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위스트 킹, BMW M5 컴페티션

  • 기사입력 2021.06.15 09:38
  • 기자명 모터매거진

문짝 4개 달고 이렇게 춤을 춘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스포츠 세단이라고 하면 세단이지만 스포티한 주행감을 주는 장르를 일컫는다. 많은 브랜드들이 고성능 스포츠 세단을 보유하고 있지만 누가 뭐라고 해도 이쪽 세계에서 최고는 BMW M5다. 1세대 데뷔 때부터 왕좌를 빼앗겨 본 적이 없다. 이는 벤츠 신도들도 인정할 것이다. 사나이 가슴 뜨겁게 하는 M5와 함께했다. 정확히 F90 M5의 마이너체인지 LCI 모델이며 컴페티션 버전이다. E세그먼트 세단에 이렇게 빨간색이 잘 어울리는 경우는 없다. 그렇다고 톤이 가볍지 않아 고급 세단으로서의 품위도 잃지 않았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많은 파츠의 날카로움을 세웠다. 인상을 결정 짓는 헤드램프는 이전보다 날렵하다. 주간주행등의 형상도 L자로 바뀌어 공격적인 눈매가 완성되었으며, 레이저로 밤을 환하게 밝혀준다. 키드니 그릴은 하나로 이어지면서 크기도 커졌다. 일반 5시리즈에는 가변 셔터 그릴이 달리는데 M5에는 없다. 고성능 버전이다 보니 셔터를 닫을 일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옆모습에서는 바뀐 점을 찾을 수가 없고 뒤쪽으로 이동하면 달라진 테일램프가 달려있다. LED 면발광의 면적이 커졌고 광도 역시 강해졌다. 밤에는 물론 낮에도 빨간등이 잘 보인다.

두툼한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가장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시트다. 슈퍼카에 달린 시트도 이 정도로 멋있진 않다. 헤드레스트에 로고를 수 놓는 대신 불이 들어오는 엠블럼을 박아 버렸다. 밤에 도어를 열면 이 엠블럼이 빛나는데 정말 근사하다. 또한 시트 자체의 성능도 뛰어나다. 착석감 좋고 사이드 볼스터도 적극적이어서 코너에서 운전자를 잘 잡아준다. 컴포트와 스포츠 모두 아우르는 시트다. 인테리어는 전형적인 BMW 스타일이며 곳곳에 M 파츠들로 포인트를 줬다. 엔진스타트 버튼과 M 버튼은 레드 컬러를 입히고 기어노브는 전투기에서 가져왔다.  이제부터 진짜 주행에 관해 이야기한다. 시승 환경은 극과 극이었다. 촬영 전에는 비 오는 공도, 촬영은 맑은 하늘 아래 트랙이다. 먼저 촬영 전 비가 내릴 때 M5를 탔다. 괴력을 품고 있기에 빗길이 두려웠다. 그나마 사륜구동 시스템이 탑재되었기에 불안함을 덜 수 있었다. 실제로 주행해 보니 고의로 가속 페달에 힘을 가져가도 트랙션은 유지되었다. 주행안정화장치가 예민해 조금이라도 슬립이 일어날 것 같으면 동력을 차단한다. 평소에는 편하고 안전하게 탈 수 있게 세팅되어 있다. 고속안정감도 뛰어나 음악에 빗소리를 더해 운치 있고 여유로운 크루징이 가능하다.

촬영 날이 다가왔고 레이싱 트랙에는 M5가 떴다. 트랙과 잘 어울리는 세단이 세상에 몇이나 있을까? 자기 집에 온 것처럼 M5가 웃고 있다. 드라이빙 모드를 트랙에 놓고 달려본다. 트랙 모드에서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도록 모든 전자 장비와 음악 및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이 비활성화된다. 직선 구간에서 고성능 전기차 수준의 가속력으로 금세 시속 200km를 찍어버린다. V8 4.4ℓ 트윈터보 엔진은 최고출력 625마력, 최대토크 76.5kg·m의 파워를 네 바퀴로 전달한다. 변속기는 ZF 8단 자동 유닛이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3초다. 스펙 그 이상의 가속력을 보여준다. 터보랙도 거의 느껴지지 않아 트랙에서 가속 타이밍을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직선 구간의 끝이 보이고 이제 곧 헤어핀이 나온다. 브레이킹과 동시에 다운시프트를 작렬한다. 듀얼 클러치 부럽지 않을 정도로 변속이 빠르고 공격적으로 기어를 내린다. 믿는 구석이 있어 브레이크 페달을 늦게 밟았다. 섀시와 파워트레인을 압도하는 브레이크 시스템이 달려 있기 때문이다. 디스크 로터 사이즈가 무려 앞 400mm, 뒤 380mm의 M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이 달려있는데 브레이크스티어와 노즈다이브 현상을 잘 억제했다. 트랙에서 브레이크 시스템은 혹사 될 수밖에 없는데 지구력도 상당하다. 폭풍 같은 한 세션을 타도 브레이크는 지치지 않는다. 또한 짧은 코너를 돌면서 제동을 걸어도 움직임은 흐트러지지 않는다. 큰 차를 타는 부담감을 브레이크 시스템이 날려버린다.

코너 성능도 엄청나다. 웬만해선 타이어 스키드음을 듣기 힘들 정도로 섀시 자체의 밸런스가 좋다. 1억 중반의 몸값에 선루프 대신 카본 파이버 루프를 다는 등의 정성들이 모여 이러한 몸놀림이 완성되었다. 고속코너뿐만 아니라 숏코너나 테크니컬 코너에서도 어리둥절하지 않는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쪽으로 넘기는 리듬이 자연스러워 과감한 스티어링 명령을 내릴 수 있다. 스티어링 피드백은 솔직하고 박자도 빠른 편이다. 스티어링 감도를 조절할 수 있는데 변화의 폭이 커 유용하다. 개인적으로 드리프트에는 가벼운 감도가 편했다.사륜구동이지만 드리프트를 할 수 있다. 주행안정화장치를 해제 하면 x드라이브를 설정할 수 있는데 이때 후륜구동 모드를 선택하면 리어 타이어를 활활 태울 수 있다. 과거 M5로 드리프트를 해 보긴 했지만 도넛을 그린 정도지 트랙에서 본격 드리프트는 처음이다. 긴 휠베이스에 파워가 넘쳐나니 프로 드라이버가 아니더라도 쉽게 드리프트가 된다. 흔히 스로틀 양과 스티어링 양이 딱 맞아 떨어지는 이븐 상태의 감각을 빠르게 찾을 수 있었다. 앞뒤 무게 밸런스가 좋고 그 중심도 낮아 하중 이동 리듬이 느긋하다.

휠베이스가 짧은 M2의 경우 리어 슬립이 일어남과 동시에 카운터스티어를 넣어야 스핀하지 않았는데 M5는 한 박자 늦게 스티어링 휠을 돌려도 거동을 잡을 수 있다. 게다가 BMW는 강제변속이 되지 않게 세팅할 수 있어 퓨얼컷에 걸린 채 터질 것 같은 배기 사운드를 즐기며 돌면 된다. 이렇게 구동축을 선택할 수 있는 기능만으로도 M5의 가치는 높다. 일반 운전자들 중에서 M5로 트랙에서 드리프트를 하는 일은 거의 없겠지만 이런 잠재력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오너의 프라이드는 진해진다.촬영은 끝났다. 드리프트 장면을 찍느라 고생을 했다. 사실 포토그래퍼가 힘들었지 드리프트만 하면 되는 나는 즐거웠다. 언제 M5로 비싼 타이어를 마음껏 태워보겠는가! 종종 주변 사람들에게 질문을 받는다. M5의 가장 큰 매력이 뭐냐고? 그때마다 난 ‘신호 대기 중 페라리를 만나도 주눅 들지 않는다’라고 대답한다. 언제나 이 장르 최고의 자리에 있기 때문이다. 이번에 탄 M5 역시 왕의 위엄을 보여줬다. 앞서 말한 스포티한 주행 감각을 지닌 세단이 아닌 슈퍼카처럼 달릴 수 있고 세단처럼 편하게 탈 수 있는 M5. 장르 그 자체인 M5의 최신 M5와의 만남이었다. 

SPECIFICATIONBMW M5 COMPETITION길이×너비×높이  4985×1905×1475mm휠베이스  2975mm  |  엔진형식  V8 터보, 가솔린배기량 ​​​4395cc  |  최고출력  ​​625ps  |  최대토크  76.5kg·m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7.6km/ℓ가격  1억6120만원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개의 댓글
0 / 400
댓글 정렬
BEST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수정
댓글 수정은 작성 후 1분내에만 가능합니다.
/ 400
내 댓글 모음
© 2024 모터매거진. All rights reserved. ND소프트
모바일버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