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세데스 벤츠의 기함 S클래스, 디자이너에게 묻다

  • 기사입력 2021.04.25 17:09
  • 기자명 모터매거진

메르세데스 벤츠의 플래그십 모델인 S클래스가 풀체인지를 단행했다. 한국 시장에는 오는 28일 정식으로 공개하겠다고 알려진 가운데, 메르세데스 벤츠의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즈닉(Robert Lesnik)’과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하르트무트 싱크위츠(Hartmut Sinkwitz)’ 에게 S클래스 디자인에 대한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었다.

사진 : 익스테리어 디자인 총괄 ‘로버트 레즈닉(Robert Lesnik)’

사진 : 인테리어 디자인 총괄 ‘하르트무트 싱크위츠(Hartmut Sinkwitz)’

더 뉴 S클래스의 디자인이 전체적으로 젊어져 고풍스러움이 사라졌다는 평가가 있다. 신형 S클래스를 디자인할 때 의도와 중점을 둔 부분은 무엇인가?
로버트 레즈닉(이하 RL) : 자동차 디자이너의 관점에서 바라볼 때, 어느 브랜드나 불변의 디자인 아이콘이 있다고 생각한다. S클래스 역시 마찬가지다. 수십 년 동안 S클래스는 ‘후방으로 기운 비율(Backward propotion)’을 핵심 디자인 요소로 유지해왔다. 하지만 시대가 변화함에 따라 디자인 또한 달라지기도 하는 법이다. 그래서 새로운 S클래스는 보다 디지털적인 요소를 곳곳에 적용했다.
메르세데스 벤츠 디자인의 두 가지 핵심 요소는 아름다움과 비범함이다. 가장 아름다운 제품인 동시에 특별한 자동차로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 아름답고 인상깊은 디자인을 선보이는 동시에 누구도 예측하지 못하고 어디서도 보지못한 특별한 요소를 전달하고자 하는 원칙을 추구했다. 아마 고객들도 이런 부분을 잘 파악할 것이라 생각한다. 예를 들어 훨씬 슬림해진 라이트를 볼 수 있는데, 최첨단 기술을 도입함으로써 한층 얇은 램프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었고, 리어 램프의 비율을 기존과 다르게 적용할 수 있었다. 수평적인 리어 램프 비율과 전면부의 그릴 비율 등이 바로 이러한 혁신적인 디자인의 예시다.
또한 하나의 S클래스이지만 AMG나 마이바흐 등 특징에 따라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어야 한다. 같은 S클래스지만 어떤 것은 퍼포먼스 라인, 어떤 것은 럭셔리 라인임을 느낄 수 있도록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 결과물 역시 아주 성공적이라고 평가한다. 하루 빨리 대한민국의 도로에서 S클래스를 만나 이런 부분을 느껴보길 바란다.

그렇다면 신차를 디자인할 때 새로운 기술과 디자인 요소를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기술과 디자인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는지?RL : 새로운 기술을 계속 도입하는 것이 우리들의 당연한 임무다. 하지만, 이것이 문제로 인식되었던 적은 없다. 언제나 새롭고 멋진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선 새로운 기술을 공격적으로 두드러지게 배치하기보다는 자동차의 전반에 은은하게 스며들어 있는 요소로 전달하고자 한다. 마치 무대위에서 다른 것들과 함께 멋진 작품을 이루고 있는 모습처럼 말이다.이것의 좋은 예가 바로 프런트 그릴이다. S클래스의 그릴은 거의 예술작품과도 같다고 표현하고 싶다. 다른 차들과는 다르게 다양한 종류의 센서를 탑재하고 있기에 이를 직접적으로 보여주기 보다 몇 번에 걸쳐서 조금씩 발견해낼 수 있게끔 만들었다. 또한 헤드램프와 리어램프에도 혁신적인 기술이 포함되어 있다. 바로 ‘디지털 스카이라인’이다. 전면부는 램프 하나에 130만 개의 픽셀이 포함되어 총 260만개의 픽셀이 헤드램프에 탑재되며 이를 통해 헤드램프를 보다 컴팩트하게 만들 수 있었다.

메르세데스 벤츠 본사에서는 한국 소비자의 특성을 어떻게 파악하고 있는가?RL : 우선 우리는 새로운 자동차를 설계하고 디자인할 때 특정 시장을 겨냥하지 않는다. 대신, 전세계에서 선호하는 부분을 파악하고 이를 반영해 개발 및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S클래스와 같은 럭셔리 영역에서는 전반적으로 소비자들의 취향과 선호도가 비슷한 편이다.세단 시장은 한국이 아주 중요한 시장이다. 그래서 한국을 포함한 여러 주요 시장에서 ‘카 클리닉’이라는 형태의 세션을 운영하고 있다. 고객들과 의견을 나누는 과정으로 보통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기 2년 전부터 이런 작업들을 진행한다. 특히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의 고객들이 S클래스가 속한 제품 세그먼트를 열정적으로 좋아한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고객들이 사회적 지위와 존재감을 드러내는 요소를 원하면서도 이런 부분이 직접 드러나는 형태보다 미묘하고 톤 다운된 형태로 적용되는 것을 원하는 것으로 파악했다. S클래스의 경우 측면부만 보아도 S클래스라는 것을 명확하게 알 수 있다. 전반적인 윈도우 그래픽과 내부의 시트 포지션, 속도감을 느낄 수 있을 만한 각도 등 S클래스에서만 누릴 수 있는 점이 반영되지 않았나 생각한다.하르트무트 싱크위츠(이하HS) : 우리 팀에는 몇몇 한국인 디자이너들이 함께 일하고 있다. 그들을 보면 늘 최첨단의 하이테크 기능을 도입하는 것을 좋아한다. 앞서 말한 헤드라이트 및 내부 터치스크린의 하이테크적인 요소들에 기대가 많다. 아마 한국 고객들의 취향이나 선호도에 대한 요소가 이들을 통해서도 반영이 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새로운 S클래스의 내부 디자인 역시 많은 변화가 있다. 기존 가로형 배치에서 세로형 배치로 바뀐 디스플레이가 눈에 띈다. 또한 물리버튼 역시 사라진 것을 볼 수 있는데, 어떤 인상을 강조하고자 했는가?HS : 현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혹은 태블릿처럼 터치스크린을 통해 작동하는 기기들에 익숙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고 있다. 그래서 이제 자동차의 인테리어에도 터치스크린을 적극적으로 적용할 준비가 된 시대라고 느끼게 되었다. 어떻게 하면 터치스크린 기반의 아키텍처를 구축하되, 메르세데스 벤츠의 럭셔리한 요소를 전달할 수 있을지 끊임없이 고민했다. 왜냐하면 그저 터치 스크린 기능을 무조건 적용해 둔탁해 보이거나 우아해 보이지 않는 디자인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아니기 때문이다. 이런 니즈들을 모두 반영하는 디자인을 찾아내고 구축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운전자와 조수석의 승객까지 모두 편하게 사용하며 S클래스의 인테리어에 맞는 우아함을 전달할 수 있는 것을 추구했다. 그래서 실제로 스크린을 탑재할 때도 승객에게 아주 가까우면서 편안하게 사용할 수 있는 40° 각도를 적용해 팔꿈치를 놓고도 조작할 수 있을 정도로 편안하게 디자인했다.이런 부분들에 대한 고민을 하고 내린 결론은 수직 형태가 스크린 자체의 크기를 더 크게 적용할 수 있고, 사람에게 보다 더 가깝게 둘 수 있어 편리하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내비게이션의 경우 수직 형태가 훨씬 실제적이고 이상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 기능적인 측면뿐 아니라 미적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센터페시아와 가장 잘 이어지면서 중심부의 이음새가 아주 자연스럽게 흐르는 듯한 디자인을 반영할 수 있었다.

센터페시아의 물리 버튼이 완전이 사라졌는데, 공조 장치를 터치 스크린으로 활용하면 버튼식에 비해 운전 중에 작동하기 어렵다는 평들이 있다. 센터페시아의 버튼을 하나의 디스플레이로 일원화하고, 터치스크린으로 작동하게 만든 이유는 무엇인지, 또 어떤 장점이 있는지?HS : 스크린과 센터 터널을 연결하는 이음새에 보다 더 모던한 디자인 요소로 풀어 나갈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다. 이전의 S클래스는 센터 터널에 다양한 스위치와 터치패드가 있었는데 이를 하나의 포맷 안으로 포함하게 된 것이다. 덕분에 더욱 모던한 디자인을 완성했다. 이는 전문적으로 유저 인터페이스(UI)를 전문적으로 디자인하는 팀원과 긴밀하게 협력했다. 그래서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는 형태를 제공한다. 예를 들어 온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위로, 낮추기 위해서는 아래로 조작하는 등 아주 직관적인 형태다. 일관성 있고 직관적인 형태라면 사용하기에 편리한 형태라고 말하고 싶다.

그렇다면 이러한 수직형태의 디스플레이가 앞으로 C클래스를 비롯한 다른 세단에서도 볼 수 있는가?HS : 물론이다. S클래스는 플래그십 모델로 앞으로 선보일 디자인 요소를 소개하는 포맷이기도 하다. 따라서 다른 소형 세단에도 S클래스에서 소개된 디자인 요소가 활용될 수 있다. 다만, 차체의 크기와 디자인의 차이가 있는 만큼 동일한 구조와 구성보다 각각의 모델에서 보다 더 운전자 지향적인 구조를 적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럴 경우 조금 더 스포티한 디자인으로 적용될 것이다. 예를 들어 날개 모양으로 적용되어 대시보드의 윗 부분과 송풍구 쪽으로 연결되는 것처럼 말이다.

EQS에 탑재된 하이퍼스크린 계기판은 향후 S클래스에서 적용될 것인가?HS : 우선 EQS가 출시된 후 실제 고객들의 반응을 보고 고려할 예정이다. 아마 차후 부분 변경 모델이 나올 때 반영될 수 있지 않을까?글 | 조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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