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충전으로 어디까지 가니? 포르쉐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
2021-06-21 09:39


포르쉐 타이칸의 자존심이 상했다국내에서 1회 충전 주행 가능 거리 인증을 251~289km 밖에 못 받았기 때문이다그들의 생각은 다르다충분히 330km를 갈 수 있단다입증할 기회를 잡았다.  
 | 이승용  사진 | 포르쉐 코리아

포르쉐 타이칸이 한 번 충전으로 고작 289km를 간다며?” 질문에 돌아온 대답은 “말도 안 되지.” 코웃음 섞인 목소리였다. ‘외계인이 만든 스포츠카란 애칭을 달고 다니는 포르쉐가 만든 전기차인데 아무렴 그렇겠지.’ 괜히 의심했구나 싶지만대화 속에 깃든 의심의 싹은 머릿속에서 소복이 자랐다때마침 포르쉐 코리아가 입증할 기회를 만들었다강원도 인근의 산자락을 넘나드는 360km의 시승 코스를 마련하고 1회 충전만으로 주행 가능한지 달려보자는 초청장을 들이밀었다.

세련된 멋쟁이
포르쉐의 영혼이 담긴 포르쉐 최초의 전기차엔 꼭 담아야 할 의미들이 있다바로 강렬함짜릿함그리고 진보한 스포츠 DNA거기에 친환경효율이란 상반된 명제까지 꿰맞춰야 한다.
타이칸은 911보다 크고 파나메라에 못 미치는 어정쩡한 차체 크기지만포르쉐 고유의 디자인 언어에 따라 매끈하고 강렬한 실루엣을 보여준다.

낮은 무게중심 디자인으로 역동적인 이미지를 부여했고 길게 늘어뜨린 눈물 자국 모양의 헤드램프탄탄한 어깨 라인전동식 팝 아웃 도어핸들가로로 길게 이어진 리어 라이트 스트립액티브 쿨링 에어 플랩과 어댑티브 스포일러 등 시각적 요소와 공기역학적인 요소들이 조화롭게 어우러졌다그 결과 공기저항계수(Cd) 0.22를 기록했다동급 최고라고 한다포르쉐 최초의 전기차 타이칸의 디자인은 새로운 시대로 도약하는 브랜드의 미래를 담고 있다.

팝 아웃 도어핸들을 열면 독특한 감성을 경험하게 된다포르쉐 디자인 DNA는 분명한데 미래지향적이고 미니멀리즘을 추구한 디자인이 낯설다엄밀하게 말하자면 대시보드센터페시아글로브 박스센터 콘솔도어 트림 등 실내의 대부분에서 카본이나 메탈최고급 가죽은 보이지 않는다일반가죽올리브잎으로 무두질한 OLEA 클럽 가죽을 선택할 수 있으나 레더 프리(Leather-free) 인테리어를 강조하며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담백한 이미지를 선보였다비싼 배터리 가격이 에어댐의 립 스포일러사이드 스커트리어 디퓨저에 주로 쓰이던 카본을 버리고 플라스틱으로 대체하게 했고 호화롭게 실내를 휘감았던 최고급 가죽을 걷어내고 재생 소재 직물로 덮거나 싸구려 플라스틱 표면을 드러나게 했다환경을 위해 재활용 소재를 개발해 사용하는 건 좋지만이를 빌미로 1억이 훌쩍 넘는 스포츠카의 실내가 헐벗고 있다는 건 웃픈 일이다.


다행스럽게도 포르쉐 어드밴스드 콕핏은 16.8인치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장착한 인스트루먼트 클러스터와 10.9인치 중앙 디스플레이, 10.9인치 동승석 디스플레이로 고급스럽게 세팅되었다센터 콘솔에도 터치 컨트롤 모니터가 장착되었다이리저리 둘러봐도 물리 버튼은 시동 버튼과 스티어링 휠에 장착된 버튼들그리고 모드 스위치뿐이다디스플레이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받고 터치로 조절할 수 있다커브드 디스플레이 전체를 지도 화면으로 전환할 수 있다동승석 디스플레이는 차량 설정 기능을 제외한 대부분의 기능을 운전자와 동일하게 제어할 수 있어 편리하다.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의 초반 가속 퍼포먼스는 918 스파이더에 버금간다포르쉐 E-퍼포먼스 드라이브트레인의 최고출력은 490마력이지만론치 컨트롤을 켜고 오버부스트를 사용하면 최고출력이 571마력까지 상승한다최대토크는 66.3kg·m이다공차중량 2305kg의 차체를 끌고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4.0초 만에 주파하고 시속 200km 12.9초 만에 도달한다제원표만 보아도 괴물 같은 힘을 자랑한다.


배터리 최대 충전 전력은 270kW, 배터리 용량은 93.4kWh, 800V 시스템 전압을 사용한다오른쪽 프런트 펜더엔 AC 타입 1 DC CCS 1 콤보 단자가 있고 왼쪽 프런트 펜더에 AC 타입 1 단자가 있어 양쪽에서 충전할 수 있다손가락을 가져다 대면 충전 구가 자동으로 열리고 닫히는 터치식 버튼은 옵션이다앞바퀴와 뒷바퀴 모두에 영구 자석 동기식 모터(PMSM)를 탑재하고 뒷바퀴엔 2단 변속기를 적용했다에어서스펜션리어 액슬 스티어링, PDCC, 세라믹 브레이크를 장착하였다스포티하고 다이내믹한 주행 성능을 대담하게 즐길 수 있다.

목표 달성예상 주행 가능 거리 330km 이상
포르쉐는 기온이 20도 이상 35도 미만에서 도심 30%, 지방도로 40%, 고속도로 30% 비율로 주행했을 때 330km를 너끈히 갈 수 있다고 주장한다확인을 위해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의 운전석에 앉았다한 차에 두 명씩 타고 총 350km의 시승코스를 운전한다운전자 교대는 총 5출발을 위해 강원도 양양의 르네 블루 바이 워커힐 주차장에서 시동 버튼을 눌렀다클러스터의 정보는 오후 12 48외부 기온 21.5배터리 충전 상태 97%, 주행 가능 트립 미터 436km를 표시했다.


포르쉐 특유의 빠르고 화끈한 성능을 고스란히 이입한 타이칸 4S 퍼포먼스 배터리 플러스를 몰고 강원도 국도와 굽이진 산길고속도로를 달린다니 기대감에 가슴이 벌렁거렸다기어 셀렉트 버튼을 D로 바꾸고 출발했다이쯤에서 심금을 울리는 배기 사운드가 들려야 하는데 조용하기만 하다.
운전 재미를 위해 스포츠 모드를 켰다일종의 전자 배기음인 일렉트릭 스포츠 사운드는 기대에 못 미친다일상에서의 주행 거리를 확인하려는 거니 질주 본능을 살살 달래가며 연비(전비주행할 필요는 없더라도 무리하게 몰아붙일 일은 아니다.

레인지 모드로 바꾸고 여유를 갖기로 했다타이칸은 노멀스포츠스포츠 플러스레인지 모드를 선택할 수 있다모드 별로 회생제동장치의 개입 수준이 다르다결국 운동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바꿔 배터리에 축적하는 양도 달라진다이를 계기반을 통해 시각적으로 보여준다타이칸의 회생제동 제어장치는 모든 모드에서 이질감을 느끼지 못할 정도로 부드럽게 작동한다레인지 모드에선 가속과 감속 시 화석연료 차들과 별반 다름없을 정도로 이질감이 거의 없고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선 힘찬 가속만큼 가속 페달에서 발을 떼었을 때 제동력이 높아지며 이질감이 조금 느껴진다가속 페달만으로 운전이 가능할 정도로 회생제동이 강한 타사 경쟁모델들보다 회생제동이 부드럽게 작동하는 점은 큰 장점이다.


일반도로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했다스포츠 모드로 변경하고 가속 페달에 힘을 실었다가속 성능은 실로 기가 막힌다가속 페달을 밟는 대로 바닥을 낚아채며 냅다 달려 나갔다아마 가솔린 엔진이었다면 휘발유를 미친 듯이 태워도 이처럼 쉽게 빨리 달릴 수 없었을 거다. 8기통 가솔린 엔진 버금가는 성능이다기름값 아깝다고 생각할 필요 없으니 오른발에 힘을 계속 주게 된다.

경량 보디는 여러 면에서 차를 역동적이고 민첩하게 만들어준다물론 제동도 더욱 효과적으로 할 수 있다타이칸은 강철과 알루미늄을 고루 사용한 하이브리드 섀시다엔진과 변속기가 없는 순수 전기차니 가장 무게가 많이 나가는 부품은 배터리다바닥에 배터리를 깔아 무게 중심을 낮췄다앞서 말한 대로 공기저항을 최대로 줄일 수 있었던 디자인과 포르쉐 에어로다이내믹 시스템 덕분에 효율 못지않게 주행 감성도 높아졌다시속 90, 160, 200km에서 리어 스포일러가 솟아오른다마치 타이칸도 포르쉐 가문의 대를 잇고 있는 스포츠카임을 보여주는 행위 예술 같다.


강원도엔 해발 800m 이상의 백두대간 5개 령이 있다뱀이 산 전체를 서리서리 감은 듯이 꼬불꼬불 난 산악 도로를 오를 차례다대부분의 운전자는 이런 길을 맞닥뜨리면 의기소침해지기 마련이다힘도 좋아야 하고 차체도 단단해야 하고 하체도 탄력 있어야 하고 제동력도 강해야 한다그런 차라면 운전 실력이 조금 부족해도 자신감이 생긴다포르쉐 배지를 달고 있는 스포츠카를 몰고 있는데 기세를 부릴 만도 하다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바꾼 뒤 속도를 높였다머리띠처럼 크게 휘감기는 코너에서도, S자 형태로 갑작스레 이어지는 연속 회전 구간에서도 타이칸은 날렵하게 움직였고 의연했다.
 
섀시 강성은 누가 운전해도 알 수 있을 정도로 강렬하다브레이크 성능도 더할 나위 없다매의 날카로운 발톱처럼 지면을 움켜쥐었다몇 개의 령을 오르고 내리고 여기저기 고속국도를 달리다 보니 어느새 오후 7시가 되었다배터리 충전 경고등이 들어오고 이동 거리를 모니터링하라는 메시지가 계기반에 떴다외부 온도는 17주행 가능 거리는 56km. 출발했던 숙소까지 거리는 약 15km 남짓 된다피로도 몰려오고 배도 고파오니 절로 가속 페달을 힘껏 누르게 된다목적지에 도착했다트립 미터의 주행 가능 거리는 37km. 드디어 미션 클리어.
불신과 불안으로 시작했던 일정이었지만이젠 관대해졌다여러 상황과 조건에 따라 변수는 생길 테고 논쟁은 이어지겠지만타이칸 4S는 그랜드 투어러로 손색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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