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보의 전기차 시대 선언, 안전은 언제나 중요하다

  • 기사입력 2021.07.02 14:3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볼보가 2030년 전기차 회사로의 전면 전환을 선언하고 새로운 로드맵

그리고 기술들을 발표했다. 그리고 볼보답게 ‘안전한 전기차’를 만들겠다고 말한다. 그 안에는 다양한 협업도 있다.

글 | 유일한

각 브랜드가 잇달아 자동차에 전기 모터를 달겠다고 선언하는 시대이다. 그

안에는 이산화탄소를 감소시켜야 한다는 절박함과 그렇게 움직이는 산업이 있다. 탄소 중립을 논하지 않으면

이제 은행에서 돈조차 빌려주지 않는 시대가 왔다. 그리고 그 목표를 더 빠르게 달성하기 위해 각 나라들도

내연기관을 탑재한 신형 자동차의 판매를 금지하는 법안을 내놓고 있다. 당장 2030년부터는 내연기관만 탑재한 자동차를 팔기 힘들어진다.

이 시점에서 볼보는 과연 어떤 해답을 내놓았을까? 다른 브랜드와 마찬가지로

전기차 회사가 되겠다고 선언했다(수소를 사용하는 건 볼보 트럭이고 자동차와는 그룹이 다르다). 그렇다면 그 안에 어떤 이야기를 담았을까? 사실 전기차 회사로의

전환을 발표할 때만 해도 반신반의했지만, 그들의 이야기를 다 듣고 나니 많은 의문이 풀렸다. 그리고 볼보는 전기차 시대가 되어도 키워드가 되는 ‘안전’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안전을 위해 LiDAR를 선택하다

전기차 시대가 되면, 자율주행 또는 안전을 위한 센서는 더더욱 중요해진다. 이에 대한 해법은 제조사마다 다르지만, 볼보는 카메라와 레이더 외에도 LiDAR(단거리 레이저 레이더)를 꼭 추가하고자 한다. 볼보가 자체적으로 LiDAR를 확보하지는 않았기에, 여기에서 관련 기업이 등장한다. 바로 미국의 LiDAR 전문 회사인 ‘루미나(Luminar)’다. CEO인 오스틴 러셀은 17세에 이 회사를 설립했고, 26세가 된 현재도 연구에 매진 중이다.

루미나의 LiDAR는 시중에 판매되는 모델들보다 더 높은 해상도와

더 긴 감지 범위를 가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도로를 주행하는 동안 실시간으로 감지된 데이터는 자동차의

안전을 위해 사용된다. 그리고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고객이

동의할 경우 데이터를 볼보의 엔지니어들에게 보낼 수 있다. 이를 통해 구현할 수 있는 것은 각 나라의

지리에 대응하는 안정적인 자율주행 기술이다. 캥거루로 인해 호주에서 자율주행에 실패한 적이 있는 볼보이기에

가능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볼보는 그 동안 발생한 교통사고를 분석해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고 현장으로 가서 분석하는 기존의 방법을 계속 사용한다면, 안전한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데 약 50년 정도는 걸릴 것이라고 한다. 만약

고객들에게 실시간으로 데이터를 받는다면, 그 기간을 크게 단축시키면서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고

한다. LiDAR를 사용해서 더 안전한 자동차를 만들겠다는 것. 그것이

볼보가 나아가는 안전의 길이다.

배터리가 차체가 된다

전기차에서 배터리를 바닥에 배치하는 것은 기본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는 전용 플랫폼도 잇달아 발표되고 있다. 볼보 역시 그런 식으로 진화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앞으로 더 나은 배터리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현재 공급되고 있는 배터리 셀보다 에너지 밀도가 50% 이상 높은 셀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 볼보가 끌어들인

외부 업체는 스웨덴의 베터리 기업, 노스볼트(Northvolt)다.

이렇게 되면 주행 가능거리가 꽤 늘어난다. 향후 10년 이내에 1회 충전으로 1천 km를 주행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배터리 셀의 설계와 통합을 단순화하는

것을 통해 무게는 줄이고, 공간은 극대화하여 배터리 용량과 범위, 충전

시간을 크게 개선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한다. 그래서 볼보가 공개한 플랫폼을 보면 바닥에 배터리를 빈틈없이

채우도록 되어 있다. 필요한 배터리는 자체 생산분과 외부 공급 분량을 모두 합해서 조달한다고.

현재 볼보와 노스볼트는 100% 신 재생 에너지로 배터리 셀을 생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2025년까지는 다른 배터리 공급 업체들과도 이를 실현할 수 있도록 협력하고

있다. 아울러 가능한 경우 배터리를 재사용할 계획이며 에너지 저장과 같은 잠재적인 2차 활용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그리고 전기차를 충전하는 것 뿐만

아니라, 남은 에너지를 다시 집으로 끌어다 쓰는 것도 당연히 지원하게 된다.

소프트웨어로 정의되는 미래의 볼보

2018년에 엔비디아의 CEO, ‘젠슨

황’은 ‘미래의 자동차는 소프트웨어로 정의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볼보는 생각보다 그 미래를 빠르게 당길 것으로 보인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자체적으로 진행하면서, 볼보의 차세대 전기차에는

‘볼보. OS(VolvoCars.OS)’라는 명칭의 자체 운영 체제(OS)가

들어갈 것이기 때문이다. 차와 클라우드 전반에 거쳐 다양한 운영 체제를 통합한 하나의 일관된 소프트웨어 OS 환경을 만들 예정이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있다. 현재 차체 곳곳에 있는 제어 장치를

줄여나가는 것이다. 그렇게 하려면 제일 중요한 것이 바로 ‘강력한

성능을 가진 중앙 컴퓨터 제어 시스템’이다. 그 시스템을

제공하는 곳이 바로 ‘엔비디아’이다. 볼보의 차세대 전기차에 처음으로 탑재될 예정으로 비전 프로세싱(vision

processing)과 인공지능, 일반 컴퓨팅 및 인포테인먼트 분야를 지원하는 3개의 메인 컴퓨터로 구성된다.

구글과 함께 만드는 자동차 내 시스템

볼보가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활용해 자동차 시스템을 만든다는 것은 이미 알려져 있지만, 미래에는 그 협업이 더 강화될 것이다. 그리고 그 결과는 아주 심플한

형태의 대시보드와 계기판 그리고 필요한 정보만 간결하게 표시하는 UI로 구현될 것이다. 볼보와 구글은 엔지니어링과 디자인을 결합하여 최적화된 안전성에 초점을 맞춘 단순한 사용자 경험을 함께 구축하고

있다. 운전 중 관련성 수준에 따라 정보를 명확하게 분리, 운전자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설계 됐다.

고해상도 계기판은 운전 중 가장 중요한 정보인 속도와 배터리 전력 잔량 등을 보여주며 주요 정보는 HUD로 보여주기에 운전자가 시선을 돌릴 필요가 없다. 그리고 고품질

콘텐츠와 가독성 높은 정보, 반응도 높은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대형 중앙 터치 스크린이 도입된다. 고객에게 필요한 모든 기능을 터치 또는 음성 명령으로 쉽게 사용하도록 개발했으며 즉각적으로 필요한 정도 또한

여러 번의 터치 사용으로 불편함을 느끼지 않게 구현했다.

모든 것을 보여주는 콘셉트카, 콘셉트 리챠지

이 모든 기술을 종합한 자동차가 볼보의 새로운 콘셉트카, 콘셉트 리챠지(Volvo Concept Recharge)다. 단순히 디자인이 획기적으로

변했을 뿐만 아니라, 기술을 위한 디자인이 되어있다. 예를

들어 볼보가 안전을 위해 도입한 LiDAR는 정확한 감지를 위해 지붕에 위치했는데, 이전의 다른 자율주행차들처럼 ‘왕관’을 쓰지 않았다. 언뜻 보면 고성능 주행을 위해 지붕에 올려진 에어

인테이크 같다는 느낌이다.

시그니처 ‘토르의 망치(Thor’s

Hammer)’를 재해석한 헤드램프는 평상시에는 망치 형태로 LED 주간주행등 역할만 담당한다. 그러다가 밤이 되면 망치 가운데가 열리면서 헤드램프 유닛이 드러난다. 상당히

얇지만, 어두운 밤을 비추는 데 전혀 지장이 없다. 무엇보다

안전을 생각하는 볼보이니 말이다. 볼보의 또 다른 상징인 수직형 리어 램프는 빠른 크루징 속도로 전개되는

날개 세트 형태로 재창조돼 전반적인 공기 역학을 더욱 향상시킨다.

실내 역시 변화를 거쳤다. 먼저 평평한 차체 바닥은 모든 탑승자에게

더 많은 공간과 개선된 시트 포지션을 제공한다. 새로운 사용자 경험의 중심인 중앙 터치스크린은 차세대

커넥티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위해 15인치 대형 스크린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논리적이면서 직관적인 기술과 깨끗한 라인, 지속가능한 천연 소재의 광범위한 사용

통해 스칸디나비아 디자인의 특징인 평온하면서도 차분한 실내 경험을 제공한다.

볼보는 전기차 시대를 혼자서 만들 수 없음을 인정한 것 같다. 그래서

새로운 전기차 시대를 만들기 위해 여러 외부 협력 업체를 끌어들였다. 물론 자동차라는 것이 원래 그렇게

만들어지지만, 그 파트너들을 앞에 당당하게 내세웠다는 것은 또 다른 이야기다. 그리고 그 안에서 볼보의 철학을 융합하고 있다. 전기차 시대가 되어도

안전한 볼보라는 것 말이다. 볼보의 변화는 생각보다 빠르게, 그리고

치밀하게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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