자인은 어디까지나 호불호의 영역이겠지만, 화려함을 좋아한다면 콜로라도를, 단순함을 좋아한다면 레인저를 선택할 것 같다. 두 차 모두 오래 보아도 질리지 않을 디자인이라 평가할 수 있겠다. 매치이니만큼 승자를 뽑아야 하는데 콜로라도의 손을 조심스레 들기로 했다. 아직은 레인저의 단순하고 투박한 매력보다는 콜로라도의 화려한 매력이 더욱 끌린다.

INTERIORYU’S IMPRESSION픽업트럭이 실용적인 영역만 보면 되는 자동차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실내는 좀 세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그런 점에서 보면 콜로라도는 ‘세련미라고는 거의 느낄 수 없는 투박함’의 향연이 이어진다. 주요 정보들을 바늘로 표시하는 계기판, 크게 손을 들이지 않은 것 같은 스티어링 휠은 넘어갈 수 있지만, 디자인은 전혀 고려하지 않은 것 같은 기어 노브는 조금 그렇다. 항상 오른손으로 잡고 있기에는 편하지만 말이다.센터페시아를 채우고 있는 버튼도, 다이얼도 멋은 전혀 없다. 그러나 장갑을 끼고도 누르거나 돌리기는 편할 것 같다. 미국이라면 환영을 받을 만한 일이지만, 국내에서 픽업트럭은 주로 레저를 즐기는 데 사용하는 자동차이기에 환영 받기 힘들 것 같다. 그나마 시트가 편안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배기는 곳이 없다는 데 위안을 받아본다. 뒷자리는 조금 좁은 것 같지만, 성인이 타기에도 충분하다. 뒷유리 한가운데 창문이 있는데, 짐칸에 개를 태우고 교감하기 좋을 것 같다.

레인저는 콜로라도에 비하면 꽤 세련된 실내를 가졌다. 주황색 스티치로 멋도 냈고, 버튼은 가능한 한 예쁘게 다듬었다. 물론 미국 출신들이 만들었기에 무심하게 다듬어진 곳도 있지만, 그래도 가능한 한 많은 기능을 깔끔하게 담아내기 위해 노력했다. 스티어링 휠도, 기어 노브도 상대적으로 잡기 편하고 멋도 있다. 계기판도 꽤 깔끔하게 다듬어졌다는 인상을 풍긴다. 하긴 원래 포드의 계기판은 이전부터 모든 정보를 효율적으로 담아내는 데 신경을 썼었다.

키를 꽂고 돌려서 시동을 거는 콜로라도와 달리 레인저는 버튼으로 간단하게 시동을 건다. 스마트키라는 존재를 안 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벌써 키를 돌리는 법을 잊어버릴 정도가 되었나 보다. 시트가 편안하고 장거리 주행에서도 배기는 곳이 없는 것은 동일하지만, 레인저 쪽이 편안함에서 좀 더 우위에 있다. 뒷좌석 역시 레인저가 조금 더 넓다. 가족을 태우고 레저를 즐기기에는 레인저가 좀 더 나은 것 같다.

JO’S IMPRESSION두 차 모두 타자마자 놀랐다. 언제적 인테리어 디자인인지 가늠이 안 될 정도로 투박한 아날로그의 매력을 뽐낸다. 그런데 픽업트럭은 원래 이런 맛에 타야 하는 것 아니겠는가? 최신 기술과 다양한 편의 장비를 원하는 운전자들은 아쉬움이 많을 것이다. 심지어 콜로라도는 키를 돌려 시동을 걸어야 할 정도이니 말이다.덩치가 큰 픽업트럭답게 두 차 모두 높고 넓은 시야 확보가 가능하다. 시야는 시트 포지션이 높은 레인저가 더 높다. 시트의 크기 역시 레인저가 더 크고 편안하다. 2열 공간은 레인저가 더 쾌적하다. 레그룸에서도 제법 차이가 나며 푹신한 시트의 착좌감, 운전자의 몸을 붙잡아 두는 능력 역시 레인저의 승리다. 특히 실내의 전체적인 개방감이 레인저가 비교 우위에 있는데, 레인저를 타다가 콜로라도를 타면 실내가 갑갑하게 느껴질 정도로 차이가 크다.

두 차 모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UI의 구성과 사용의 편리성, 빠릿빠릿한 반응 속도는 콜로라도가 비교 우위에 있다. 사운드 시스템은 두 차 모두 기대 이상으로 훌륭하다. 둘 다 묵직한 베이스를 중심으로 하는 신나는 음악에 잘 어울린다. 센터페시아의 버튼 구성은 콜로라도의 승. 두 차 모두 직관적으로 배치를 했지만 레인저는 공조기의 작동을 모두 버튼으로 해야 하며 버튼을 누르는 촉감과 재질 역시 실망스러웠다. 반면 콜로라도는 다이얼 방식과 버튼 방식을 적절하게 조합했으며 특히 건반 타입의 버튼을 배치해 포인트를 준 것은 칭찬할 점이다.전체적인 실내를 구성하는 소재와 디자인은 레인저가 더 나은 편이다. 특히 시트의 옐로우 스티치와 와일드트랙 글자를 새겨 놓은 점과 조수석 쪽 대시보드에도 포인트를 준 것이 마음에 들었다. 스티어링 휠의 디자인은 두 차 모두 평범한 편이지만 손으로 쥐었을 때 두툼함과 스티어링 휠의 부드러운 가죽 소재는 레인저가 더 매력적이다.

인테리어도 승자를 가려야겠지. 인테리어 대결은 근소하게 레인저의 승리다. 결국 두 차 모두 투박한 아날로그 감성인 것은 동일한데, 레인저는 더 넓고 쾌적한 공간과 시트의 편안함이 인상적이다. PERFORMANCEYU’S IMPRESSION픽업트럭이라고 하면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미국 본토에서는 확실히 그렇게 사용하고 있고, 장점이 크기 때문이다. 콜로라도는 6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하기에 부드럽게 가속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경쾌함을 느낄 수 있을 정도는 아니지만, 답답하지는 않게 그리고 꾸준하게 속도계 바늘을 상승시킨다. 그리고 고속에서 추월이 필요할 때, 잠시 추월 차선에 들어섰다가 재빨리 돌아오는 데 있어 아무런 문제가 없다.

승차감 면에서는 약간의 단단함이 느껴진다. 아무래도 픽업트럭이기도 하고, 짐칸에 아무것도 싣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래도 생각보다는 부드럽고 편하다. 그리고 오프로드에 들어서면, 그때부터 콜로라도는 진가를 발휘한다. 진중하게 장애물을 돌파하고, 결코 빠르지는 않지만 어디든 극복해 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준다. 웬만한 오프로드에서는 굳이 기어를 4L로 맞출 필요가 없다. 이것이 바로 아메리칸 픽업이 줄 수 있는 감동일 것이다.

레인저는 가솔린이 아니라 디젤 엔진을 탑재한다. 그리고 국내 기름값 등을 생각했을 때, 이 선택이 좋다고 본다. 다행히 국내 소비자들은 픽업트럭이라는 장르에서 디젤 엔진을 선택하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 배기량은 2.0ℓ로 상대적으로 적지만, 출력은 충분히 나오고 무엇보다 디젤 엔진 특유의 토크가 발휘된다. 그리고 생각 외로 소음이 없다. 고속 주행 영역에 들어가면 가속이 조금씩 지체되는데, 제한 속도를 지키기에는 전혀 무리가 없다.콜로라도에 비하면 승차감은 상대적으로 부드러운 편. 고속도로보다는 도심 주행 또는 오프로드에서 저속으로 주행하는 것이 더 어울린다. 랩터 버전이 아니기에 오프로드 주행 능력을 조금은 잃어버렸지만, 그래도 웬만한 곳은 망설임 없이 돌파한다. 그것도 생각보다 경쾌하게 말이다. 오른발에 힘을 줄수록 돌파 능력이 더 높아지고, 조금 미끄러지는 것 같아도 결국은 진흙을 크게 튀기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역시 픽업트럭은 이 맛에 타는 것이다.

JO’S IMPRESSION아쉽게도 준비된 시승차는 가솔린 엔진과 디젤 엔진이다. 비슷한 엔진을 장착한 모델로 데려다 놓았으면 가장 좋았겠지만, 애초에 수입되는 모델이 콜로라도는 휘발유, 레인저는 디젤이다. 사륜구동 모델을 비교하면 둘의 판매 가격 차이도 크지 않다. 그렇다면 어떤 엔진이 운전자에게 더 매력적으로 다가오는지가 중요한 비교 포인트라고 볼 수 있다.

우선 콜로라도는 V6 3.6ℓ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과 8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은 312마력, 최대토크는 38.0kg∙m다. 그에 반해 레인저는 4기통 2ℓ 터보 디젤 엔진에 10단 자동변속기가 궁합을 맞춘다. 레인저의 최고출력은 213마력, 최대토크는 51.0kg∙m다. 가속하는 감각이 더 경쾌한 쪽은 포드 레인저다. 아무래도 디젤 엔진의 특성상 초반 토크가 높은 점이 주요한 이유일 것이다. 경쾌한 가속 감각에 비해 속도계는 느긋하게 움직이는데 시속 120km가 넘어가면 슬슬 힘이 빠지는 느낌이다.

콜로라도의 경우에는 경쾌하게 나아가기보다 묵직하고 부드럽게 가속한다. 넉넉한 배기량의 6기통 가솔린 엔진이 들려주는 음색도 합격이다. 고속주행에서도 힘이 남는 것이 느껴지며 최고속도는 시속 160km에 제한이 걸려있다. 항속주행 시 특정한 조건에 도달하면 6개의 실린더 중 4개의 실린더만 움직이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계기판의 V6 마크가 V4로 바뀌면 2개의 실린더는 쉬고 있다는 뜻인데, 전환되는 과정을 몸으로 느끼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자연스럽다.
두 차 모두 댐퍼의 스트로크가 긴 편이다. 대신 레인저는 스프링을 부드럽게 세팅했고 콜로라도는 그보다는 조금 더 단단한 세팅이다. 충격을 더 부드럽게 흡수하는 레인저는 코너에서는 출렁거리는 움직임을 보여주며, 콜로라도는 단단한 대신 코너에서 균형을 잃지 않으려 애쓰는 움직임을 보인다. 결과적으로 온로드 주행과 고속주행에서는 탄탄한 하체를 가진 콜로라도의 손을, 오프로드 주행과 시내주행에서는 레인저의 손을 들어줄 수 있겠다.글 | 유일한, 조현규  사진 | 최재혁 

SPECIFICATION _ FORD RANGER WILDTRAK길이×너비×높이  5490×1870×1850mm  |  휠베이스 3220mm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1996cc  |  최고출력  213ps최대토크  51.0kg·m  |  변속기  10단 자동  |  구동방식  4WD복합연비  10.0km/ℓ  |  가격  4990만원SPECIFICATION _ CHEVROLET COLORADO길이×너비×높이  5395×1885×1795mm  |  휠베이스 3258mm엔진형식   V6, 가솔린  |  배기량  3649cc  |  최고출력  312ps최대토크  38.0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4WD복합연비  8.1km/ℓ  |  가격  4649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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