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소에 진심인 토요타, 내연기관의 새로운 미래가 그려질까?

  • 기사입력 2021.05.03 16:19
  • 최종수정 2021.06.28 16:54
  • 기자명 모터매거진

토요타가 새로운 자동차를 레이스에 투입한다. 그런데 휘발유가 아니라

수소로 움직인다고 한다. 어쩌면 ‘신세기 사이버포뮬러’의 시대는 토요타가 열어갈지도 모른다.

토요타가 일본에서 열리는 ‘슈퍼 타이큐 시리즈’에 새로운 자동차를 투입한다고 선언했다. 슈퍼 타이큐 시리즈는 비록

일본에서 열리는 레이스이지만, 한국타이어가 후원을 하고 있으며 모든 자동차가 한국타이어를 신고 달리고

있기에 주목할 만 하다. 그런데, 토요타가 이 레이스에 투입하는

자동차가 좀 독특하다. 형태는 코롤라지만, 휘발유 대신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기 때문이다.

갑자기 등장한 수소 자동차에 모터스포츠에 관심 있는 사람들이 깜짝 놀랐다.

미라이가 아닌 새로운 수소차의 등장?

다시 한 번 더 짚어보자. 토요타에서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자동차를

언급한다면,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료전지차인 ‘미라이’를 떠올릴 것이다. 그런데 이번에 등장한 코롤라는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지만, 전기 모터가 아니라 제대로 된 엔진을 갖추고 있다. 즉, 기존의 미라이와 같은 연료전지차가 아니다. 엔진을 갖추고 있고, 휘발유 대신 수소를 태울 뿐이다. 내연기관의 시대가 끝났다고 대부분의

브랜드가 포기하는 이 시대에, 이런 방법을 끌어냈다고?

일단 흥분은 잠시 접어두자. 엔진에 휘발유 대신 수소를 넣어 태우는

방식은 이미 오래 전부터 다른 브랜드에서도 연구했던 방식이다. BMW도 이를 연구했었고, 심지어 현대차도 티뷰론을 토대로 연구를 진행했었다. 이 방식이 빛을

보지 못한 이유는 의외로 단순한데, 넥쏘에도 사용하는 연료전지 방식이 더 효율이 높았기 때문이다. 정상 부하의 운전 조건에서 연료전지차는 휘발유보다 45% 높은 효율을

보인 반면, 수소 내연기관은 15~25% 증가밖에 보이지

못했다.

그래서 토요타도 미라이를 연료전지차로 만든 것이지만, 사실 연구소

내에서 수소 내연기관에 관한 연구는 계속되고 있었다고 한다. 자동차의 형태로 만들어진 것은 최근의 일로, 지난해 말 즈음에야 탈 수 있는 자동차가 완성되었다는 것이다. 환경을

고려하면서도 소음과 진동을 가졌고, 그래서 자동차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주목할 만 한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다. 그래서 렉서스 인터내셔널의 사장인 사토 코지(佐藤恒治)가 그 차를 직접 도요다 아키오에게 갖고 갔다.

도요다 아키오는 당시 코로나 때문에 임시로 연수소에서 살고 있었는데, 당시

여러 가지 자동차를 시험하고 있었다. 그 때 사토 코지가 새 차를 갖고 왔고, 레이서인 ‘코바야시 카무이(小林可夢偉)’와 함께 시험했다가 좋은 느낌을 받았다고 한다. 그 때 떠오른 것이

바로 “24시간 레이스 출전”이라고. 24시간을 버티는 자동차라면 분명히 좋을 것이고, 모터스포츠에서

단련하는 것이 단기간에 기술을 발전시키는 데 더 좋기 때문이다.

수소의 가능성을 보다

수소는 휘발유보다 연소 속도가 8배 가량 빠르다. 따라서 가속 페달의 응답이 빨라지고 저속 회전에서도 토크의 상승을 기대할 수 있다. 단, 그 특성으로 인해 실린더 내부는 고온과 고압을 견뎌내야 하며, 그 때문에 열 관리가 생각보다 까다롭다. 엔진의 최고출력부터 시작해

배기량 등 모든 구성을 꼼꼼하게 고려해야 한다. 엔진만 테스트했을 때는 기존의 휘발유 엔진과 동등한

출력을 냈기 때문에, 레이스 무대에서도 통할 것이라고 생각할 뿐이다.

현재 테스트를 진행하는 코롤라는 내연기관의 엔진을 거의 그대로 사용한다. 토요타가 GR 야리스에 탑재하는 1.6ℓ 3기통 엔진을

그대로 갖고 와 탑재하며, 수소에 맞춰 인젝터와 점화 플러그를 변경했을 뿐이다. 배출가스는 조금 있는데, 수소가 아니라 실린더 내벽에 조금 남아있는

엔진오일이 타면서 발생하는 것이다. 그래도 기존 휘발유 자동차에 비하면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며, 심지어 냄새조차 나지 않는다.

제일 큰 문제는 역시 연비다. 이 차는 후지 스피드웨이에서 테스트할

당시 10바퀴 이상을 주행한 후 연료를 보급했다. 후지 스피드웨이의

길이가 약 4.5km이니, 약 50km를 주행한 셈이다. 게다가 수소를 충전하는 데 10분 정도가 걸리니, 휘발유 자동차보다 압도적으로 불리한 위치에

있다. 물론 전기차의 충전보다는 상황이 훨씬 낫지만, 레이서는

물론 피트에서 근무하는 인원들까지 자동으로 내구레이스에 참가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 정부가 ‘내연기관 종말’을

선언했을 때 도요다 아키오는 크게 반발했고 “일본에는 일본만의 방법이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당시에는 ‘하이브리드에

목을 맨 토요타가 전기차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면서 내는 단말마’ 정도로 여겨졌지만, 사실은 ‘거대한 칼을 숨겨둔 아키오의 자신감 넘치는 메시지’였던 셈이다. 과연 토요타의 수소 레이스카는 내연기관의 수명을 무한대로

가져갈 수 있을까? 앞으로 이어질 레이스가 그 답을 알려줄 것이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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