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의 경량화가 가능하다고? 42dot의 로보택시

  • 기사입력 2021.06.18 13:31
  • 기자명 모터매거진

2021 서울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에서 만난 42dot는 LiDAR가 필요 없는 경량 자율주행차에 도전하는 스타트업이다. 그 면모를 조금이나마 보고 왔다.

글, 사진 | 유일한

‘2021 서울스마트모빌리티 엑스포’에는

제네시스 G80 전기차가 등장했고, 메르세데스-벤츠가 전기차 EQA를 국내 최초로 공개했다. 그런 화려한 무대 뒤에서 필자의 눈길을 끄는 회사가 있었다. 자율주행을

연구하는 스타트업, 42dot(포티투닷)이다. 부스에는 기아 니로를 기반으로 한 로보택시가 있었는데, 주행 기술을

공개하는 것보다는 ‘미래의 택시가 이렇게 변할 것이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 같았다.

2019년에 설립된 회사이기에 이름은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창업자인 송창현 사장의 이력이 눈길을 끈다. 그는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IT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개발 경험을 쌓은

경영자로, 네이버 최고기술책임자(CTO)를 거쳐 네이버랩스

설립을 주도했다. 또한 국내 최대 규모의 개발자 컨퍼런스를 주관하고,

국내외 유수의 기술 스타트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추진했으며, 제록스리서치센터유럽(XRCE)을 인수해 인공지능 등 미래 기술 분야 연구에 기여했다.

42dot가 내세우는 자율주행은 LiDAR(단거리

레이저 레이더)를 사용하지 않는다. 카메라와 일반 레이더만을

사용해 상황 인식과 판단, 차량 제어를 한다. 다양한 센서를

복합적으로 사용하는 자율주행차에는 LiDAR가 필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고, 자율주행 3단계 일반도로 주행을 인정받은 혼다도 LiDAR를 사용한다. 단점은 아직까지는 LiDAR 가격이 비싸다는 것, 그리고 예상 외로 전력을 많이 소모한다는

것이다.

미래에는 전기차가 많아질 것인데, 센서가 전기를 많이 소모하면 당연히

주행 거리는 줄어든다. 이 때문에 LiDAR가 필요 없다고

주장하는 회사들도 있다. 과연 이 경우에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지가 관건인데, 42dot는 가능하다고 말한다. 이미 국내 자율주행 시험장인 K-City에서 다채로운 주행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검증해 안전한 자율주행 기술을 입증하는데 성공했다고. 특히 신호등이 없는 교차로에서 우회전으로 진입하는 차량에도 반응한다고 말했다.

42dot는 센서와 함께 인공지능,

자율주행용 지도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인공지능이 자동차의 행동을 결정한다면, 지도는 나아갈 길을 명확하게 만드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이 분야에서도

오차가 적은 ‘고정밀 지도’가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는데, 42dot는 고정밀 지도가 아니라 기존 항법지도를 기반으로 하는 자율주행을 추구한다. 대신 필요한 인지 및 측위, 판단용 알고리즘은 지도에 담아내어 원활한

자율주행이 가능하도록 만든다.

이렇게 지도를 가볍게 만들면, 고정밀 지도에 비해 데이터 용량이 크게

가벼워지고 효율적인 비용으로 지도 생성과 업데이트가 가능하다. 42dot에 따르면 유지보수 비용이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그

외에도 자율주행을 제어하기 위한 뉴럴 컴퓨팅 유닛(Neural Computing Unit)이 있는데, 자율주행에 필요한 데이터를 낮은 전력으로 효율적으로 불러오는 역할을 한다. 탄통

크기의 고정밀 GPS(반입 시 군사 장비로 등록된다)와 트렁크를

가득 채우는 연산용 컴퓨터를 사용하던 게 불과 3-4년 전인데, 어느

새 이 정도로 기술이 발전한 것 같다.

여기까지는 기술에 대한 소개이고, 부스에 있는 로보택시를 살펴보면

미래의 택시가 어떤 느낌인지 대략적으로 알 수 있다. 운전석은 완전히 없애지 못했지만(자율주행이라고 해도 아직까지는 운전자가 탑승하면서 비상 상황에 대비하는 것이 좋다), 제대로 된 격벽을 두고 운전석과 승객석을 온전히 구분한 것이 눈에 띈다. 최근에

운전석에 투명 가림막을 설치하는 택시가 늘긴 했지만, 한 눈에 봐도 분리가 되어 있는 것이 심리적인

안정감에 큰 도움이 된다.

흥미로운 것은 조수석을 아예 없앴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 택시는 3인승(가운데까지 앉으면 4인승) 모델이 된 셈이다.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뒷자리에 앉아보면 개방감이 상당하다. 뒷자리에는 거대한 모니터가

있는데, 목적지와 주행 상황을 확인할 수 있다. 여기에 이동

중 즐길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기능이 추가된다면, 택시를 이용해서 이동하는 시간도 꽤 즐겁게 보낼 수

있을 것 같다. 그 아래에는 휴대폰 충전기가 있고, 요금

지불용 인식 패드도 있다.

42dot는 작년 12월에

국토교통부로부터 자율주행차 임시운행을 허가 받았다. 진정한 자율주행 무대에서의 시험은 이제부터 시작인

셈이다. 과연 부담을 줄인 모듈과 센서들이 안전한 자율주행에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가가 관건이 된다. 창업자인 송창현 사장이 최근 현대차·기아가 신설한 TaaS본부의

본부장이 된 만큼, 이 안에서 자율주행 기술 발전이 더 빨라질지도 모른다. 미래에 저렴한 가격에 안전한 로보택시를 이용할 수 있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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