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출시된지 50년이 지난 옛날 슈퍼카 이야기

  • 기사입력 2021.04.15 13: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이탈리아의 슈퍼카 브랜드 람보르기니는 1966년 최초의 양산형 V12 미드십 자동차인 ‘미우라’를 출시했다. 미우라라는 이름은 미우라 목장에서 키워진 유명한 투우에게서 따왔으며 뜻은 난폭한, 사악한이다. 이후 꾸준히 성능 개량을 거쳐 1971년 미우라의 최종 모델이라고 볼 수 있는 미우라 P400 SV를 세상에 내놓았다. 여기서 SV는 ‘슈퍼 벨로체(Super Veloce)’의 줄임말인데 우리말로 하면 ‘아주 빠름’ 정도로 해석할 수 있겠다. SV는 이후로도 람보르기니가 사용하는 네이밍 방식이 되었다.

미우라 SV는 3,939cc V12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에 5단 수동 변속기를 조합해 최고출력 385마력, 최대토크 38.8kg.m를 발휘했다. 최고속도는 시속 290km에 달했으며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진 5.5초가 소요된다. 출력과 가속력, 최고속도가 지금의 기준으로 보면 약간 평범해 보일수도 있지만, 이 차가 1971년에 만들어진 것을 생각하면 엄청난 성능을 가진 것이나 다름없다. 실제로 당시 시속 290km를 달성하며 가장 빠른 양산차 기록을 차지하기도 했다.

다만 이 차는 운전 난이도가 아주 높았던 것으로 전해진다. 클러치는 너무나 무거웠고 하중이 차체의 뒤에 집중되었던 탓에 프런트 그립을 잡기 어려웠다. 연료탱크가 차의 전면에 있기 때문에 연료를 소모할수록 고속 안정성이 더욱 나빠졌다. 실내 공간은 두 명이 타기도 비좁았고 소음도 아주 심했다. 다만 이러한 단점을 모두 이긴 것이 미우라의 빼어난 디자인이다.

미우라의 디자이너 마르첼로 간디니는 시대를 앞서간 역동적인 디자인으로 세상에 충격을 불러 일으켰다. 간디니는 당시 20대 초반의 나이로 자동차 디자인의 기본이나 공학적인 측면을 따지는 능력이 비교적 부족했다. 하지만 그러한 점이 기존의 틀에 얽메이지 않는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들어낸 것이며, 결과적으로 온 세상의 시선을 사로잡는 디자인을 만들어 냈다고 볼 수 있다.

미우라 SV는 람보르기니 역사상 가장 부드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미우라의 생산이 종료된 이후 람보르기니는 본격적으로 직선과 각이 살아있는 디자인으로 차를 만들기 시작했다. 2006년에 미우라의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컨셉카가 발표된 적이 있지만 람보르기니는 이에 대해 기념을 위한 모델이었을 뿐 미우라의 부활은 없다고 못박았다. 글 | 조현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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