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지키는 군용차, 현대로템 K808 & K806

  • 기사입력 2021.06.11 09:10
  • 기자명 모터매거진

다루기 편하면서도 전장에서 빠르고 편안한 이동을 보장하며, 적들의 총탄에서 아군을 보호해줄 수 있는 자동차, 그것이 바로 장갑차다. 그중에서도 현대로템이 만든 차륜형장갑차는 기동성을 극대화해 전장을 지배한다. 
글 | 유일한  사진| 최재혁

차륜형장갑차는 말 그대로 무한궤도 대신 바퀴를 사용해 움직이는 장갑차다. 언뜻 생각해 보면, 총탄이 수없이 날아오는 전장에서 터지기 쉬운 바퀴를 사용하는 게 상당히 불리해 보인다. 하지만 장점도 확실히 갖고 있기에, 차륜형장갑차는 전장에서 환영을 받는다. 무엇보다 무한궤도 장갑차보다 빠르게 달리면서 승차감을 챙길 수 있어, 전장에 도착해서도 탑승한 병사들이 체력 저하 없이 움직일 수 있다는 게 큰 장점이다.

전장을 빠른 속도로 지배하라!현대로템이 만드는 차륜형장갑차는 두 가지, K808과 K806이다. 바퀴 수로 두 모델을 구분하는데, 808이 8개의 바퀴를, 806이 6개의 바퀴를 가졌다. 전방의 험로를 다니는 데는 808이 절대적으로 유리한데, 바퀴 8개와 동시에 공기압 조절 기능(CTIS)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험로에서 바퀴의 바람을 살짝 빼고 달릴 수 있으며, 일반도로에서는 다시 바람을 넣고 고속으로 달릴 수 있다. 미쉐린에서 만든 런플랫 타이어는 총탄에 펑크가 나도 기능을 유지한다.그렇다면 성능은 과연 어떨까? K808은 현대 상용차에 탑재하는 디젤 엔진을 개량하여 탑재하며, 최고출력 420마력을 발휘한다. 그래서 일반 디젤 엔진과는 달리 추운 겨울에도 시동이 잘 걸리고 원활한 기동이 가능하다. 경유를 사용하기 때문에 전장에서 보급이 늦어져도, 근처에 있는 주유소를 이용해 보충할 수 있다. 차체 양쪽에 있는 연료탱크는 적의 공격으로 한 쪽이 망가져도, 다른 쪽의 탱크를 이용해 주행할 수 있도록 만든다.

바퀴 구동력은 운전석에서 배분할 수 있는데, 평상시에는 2열과 3열의 바퀴만 굴린다. 그리고 비포장도로에 진입하면 여기서 4열 구동을 추가하며, 험지에서는 8개의 바퀴를 모두 구동한다. 그래서 험지를 가볍게 헤쳐나갈 수 있다. 배처럼 강을 건너는 것도 가능한데, 이때는 바퀴에 전달되는 동력을 끊고 차체 양쪽에 있는 워터젯을 이용한다. 806의 경우 평상시에는 2열과 3열 바퀴만 굴리고, 험지에서 6개의 바퀴를 모두 구동한다.

최고시속은 100km 이상을 발휘할 수 있는데, 0→시속 100km 가속 기록은 없다. 대신 0→시속 30km에 8초가 소요된다고. 운전 자체는 쉬운 편으로, 일반 자동차와 마찬가지로 스티어링 휠과 변속 레버, 그리고 가속 페달, 브레이크 페달을 갖췄다. 자동변속기를 사용하니 클러치는 없다. K808의 경우 운전석 왼쪽에 별도의 조이스틱을 갖췄는데, 강을 건널 때 사용하기 위한 것이다. 시동을 걸 때 계기판에 등장하는 태극기가 인상적이다.전장에서 탑승객을 보호하는 게 최우선 사항인 만큼, 운전 시 시야는 그리 좋지 않다. 게다가 운전석에 탑승하는 것도 꽤 힘들다. 일단 타이어를 밟고 올라간 뒤 차체 측면에 있는 사다리를 잡고 올라가야 한다. 이제 상부에 있는 도어, 아니 해치를 열고 운전석에 앉으면 끝이다. 평상시에는 해치를 열고 운전하고, 전장에서는 해치를 닫고 열감지카메라가 전송하는 흑백 영상을 보면서 운전한다.

장갑차는 과연 얼마나 편해졌을까? 만약 오래전에 탑승했던(아니, 지금도 존재할 것이다) 벤치 형태의 의자만 기억한다면, K808에 탑승하자마자 놀랄 것이다. 각 인원이 독립적으로 탑승할 수 있도록 별도의 좌석이 마련되었고, 헤드레스트를 갖추고 있으니 말이다. 4점식 안전벨트도 제공하는데, 기동력이 핵심인 만큼 한 번의 조작으로 모두 풀 수 있다. 에어컨도 틀 수 있어서, 여름에도 기동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다.K808과 K806은 수출 시장도 적극적으로 노리고 있다. 생각보다 많은 국가에서 수출 문의가 오고 있으며, 각국의 특성에 맞게 무기를 추가할 수 있는지 그리고 가격은 얼마인지 적극적으로 물어보고 있다고. 이에 따라 현대로템도 사항들을 적극 검토하고 있으며, 만약 모든 것이 잘 이루어진다면 K808과 K806이 방산 업계에서 수출 효자로 등극할 수도 있을 것이다. 물론 국내 시장의 요구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미래 장갑차의 모습은?현재 K808과 K806은 디젤 엔진을 탑재하는데, DPF 등 배출가스 후처리 장치는 적용되지 않았다. 군용 장갑차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지만, 아쉬운 일이기도 하다. 다행히 엔진만으로 유로 3까지는 대응할 수 있다고 한다(외국의 군용 모델은 유로 2를 간신히 대응하는 것도 많다). 만약 현재의 동력을 전기모터 또는 수소로 바꿀 수 있다면, 배출가스가 없으면서도 조용하게 전장에서 움직일 수 있을 것이다.원격 또는 자율주행도 적극적으로 연구되고 있다. 현재 현대로템은 국방과학연구소 부설 방위산업기술지원센터에서 발주한 기동전투체계 원격 무인화 기술 개발 제1과제 및 제2과제를 수주했으며, 2024년에는 자율주행 장갑차를 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한 번 개발하고 끝이 아니라, 지속해서 발전할 수 있는 바탕을 마련해 놓은 셈이다. 이 두 대의 장갑차가 전장에서 대한민국의 장병들을 안전하게 보호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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