렉서스 전동화의 선봉, LF-Z ELECTRIFIED

  • 기사입력 2021.06.07 09:39
  • 기자명 모터매거진

하이브리드 기술을 가진 것에 비해 전기모터의 시대에 대응하는 게 늦는 것처럼 보였던 렉서스가
새로운 콘셉트카를 공개했다. 이 차는 오랜 시간 예리하게 다듬은 칼이 될 수 있을까?
글 | 유일한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이용해 빠르게 전동화 모델을 상용화한 렉서스지만, 최근에는 어쩔 수 없이 세계적인 경쟁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느낌을 받고 만다. 미래의 환경을 지키고 배출가스를 줄인다는 명제로 전기차들이 잇달아 등장하고 있는 현재, 렉서스에서 내세울 수 있는 전기차는 소형 크로스오버 UX를 기반으로 한 UX300e 뿐이다. 그래서인지 2025년까지 10종 이상의 전기차, PHEV, 하이브리드를 포함, 약 20종의 뉴 모델과 페이스리프트 모델을 투입한다고 발표했다.

그 선봉에 서 있는 자동차가 바로 렉서스가 이번에 발표한 LF-Z Electrified다. 이 차는 2025년까지 렉서스가 실현할 모든 것을 담고 있는데, 사실은 조상이 존재한다. 바로 2019년에 도쿄모터쇼 무대에서 공개했던 LF-30 Electrified다. 거대한 걸윙 도어를 가진 이 콘셉트카는 당시 구현이 힘든 것으로 여겨졌는데, 이번에는 LF-Z를 통해 좀 더 현실에 가까운 전기차를 만드는 것으로 정해졌다. 그래서 이 차는 렉서스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위에서 만들어진다.전기차는 엔진이 없기 때문에 디자인의 자유도가 높다. 그러나 최근 발표되는 전기차들은 대부분 비슷한 형태로 가고 있다. 디자인이 아니라 실루엣과 비율 구성이 그렇다는 이야기로, 엔진이 없기에 만들어지는 낮은 보닛, 바퀴부터 범퍼까지의 길이가 극단적으로 짧아지는 형태를 가진다. 물론 LF-Z도 예외는 아니며, 실제 모형을 볼 수가 없기에 섣부른 판단은 이르지만, 멋지다는 느낌은 전해지지만 렉서스만의 참신한 모습은 잘 느껴지지 않는다.

그래도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렉서스 특유의 스핀들 그릴이 전기차 시대에도 살아있음을 알 수 있다. 물론 형태만 남긴 했지만, 헤드램프를 장식하는 ‘L’자 형태의 LED 주간주행등과 더불어 렉서스의 모델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다. 후면은 꽤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보여주는데, 무엇보다 렉서스 특유의 L자 엠블럼이 아니라 ‘LEXUS’ 레터링이 적용된 것이 눈에 띈다. 혹시 사람들이 잊어버릴까 봐 그 아래 전기차라는 뜻의 ‘ELECTRIFIED’ 레터링도 붙였다.실내는 렉서스의 새로운 콘셉트, ‘타즈나(Tazuna)’를 기반으로 만들어졌다. 고삐 한 줄로 의사소통을 도모하는 사람과 말의 관계성에 모티브를 얻어, 스티어링 스위치와 HUD를 고도로 연계해, 시선 이동이나 번잡한 스위치 조작 없이, 운전에 집중하면서 내비게이션과 오디오, 드라이브 모드 등 다양한 기능을 조작할 수 있다. 렉서스 특유의 탑승객을 환영하는 콘셉트,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는 새로운 시대에도 그대로 살아있다.

배터리를 차량 바닥에 탑재하여 프레임의 강성화를 높이고 저 중심화를 실현하는 것은 크게 눈에 띄지 않는다. 그보다는 렉서스가 전기차에서 새롭게 선보이는 구동 제어 기술, 다이렉트4(DIRECT4)가 더 눈에 띈다. 모터의 구동을 제어해 운전자의 감성에 근접한 운전이 가능한 것은 물론, 상황에 따라 구동을 FF, FR, AWD로 바꿔 나간다. 액셀, 브레이크, 핸들 조작에 응해, 구동력 배분을 실행하며, 드라이버가 의도한 강력한 가속감과 경쾌한 코너링 성능을 제공한다.이 차는 스티어링 휠과 앞바퀴가 물리적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다.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 By Wire)’ 기술을 쓰기 때문인데, 이 기술은 제어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지지 않으면 위화감이 느껴지고 부자연스러운 운전이 되고 만다. 그것을 불식하기 위해서라도 더 철저하게 개발에 임할 필요가 있는데, 렉서스는 이미 그에 대한 준비도 마쳤다. 일본에 있는 ‘토요타 테크니컬 센터 시모야마’에 렉서스의 새로운 거점을 만들고 여기에서 모든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차를 발표하기 위해 등장했던 렉서스 인터내셔널의 사장, 사토 코지(佐藤 恒治)는 렉서스의 플래그십 쿠페, LC의 치프 엔지니어를 맡았었다. 꽤 재미있는 자동차를 만들었던 인물이기에 렉서스가 전기모터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시점에서도 ‘운전의 즐거움이 있는’ 자동차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LC 개발 당시 그의 오른팔이었던 엔지니어, 와타나베 츠요시(渡辺 剛)가 현재 전기차 프로젝트의 치프 엔지니어를 맡은 만큼 기대가 꽤 크다. 과연 렉서스는 그동안 칼을 갈고 있었을까? 당장 그 결과를 근시일 내에 두 대나 볼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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