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 더 숙성했습니다! 2022 르노삼성 XM3 TCe260

  • 기사입력 2021.06.11 00:24
  • 기자명 모터매거진

르노삼성의 대표적인 인기모델 XM3가 연식변경을 거쳤다. 수출형 모델인 아르카나의 디자인을 채용했으며 커넥티비티를 강화했다. 또한 기존에 단점으로 지적됐던 부분들을 일부 개선해서 돌아왔다.
글 | 조현규
 
최근 자동차 시장은 SUV의 무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각 제조사들은 여러가지 크기의 SUV를 만들어 소비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르노삼성은 그러한 시장에 눈에 띄는 차를 만들었다. 바로 쿠페형 SUV 디자인을 채용한 XM3다.

XM3가 외국 브랜드에서나 볼 수 있던 쿠페형 SUV의 디자인을 적용한 것은 성공적이었다. 소형 SUV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쳤으며 출시 초반 시장의 강자인 셀토스를 위협할 만큼 꽤 많은 판매량을 달성하기도 했다. 출시 1년이 넘은 현재 그러한 맹렬함은 잃었다. 이미 지난해 7월부터 판매량이 급격히 줄어들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새로운 차를 계속 선보여야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다. 소소한 변경을 거친 연식변경 모델이 주기적으로 시장에 등장하는 것이 그 이유다.‘New Generation’이라는 슬로건을 달고 등장한 2022년형 XM3는 소위 MZ세대라고 불리는 2030세대를 적극적으로 공략한다. 약간의 장식을 추가한 외모에 커넥티비티 기능을 강화하였고 첨단 주행보조 장치를 장착했다. 젊은 소비자들은 새로운 기능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적극적으로 공략하는 것이다.

파워트레인은 변경되지 않았다. 기존과 마찬가지로 1.3ℓ 터보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TCe260과 1.6ℓ 가솔린 엔진을 장착한 GTe다. 이번 연식변경에 하이브리드 모델은 등장하지 않았다. 도미닉 시뇨라 사장의 말을 빌리자면 현재 출시를 검토하고 있으며 조만간 이와 관련한 소식을 들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전동화는 현재 자동차 시장에서 피할 수 없는 바람이기 때문에 르노삼성의 입장에서도 최선의 출시 시기를 노리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굳이 바꿀 필요 있나? 이미 예쁜데XM3의 이번 연식변경의 방향은 내실을 다지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으로 잡았다. 그 말인 즉 디자인의 변화는 거의 없다고 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XM3의 디자인은 언제 보아도 신선하다. 여전히 도로를 지나갈 때 시선을 잡아 끄는 매력이 있다. 그만큼 디자인의 완성도가 높다. 쿠페형 SUV만이 줄 수 있는 비율과 풍성하게 살린 볼륨감은 여전히 섹시하다.그래도 연식변경 모델인 만큼 아주 약간의 변화는 주었다. 기존 안개등이 있던 자리에 Y자 크롬 가니시를 추가했다. 안개등은 주간 주행등이 그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프런트 펜더에 있는 가니시의 형태도 살짝 변경됐다. 마치 여배우의 립스틱 같은 매력적인 소닉 레드 컬러를 선택할 수 있으며 블랙 투톤 루프 또한 추가사양으로 마련했다.

측면과 후면 그리고 인테리어는 달라진 것이 없다. TCe 260 모델 기준으로 10.25인치 풀 디지털 클러스터와 9.3인치 세로형 디스플레이가 그대로 사용된다. 대신 새로운 기능을 추가했다. 우선 원격 시동 기능을 추가했다. 차 키의 잠금 버튼을 누르고 1.5초 내로 원격 시동 버튼을 3초간 누르고 있으면 비상등 점멸과 함께 시동이 걸린다. 또한 MY르노삼성 앱을 사용하여 스마트폰에서 차량으로 목적지 전송이 가능하다.
모빌리티 커머스 차량용 결제 시스템인 인카 페이먼트 기능을 동급 최초로 추가한 것도 특징이다. 주유소에서 비대면 주유가 가능하게 되며 편의점 혹은 식음료점의 드라이브 스루까지 가능하다. 이번 시승에서는 식음료점 드라이브 스루를 직접 체험해보았다. 직관적인 UI 덕분에 별 다른 어려움 없이 원하는 카페의 원하는 음료를 주문하고 결제까지 완료했다. 목적지인 카페 입구에 도착하여 상품이 준비되었다는 메시지가 확인되면 매장 호출 버튼을 눌러 내가 주문한 음료를 수령하기만 하면 된다. 드라이브 스루가 가능한 카페를 찾아 헤매지 않아도 차 안에서 주문 및 결제, 그리고 수령까지 한 번에 해내는 점이 꽤 매력적이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는다. 2030 세대를 정면으로 겨냥한 XM3가 반드시 개선해야 할 점이다. 최신 전자 기기들에 익숙한 2030 세대에게 XM3가 가지고 있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을지 모르겠다. 메뉴를 전환하거나 터치 반응 속도가 느릿느릿해 출시한지 오래된 전자 기기를 조작하는 느낌이다. 물론 단순한 연식변경 모델에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의 근본적인 변경을 바라는 것은 기자의 욕심이지만 다음 모델에서는 확실하게 개선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래도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서 고객들의 불만을 듣고 고치려 애를 쓴 흔적이 보인다. 특히 UI 구성에서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돋보였다. 특히 키보드 한/영 변환은 이전 모델에서 별도 메뉴를 통해 변경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지구본 모양을 한번 터치하기만 하면 된다. 또한 열선 및 통풍 시트의 조작도 기존에는 물리버튼으로 메뉴에 진입해서 별도의 ON/OFF를 터치하고 열선 혹은 통풍 강도를 선택해야 했다면, 이제는 물리버튼을 누르고 열선은 위 화살표, 통풍은 아래 화살표를 누르기만 하면 된다.

달리는 맛은 변함없어
시승한 모델은 1.3ℓ 터보 가솔린 엔진에 7단 DCT를 장착한 TCe260이다. 다임러 그룹과 공동 개발한 터보 직분사 가솔린 엔진은 실용영역이라 불리는 1,500rpm~3,500rpm에서 우수한 출력 성능을 가지고 있다. 최고출력은 152마력이며 최대토크는 26.0kg∙m다. 파워트레인 자체에 별 다른 변경은 없지만 변속기의 로직을 개선하여 DCT의 특징인 초반 울컥거림을 개선했다. 또한 이전 모델에서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서 변경할 때 변속기가 체결되는 시점이 느린 것이 불만이었는데, 이번 모델에서는 그러한 점도 고쳤다. 주차를 위해 전후진을 반복해도 이전 모델에서 느낀 불편함은 느낄 수 없었다.
엔진과 변속기의 궁합은 여전히 훌륭하다. 토크밴드를 앞으로 당긴 세팅인데 속도를 높여도 작은 배기량이 믿기지 않을 만큼 지치지 않고 차체를 이끌어 나간다. 반응이 빠른 변속기 덕분에 패들 시프트를 손가락으로 튕겨가며 감속과 재가속을 반복하는 재미가 있다. 방음은 딱 소형 SUV 수준이다. 엔진소음, 노면소음, 외부소음 등을 차단하는 능력은 특별히 뛰어나지는 않아도 일상적인 수준에서 크게 거슬리지 않는다.
서스펜션은 여전히 앞 맥퍼슨 스트럿, 뒤 토션빔이다. 기존 모델에서 호불호가 크게 갈리던 승차감을 다시 매만졌다. 드라마틱한 변화를 준 것은 아니지만 도로의 요철을 만난 상황에서 기존 모델보다 확실히 부드러워졌다. 코너링 능력은 여전하다. 가벼운 와인딩 코스에서 짜릿함은 아니더라도 찌릿함은 전달할 수 있을 정도다. 타이어가 비명을 지르며 코너를 도는 중에도 섀시와 서스펜션은 허둥대지 않는 평온함을 유지한다.
이번 모델에 새로 추가된 ADAS 기능도 시험해보자. 이번 연식변경에는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는 LCA와 정차 및 재출발을 지원하는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구성된 고속화 도로 및 정체구간 주행보조(HTA) 기능을 추가했다. 차로의 중앙을 유지하는 능력이 경쟁 모델에 대비해 탁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운전자의 편안한 운전을 지원하는 점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앞차와의 간격을 유지하는 모습도 자연스럽다. 유럽과 한국에서 약 40만km에 달하는 테스트를 거친 덕분이다.
르노삼성은 이번 XM3의 상품성을 개선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쏟아 부었다. 연식변경 모델의 수준에서 기대하던 것 이상으로 말이다. 유럽시장 수출을 시작하고 현지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국내 판매량도 더욱 개선되길 바란다. 시장의 치열한 경쟁은 결국 소비자들이 더 좋은 상품과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원동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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