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 마지막 NA의 정수

  • 기사입력 2021.06.09 15: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영혼을 끌어모아서라도 사야 한다. 확실한 페라리 코인이다.  
글 | 안진욱

어린이날에 페라리 스페셜 모델이 공개되었다. 812 슈퍼패스트를 베이스로 한 812 컴페티치오네다. 외관은 812 슈퍼패스트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분위기는 훨씬 공격적이다. 에어로다이내믹에 더 집중해 파츠들이 대거 교체되었기 때문이다. 먼저 전면부에서는 공기흡입구가 커진 범퍼가 눈에 띈다. 단순히 멋을 위함이 아니라 더 많은 공기를 흡입하고 냉각효율도 끌어올렸다. 프런트 범퍼 하단에는 스플리터를 달아 다운포스와 미적 지수 모두 향상시켰다. 범퍼 아래쪽 가장자리를 예리하게 접어놓아 거추장스러운 카나드윙을 달지 않더라도 프런트 그립을 확보할 수 있었다.

우아한 실루엣이 백미인 측면은 전형적인 롱노즈 숏데크 타입이다. 커다란 엔진을 최대한 프런트 액슬 뒤로 보내기 위해 이러한 라인이 만들어졌다. 프런트 펜더의 디자인이 812 슈퍼패스트와 다른데 이는 후드에 마련된 에어 덕트로 들어온 공기의 배출구가 마련되어 있어서다. 812 슈퍼패스트에도 프런트 트랙션을 위해 이러한 채널이 있었지만 812 컴페티치오네의 것이 훨씬 본격적이다. 20인치 휠은 스포크가 쭉쭉 뻗어 있는 형상이며 무게도 상당히 가볍다. 림 안을 채우고 있는 거대한 브레이크 캘리퍼는 SF90에서 가져왔다.  캘리퍼에 브레이크 쿨링 터널을 통합한 프런트 ‘에어로’ 캘리퍼(Front Aero Calliper)다. 레이스카를 보면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를 향하는 파이프가 있다. 브레이크 시스템을 식혀주기 위해서다. 엄청난 성능을 제어하기 위해 브레이크 시스템은 힘들게 일을 해야 한다. 계속되는 강한 제동은 디스크 로터와 패드에 높은 열을 발생한다. 패드와 디스크가 열을 머금고 있으면 제 성능이 나오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브레이킹 쿨링이 중요한데 이를 페라리는 정확히 알고 있다. 또한 이 캘리퍼를 달기 위해 프런트 서스펜션 레이아웃을 바꾸기까지 했다. 게다가 브레이크 디스크 로터 쪽으로 향하는 에어 덕트가 필요 없어졌기에 무게도 1.8kg 줄였다.

다시 외관으로 돌아와서 뒷모습을 살펴보면 날카로운 리어 스포일러가 인상적이며 리어 윈도가 삭제된 것은 파격적이다. 다운포스를 위해 리어 윈도를 없애고 알루미늄 패널 보텍스 제너레이터를 달았다. 루프를 타고 넘어오는 공기를 이용해 다운포스를 향상시키는 것이다. 한 가지 걱정되는 것은 후방 시야다. 자세히 보면 작은 샤크핀이 놓여있는데 여기에 카메라가 달려 있어 후방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이 차의 하이라이트는 엔진이다. V12 6.5ℓ 엔진으로 최고출력 830마력, 최대토크 70.9kg·m의 힘을 생산한다. 이 괴력은 7단 듀얼 클러치 유닛을 통해 뒷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2.85초, 시속 200km까지는 7.7초다. 최고시속은 340km에 달한다. 이미 ℓ당 100마력이 훌쩍 넘는 엔진을 더 끌어 올릴 수 있었던 요인은 엔진 회전수다. 9000rpm까지 돌리던 엔진이 이제 9500rpm까지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 커넥팅 로드, 피스톤, 크랭크샤프트 등의 파츠를 더 가볍게 설계해 엔진 리스폰스도 빨라졌다. 성능이 올라간 엔진에 맞춰 변속기도 손봤다. 데이터 로직을 더 공격적으로 다듬었다. 이로 인해 변속 속도는 5% 정도 빨라졌다.

812 컴페티치오네는 앞으로 잘 달릴 뿐만 아니라 옆으로도 잘 돈다. 우선 끈적끈적한 세미 슬릭 타이어 미쉐린 컵2R이 림에 끼워져 있다. 여기에 후륜조향시스템이 장착되어 휠베이스를 자유자재로 줄였다 늘였다 할 수 있다. 812 차가 꽤 큰 편이기에 이 시스템으로 보는 이득이 생각보다 크다. 마지막으로 초고성능 후륜 슈퍼카를 안전하게 탈 수 있게 도와주는 사이드슬립컨트롤 시스템 7.0 버전이 탑재되었다.812 컴페티치오네는 머지않아 작별 인사를 해야 할 자연흡기 엔진의 종점이다. 그리고 오픈 에어링이 가능한 812 컴페티치오네 A도 이 행사에서 공개되었다. 세계 부호들의 지갑 열리는 소리가 들린다. 몇 년 후면 이 작품들의 가치는 솟구칠 게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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