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세대의 꿈, BMW M3 & M4 컴페티션

  • 기사입력 2021.05.21 16:36
  • 최종수정 2021.06.28 16:49
  • 기자명 모터매거진

돌이켜 보면 M3는 세대를 거듭하면서 파격적인 변화를 시도했다. E30은 등장부터 파격적이었고 E36에서는 4기통 대신 실키식스를 달고 SMG까지 선보였다. E46은 완벽한 외모로 세상을 놀라게 했고 E92에서는 M3 역사상 최초로 실린더가 8개에 V형 엔진을 달았다. 거기에 듀얼 클러치 변속기로 무결점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F80에서는 8기통을 버리고 다시 6기통으로 돌아오면서 터빈 두 개를 추가했다. 그러면서 스포츠 쿠페의 상징이었던 M3란 이름을 M4에게 넘겨줬다. 신형 M3, M4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최초로 사륜구동 시스템을 선택할 수 있고, 듀얼 클러치 대신 토크 컨버터가 장착된다. 그런데도 다섯 번의 진화를 거치면서 변하지 않은 두 가지가 있다. 하나는 언제나 수동 변속기를 고를 수 있었고 다른 하나는 M3(M4)는 진리라는 것.

BMW를 타면서 이렇게 시선을 많이 받아 보는 것은 i8 이후 처음이다. 화려한 색상 탓도 있지만 그만큼 이 차를 기다리던 사람이 많았다는 것이다. 나 또한 그중 한 명이다.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들에게 다가온 신형 BMW M3, M4 컴페티션과 함께 촬영 중이다. 다행이다. 걱정했던 키드니 그릴이 실제로 보니 멋있다. 적응 시간이 길게 필요하지도 않다. 오히려 최신 비머 티가 나서 좋다. 조금 더 먼저 데뷔한 4시리즈와 비교하자면 프런트 그릴 테두리 유무 차이인데 없는 편이 훨씬 괜찮다.

전면에서 M3와 M4는 굳이 자세히 보지 않아도 구분이 가능하다. M4가 조금 더 넓고 납작한 맛이 있다. 헤드램프는 두 대가 같은데 4시리즈의 것을 가져왔다. 3시리즈의 것보다 더 얇고 길게 뽑힌 디자인이라 스포티한 맛이 산다. 게다가 레이저를 쏜다. 프런트 범퍼는 공기흡입구를 큼지막하게 뚫었고 음각과 양각을 자유자재로 사용하면서 금형 기술을 뽐낸다.  

자리를 옮겨 옆모습을 보자. M3와 M4는 BMW답게 극단적으로 짧은 프런트 오버행으로 전투적인 자세가 잘 나온다. 각각 매력 포인트가 있다. 먼저 M3는 공격적인 리어 펜더가 압권이다. 어느 각도에서 봐도 빵빵해 위풍당당하다. 다음 M4는 A필러에서 시작해 트렁크 리드까지 떨어지는 라인이 하이라이트다. 루프는 두 대 모두 카본 파이버로 만들어졌다. 이전 세대에서는 루프 가운데 부분을 파 놓은 형상이었는데 지금은 얇은 핀 두 개를 얹어놨다. 휠은 앞이 19인치, 뒤가 20인치로 다르다. 보통 슈퍼카에서 앞뒤 사이즈를 달리하는데 M카도 그렇게 세팅했다. 이는 뒷바퀴로 고출력을 안정적으로 다루기에 좋다. 휠 디자인은 기존 컴페티션 휠을 조금 다듬었다. 이제는 컴페티션 상징이 되었다. 타이어는 프런트 275/35, 리어 285/30 사이즈다. 시승차에는 카본 세라믹 브레이크 시스템까지 더해졌다. 성능도 성능이지만 금빛 캘리퍼는 오너의 어깨를 올려준다.

뒷모습은 어떨까? 예상 가능한 범위 안에 있다. M3는 3시리즈와 M4는 4시리즈와 비슷하다. 다만 리어 범퍼를 과격하게 꾸며 스포츠카 분위기를 더욱 확실하게 연출하고 있다. 총 4발짜리 머플러 커터는 원형으로 구경이 커 마음에 든다. 머플러 커터를 감싸고 있는 디퓨저 역시 근사하다. 공기를 정리해줌과 동시에 미적 지수도 올려준다. 트렁크에는 리어 립 스포일러를 달아놨다. 약간의 다운포스를 기대할 수 있다.  

두툼한 도어를 열고 따끈따끈한 신상의 실내로 들어간다. 각각 3시리즈, 4시리즈 기본형 모델 인테리어에 레이스카 분위기가 나는 아이템을 장착했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시트다. 여태 본 시트 중에서 가장 멋있다. 뒷면은 전체가 카본 파이버로 되어 있으며 방석 중앙이 봉긋하게 솟아있다. 처음에 탈 때는 불편한 것 같았는데 장시간 타도 힘겹지 않다. 오히려 코너에서 하체를 정말 잘 잡아준다. 그동안 허리만 잡아 주던 버킷 시트보다 한 단계 더 위, 진짜 본격적인 버킷 시트다. 거기에 착좌감도 훌륭하고 엠블럼에 화려한 불까지 들어온다.

뒷좌석은 M4는 외투나 가방이 앉는 자리이니 M3에만 앉아본다. 시트 두께가 얇아서 뒷좌석 레그룸이 더 확보되었다. 본의 아니게 뒷좌석 공간이 더 편해졌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다리와 머리 공간이 여유롭다. 등받이 각도 또한 적당히 누워 있어 장시간 앉더라도 힘들지 않다.

BMW 심볼이다. 무조건 달려야 한다. 다행히 날씨도 좋다. 참고로 공도에서 느끼기에는 두 대 모두 주행감이 거의 똑같았다. 지금부터 말하는 것은 두 대 모두의 이야기다. 후드 안에는 매콤한 파워유닛이 담겨 있다. 비머가 자랑하는 3.0ℓ 직렬 6기통 트윈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은 무려 510마력, 최대토크 66.3kg·m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3.9초, 시속 200km까지는 12.5초다. 이제 M3, M4가 0→시속 100km를 3초대에 진입하는 시대가 왔다. 수치가 보여주듯 가속력이 맵다. 최근 이보다 높은 출력의 차들이 많지만 그들과 결이 다르다. 체감적으로는 거의 600마력이다. 고속에서도 파워가 남아돈다. 실제로 같이 달려보진 않았지만 기억을 더듬어 보면 포르쉐 911 카레라 S 이상의 가속력인 것 같다.

변속기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누구도 F 보디에서 듀얼 클러치 유닛이 마지막일 줄은 몰랐다. E92부터 지난 F80, F82의 변속기는 번개 같은 변속 속도와 박력 터지는 변속 충격으로 운전자의 흥을 일으켰다. 신형 M3, M4에서는 사륜구동 시스템도 추가될 예정이기에 변속기도 토크 컨버터로 바꿨다. 실제로 타보니 변속 속도도 빠르고 다운시프트에도 적극적이긴 하나 듀얼 클러치의 직결감이 사라져 살짝 아쉽다. 만약 내가 M3 혹은 M4를 산다면 무조건 사륜구동 옵션을 고를 것이다. 사륜구동 특유의 안정감도 얻고 원할 때 후륜구동으로  변신도 가능하니깐. 일반적으로 x드라이브를 달면 성인 남성 몸무게 정도 늘어나는데 그 정도는 상쇄할 수 있는 출력을 가지고 있다. 여하튼 갈수록 M3, M4도 흐름에 따라 운전하기 쉽게 변하고 있다.  

그렇다고 이번 세대가 운전하기 쉽다는 것은 결코 아니다. 1000마력대 차까지 몰아봤지만 예민한 차가 고출력보다 몰기 어렵다. M3, M4는 정말 예민한 차다. 운전을 잘해야 지니고 있는 성능 전부를 이끌 수 있다. 단순히 직선에서 밟는 것은 누구나 가능하지만 코너에서 날카로움을 보여주기 위해서는 보통의 운전 실력으로는 볼 수 없다. 나 역시 M3, M4의 진면목을 알긴 힘들다. 스티어링 피드백은 빠르고 솔직해 앞머리가 경쾌하게 방향을 잡는다. 엔진 리스폰스도 상당히 빨라 코너에서 스로틀을 미세하게 조절하며 조향에 들어가야 한다.

코너링 성향은 거의 뉴트럴이다. 살짝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이보다 언더스티어 농도가 옅어지면 운전하기 어려울 것이다. 코너링 한계가 높아 웬만해서는 타이어 스키드 음을 듣기도 힘들다. 욕심을 조금만 부려도 뒤가 미끄러지려 한다. 허나 결국에는 주행안정화장치가 스스로 브레이크를 잡아 주기에 한국인이 좋아하는 결말은 일어나지 않는다. 복합코너에서도 섀시가 엉키지 않고 잘도 돌파한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자연스레 넘긴다. 하체가 탄탄해 트랙에서 별도의 튜닝 없이도 재미있게 탈 수 있을 것이다.

트랙으로 가지고 가고 싶은 이유 하나가 더 있다. 이번 M3에는 비머가 장난감 하나를 심어 놨다. 바로 엠 트랙션 컨트롤이다. 쉽게 말해 드리프트 각도를 정할 수 있다. 쉽게 말하면 얼마만큼 미끄러트릴지는 미리 정해 놓고 그 범위가 벗어나면 주행안정화장치로 거동을 안전하게 잡아 주겠다는 것이다. 휠 슬립 방지 기능을 운전자의 성향과 요구에 맞게 10단계 맞춤식으로 조절한다. 그뿐만 아니라 다이내믹한 코너링에서의 드라이빙 통계를 기록 및 평가하는 M 드리프트 애널라이저, 각 트랙 세션을 진행하며 쌓인 랩 타임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M 랩타이머 등의 기능도 준비되어 있다. 이런 오락 요소를 갖춘 차는 없다.

브레이크 시스템도 특별하다. 서로 다른 두 가지 브레이크 반응과 페달 감각 세팅을 제공하는 M 전용 통합 브레이킹 시스템도 포함된다. 페달의 민감도를 조절 할 수 있는데 그리 예민한 편이 아니라 차이가 느껴지진 않았다. 브레이크 시스템은 출력과 섀시를 다스리기에 충분하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페이드나 베이퍼록 현상이 일어나지 않는다. 노즈다이브와 브레이크스티어도 잘 잡아 안정적인 제동이 가능하다. 또한 코너를 돌면서 감속해도 차체가 라인 안으로 말리지 않는 완벽한 브레이킹 퍼포먼스를 보여준다.

다시 한번 더 말하지만 역시는 역시다. 예상컨대 다음 세대 M3와 M4는 4기통으로 나올 것이다. 400마력 정도 출력을 가진 4기통 엔진에 200마력짜리 전기모터를 달고 나오지 않을까? 그러면서 1세대 E30 M3는 4기통이었다며 광고하면서 등장하겠지. 그 얘기인즉슨 이번 M3(M4)는 M3 역사상 순수하게 내연기관만을 가진 M3로 남을 가능성이 있다. 또한 최초의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한 역사적 모델이기도 하다. 언제나, 늘 M3, M4는 최고의 모습만 보여줬는데 이번에도 기대 이상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이 시대 스포츠카의 기준은 항상 M3(M4)가 정했고 지금도 정하고 있다.SPECIFICATION _ M3 COMPETITION길이×너비×높이  4794×1903×1433mm  |  휠베이스 2857mm엔진형식 ​​I6T, 가솔린  |  배기량 6750cc  |  최고출력  510ps최대토크  66.3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연비  - km/ℓ  |  가격  ​-SPECIFICATION _ M4 COMPETITION길이×너비×높이  4794×1887×1393mm  |  휠베이스 2857mm엔진형식 ​​I6T, 가솔린  |  배기량 6750cc  |  최고출력  510ps최대토크  66.3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RWD연비  - km/ℓ  |  가격  ​-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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