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볍게 다룰 수 있어서 좋아! BMW 218d GRAN COUPE

  • 기사입력 2021.05.27 16:29
  • 최종수정 2021.06.28 17:13
  • 기자명 모터매거진

BMW에 입문하고 싶지만 3 시리즈가

부담이 된다면, 2 시리즈 그란쿠페는 어떠한가? 작은 체구이지만

의외로 실용적이고 다루기 쉽다. 어쩌면 BMW의 대중화는 2 시리즈가 담당할지도 모른다.

혹시 수수함 속에서 실용성을 챙기는 것을 좋아하는가? 이제는 많이

대중화가 이루어졌다고는 해도, 한국에서 BMW 모델을 구매한다는

것은 수수함을 버린다는 것과 마찬가지였다. 디자인은 물론 그 엠블럼과 스포츠를 지향하는 운동 성능 그리고

구매하는 가격 등 모든 조건과 연관성을 다 합하면 그렇게 된다. 2 시리즈 그란쿠페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그랬다.

다시 2 시리즈 그란쿠페로 돌아와 보자. 누군가에게 ‘엔트리 BMW’라는

키워드를 준다면, ‘3 시리즈’라는 대답을 내놓을 가능성이

가장 높다. 즉, 1 시리즈 또는 2 시리즈는 계산 외라는 것이다. 그나마 M2라는 고성능 모델도 기다리고 있긴 하지만(아, 이건 단종되었지……), 그란쿠페는 세단 모델과의 차이를 잘 모르겠으니

쉽게 선택할 수 없을 법도 하다.

정말 그런가? 사실 2 시리즈

그란쿠페는 수 많은 BMW 모델들 중에서 정말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모델이다. 4천만원으로 시작하는(이야기만 잘 하면 90만원 정도는 할인해주지 않을까)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도 있지만, 디자인에도 힘을 너무 주지 않았고 실내에서도 수수함과 함께 기능들을 편안하게 다룰 수 있다는 게 마음에 든다. 그래서 그 동안 잊고 있던 2 시리즈 그란쿠페의 매력을 잠시 살펴보는

시간을 갖고자 한다.

수수한 아저씨 BMW

그란쿠페라고는 하지만, 그 형태 때문인지 쿠페보다는 세단이라는 느낌이

더 강하게 든다. 디자인에서 희생이 이루어진 대가로, 뒷좌석과

헤드룸이 꽤 넉넉하게 확보됐다. 그래도 세단이 아니라 그란쿠페임을 고집하는 이유는, 뒷모습이 꽤 날렵하게 다듬어졌기 때문이다. BMW의 디자인 언어에

따라 날개 형상으로 다듬어진 양 쪽 테일램프를 검은 띠로 잇고, 그 가운데 BMW의 엠블럼을 배치했다. 번호판이 트렁크 쪽으로 올라와 있어서

위 아래 폭이 더 좁고 날렵해 보인다.

현재 판매하고 있는 BMW 3 시리즈가 멋있기는 하지만, 한정판 스포츠카가 자주 돌아다니는 도로에서는 아무래도 조금 위축되어 보인다.

그런 점에서 2 시리즈 그란쿠페는 그런 위축을 생각할 필요가 없어서 좋다. 다른 자동차들을 잡아먹을 것처럼 날렵한 형상도 아니고, 작은 크기에

실용성을 생각해 헤드램프 등 주요 부품들을 크게 다듬어놓았다. 신발로 비유하자면, 동네 산책 시 가볍게 신고 나가는 ‘크록스’라고나 할까?

그래서 보고 있으면, ‘아저씨의

BMW’라는 단어가 떠오른다. 수수해서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아는 사람은 그 멋을 알며, 슬쩍 지나가면서 감탄까지는 하지 않아도 ‘자동차 좀 고를 줄 아는구먼’이라고 중얼거릴 수 있는 그런 BMW 말이다. 그러한 수수함은 실내까지 이어지는데, 작은 크기의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화면, 평균적인 체형의 성인이 앉으면 꽉 차는 시트까지 그런 느낌을 강하게 전달한다. 심지어 별 다른 장식도 없다.

눈에 띄지는 않지만, 앉아보면 그 진가를 알 수 있다. 실내가 작긴 하지만, 적지는 않다.

성인 4명이 탑승해도 발을 뻗을 수 없다든지, 등받이를

마음대로 눕힐 수 없다든지, 그런 불만은 나오지 않는다. 심지어

그 탑승 인원들 중에서 2 명은 평소에 거대한 SUV를 이용하는데도

말이다. 트렁크가 조금 작은 것 같긴 하지만, 트렁크 입구가

너무 작게 열리는 것 같지만 그 정도는 넘어가자. 적어도 대형 마트에서 장을 보는 데 지장은 없으니

말이다.

시동 버튼을 누르면 최고출력 150마력을 발휘하는 디젤 엔진이 깨어난다. 생각보다 진동이 적고, 출력을 다루기가 편하다. 아무 생각 없이 오른발에 힘을 주었다가 갑자기 뛰쳐나가는 바람에 머리를 헤드레스트에 파묻고 마는 상황은 생기지

않는다. 그리고 중요한 것은, 이 출력이 부족하지도 넘치지도

않는다는 것이다. 아니, 조금 부족하다고 느끼는 상황은 올

수도 있지만, 그 때는 마음을 다스리며 자신을 추월하는 다른 차를 그냥 보내주면 된다.

한 가지 불만이 있다면, 그란쿠페의 엔진 라인업 구성이다. 기왕 들여온다면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218i 모델로 들여왔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디젤 엔진이라서 좋은 점이 있는데, 가솔린 모델과 달리 프리미엄 휘발유를 찾기 위해 긴 여정을 떠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길가에 있는 주유소들 중 하나를 골라 경유를 주입하면 끝이다. 가끔

가다 요소수를 같이 보충해주는 정도?

그리고 작은 자동차이지만, BMW 특유의 운동 성능과 주행 특성은

잊지 않았다. 앞 바퀴를 굴리는 모델이지만 회전 반경도 생각보다 작고,

좌우로 연속되는 코너도 꽤 빠르게 통과할 수 있다. 굳이 빠르게 달리지 않아도, 스티어링을 돌리는 것만으로 적극적인 운전이 만들어진다. 물론 M 패키지를 적용했기에 더 그렇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일반 모델이라고

해도 운전의 재미가 극단적으로 줄어들지는 않을 것 같다.

고속도로를 편안하게 달릴 수 있는 ACC 같은 기능은 없지만, 운전할 때 다가오는 피로가 꽤 적기 때문에 굳이 의존하지는 않게 된다. 게다가

간격을 띄워놓고 달리다 보면 꼭 빈틈이라고 생각하면서 진입하는 차들도 있고 말이다. 디젤 엔진의 위력을

빌리기에, 연비는 꽤 좋은 편이다. 고속도로에서 연비 운전을

한다면 리터당 20km도 달성할 수 있을 것 같다. 물론

시내 주행에서도 연료 게이지는 쉽게 줄어들지 않는다.

2 시리즈 그란쿠페는 ‘아저씨가

손에 쉽게 넣을 수 있는 수수한 BMW’라는 점에서 너무나 좋은 모델이다. 만약 지금도 BMW에 대한 꿈을 꾸고 있다면, 한 번쯤은 눈 딱 감고 질러봐도 좋을 그런 차라는 것이다. 그리고

뜻밖의 이야기를 하자면, 트렁크에 하이엔드 유모차 정도는 가볍게 적재할 수 있다. 가족이 갑자기 생겨도 걱정할 일 없다는 이야기다. 똥글똥글한 미니가

부담스럽다면, BMW로 전환을 해 보지 않겠는가?

SPECIFICATION _ BMW 218d GRAN COUPE

길이×너비×높이  4525×1800×1420mm  |  휠베이스

 2670mm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1995cc  |  최고출력  ​​150ps

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4.3km/ℓ  |  가격  ​​​​​​​​​4720만원(M 스포츠

패키지)

글, 사진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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