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티록 , SOME SUV JUST LIKE YOUNG

  • 기사입력 2021.03.18 10:41
  • 최종수정 2021.06.28 16:34
  • 기자명 모터매거진

외형만 보고 개성이 강하다고 생각했다면, 폭스바겐 T-ROC이 가진 매력의 반도 제대로 보지 못했다. 공간과 움직임, 그리고 실용성을 더해가며 욕심 많은 싱글라이프를 추구하는, 젊은 감각으로 살아가는 이들을 유혹한다. 

폭스바겐의 소형 SUV, T-ROC이 드디어 한국 땅을 밟았다. 슬로건은 ‘Born Confident(본 컨피던트)’. ‘자신감 덩어리로 태어난’ 정도로 해석할 수 있는데, 여러 모로 매력을 갖추고 있기에 잘 어울린다. 유럽에서는 등장하자마자 큰 인기를 얻었는데, 국내에서도 그 인기를 누리기에 부족함이 없다. 그 매력이 어떤 것들인지 일일이 열거하기는 힘들지만, 편린이라도 엿보기 위해 T-ROC이 가진 매력과 자신감을 슬쩍 그려본다.

패밀리카로 태어나 젊은이의 자동차가 되다T-ROC을 보고 있으면, 폭스바겐의 선조들이 생각난다. 첫 번째는 ‘딱정벌레 자동차’로 유명한 비틀, 두 번째는 ‘해치백의 교과서’ 골프다. 조금은 아픈 역사를 안고 있는 비틀은 본래 어른 두 명과 어린이 세 명이 탑승할 수 있는 ‘패밀리카’로 태어났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젊은이들을 위한 자동차로 받아들여졌다. 특히 1960년대에 젊은이들이 주도했던 히피 문화의 상징이 되었고, 이후 비틀은 폭스바겐의 대표 아이콘이 되었다.골프 역시 그렇다. 맨 처음에는 유럽 도로의 사정을 감안해 실용성을 강조한 해치백 스타일을 입었고, 패밀리카로 태어났다. 그러나 곳곳에서 독특한 문화들을 만들어냈고, 골프 내에서 다양한 모델들이 등장하며 젊은이들을 위한 자동차가 되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차체는 점점 커졌지만, 8세대 모델로 풀체인지를 단행한 지금도 ‘실용성을 강조하는 매력적인 해치백’이라는 골프의 근간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T-ROC은 그 비틀과 골프의 뒤를 잇는다. 소형 SUV이기 때문에 ‘젊은이들이 좋아한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있지만, 사실은 패밀리카가 되기에 부족함이 없는 매력을 갖고 있다. 그리고 ‘패밀리카로 태어났지만, 젊은이들을 위해 살았던 선조들의 뒤를 잇는’ 삶을 살아갈 것이다. 그 매력은 디자인과 크기, 공간, 그리고 움직임에 철저히 녹아 있다. 그것을 하나하나 분석해 가며 철저히 느껴도 좋고, 음악에 몸을 맡기듯이 자연스럽게 느껴도 좋다.

마치 쿠페처럼, 딱 좋은 크기로멋과 신선함을 갖추면서도 볼수록 정감이 가는 디자인을 만드는 것은 꽤 힘든 일이다. 그리고 SUV라는 함정에 빠져 매력 대신 우직스러움을 넣게 되는 경우도 많다. T-ROC은 ‘SUV의 전형적인 모습’이라는 틀을 깨고 골프와 비슷한 모습을 추구한다. 그렇다고 단순히 해치백에서 차체만 높인 것도 아니며, 차체 하단과 후면에 소소한 변화를 줘 SUV와 해치백 사이에서 절묘하면서도 아름다운 균형을 만들어낸다. 4.2m가 약간 넘는 차체 길이도 멋에 큰 도움이 된다.

전면에서 사각형으로 빛나며 매력을 발산하는 LED 주간주행등이 제일 눈에 띈다. 평상시에는 흰색으로 빛나지만, 때로는 주황색으로 빛나면서 오른쪽 또는 왼쪽으로 갈 것임을 알린다. 시선을 약간 옆으로 돌리면, 도어를 가로지르는 라인과 후면에 살짝 부풀어 있는 펜더가 눈에 띈다. 그래서 위보다 아래가 더 넓은, 안정적인 자세가 만들어진다. 간결한 형태의 테일램프와 리어 해치를 갖고 있는데, 잘 보면 해치에 주름을 잡아 엑센트를 주고 있다.

소형 SUV로서 딱 좋은 크기의 차체를 갖고 있으며, 균형미가 넘친다. 휠베이스가 조금만 길었어도 혹은 지붕이 조금만 높았어도 그 균형이 깨졌을 것이다. 이 크기는 도심 속에서 활기차게 혹은 교외에서 신나게 이동할 수 있도록 차체의 움직임을 결정하고 운전자가 안정적인 마음을 갖는 데 큰 도움을 준다. 진부한 표현이라고 할 수도 있지만, ‘절묘한 크기’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 바로 실감할 수 있다.이제 실내도 한 번 이야기해 보자. 단정하면서도 모든 것을 갖추고 있는 대시보드와 계기판은 새삼스레 두 번 언급할 필요가 없다. 제일 놀라운 것은 바로 공간인데, 운전자가 탑승하는 1열 좌석이야 당연히 편안하지만 2열 역시 성인이 탑승하기에 충분하다. 작은 공간이라고 넘어갈 수도 있지만, 이 정도의 공간이라면 급작스레 친구들과 멀리 캠핑을 떠나거나 어느 날 갑자기 결혼을 결심하고 소가족을 꾸리게 되어도 안심할 수 있다.

레저를 적극적으로 즐기기를 원하는 운전자를 위해 트렁크도 넉넉하게 준비되어 있다. 2열 좌석 등받이를 접으면 더 넓은 공간이 만들어지고 꽤 평평한 바닥도 생긴다. 번거롭게 텐트를 펼칠 필요 없이 가볍게 차를 세우고 차박을 즐길 수 있다. 평상시 화물을 많이 실어야 한다면, 트렁크 바닥을 좀 더 낮춰서 공간을 만들면 된다. 작게 접히지 않는 유모차를 싣고도 공간이 크게 남을 정도이니, 그 크기를 실감할 수 있을 것이다.

SIMPLE & FUN, ECONOMICAL국내에서 만날 수 있는 T-ROC의 파워트레인은 현재 단 하나, 최고출력 150마력을 발휘하는 2.0ℓ 디젤 엔진과 7단 DSG다. 차체 크기와 출력이 잘 어울리며, 무엇보다 운전에 조금 서툰 이들도 다루기 쉽다. 흔히 젊은이들을 위한 자동차에서 기대할 수 있는 ‘날카롭거나 짜릿한 움직임’을 보이지는 않지만, 경쾌함은 갖고 있으며 마치 상위 모델을 운전하는 것 같은 중후한 승차감을 보여준다. 운전자 보조 시스템도 잘 갖추고 있다.기어를 넣고 오른발에 힘을 주어보면 알 수 있다. T-ROC은 굳이 복잡한 움직임을 만들려 하지 않는다. 정말 심플하게, 오른발에 힘을 주고 빼는 것에 따라, 그리고 페달을 옮겨 밟는 것에 따라 정직하게 그러면서도 침착하게 반응한다. 디지털 기기도 다루어야 하고 일은 물론 취미 생활도, 연애도 소홀히 할 수 없는, 할 일이 정말 많은 이 시대의 젊은이들에게 운전에 대한 부담은 확실히 덜고 이동의 자유와 재미를 느끼라는 폭스바겐의 배려다.

중후한 승차감은 뜻밖의 고급스러움과 여유를 만든다. 혼자서 운전한다면 약간의 불편함이 있어도 감수할 수 있겠지만, 친구들 또는 연인과 함께한다면 혹은 가족과 함께한다면 운전 중 배려가 몸에 배야야 한다. T-ROC을 운전하고 있으면, 옆에서 연인이 컵에 가득 찬 커피를 마시고 있어도 문제없다. 혹시라도 시트에 쏟을 것 같아 오른발에 힘주는 것도 조심스러워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무릇 편안함에서 배려가 나오는 법이다.

디젤 엔진은 젊은이들의 지갑에도 여유를 만든다. 쓸 곳도 많고 연인에게 더 좋은 것을 주고 싶은 젊은이들이지만, 버는 돈은 아무래도 적을 것이다. 그 와중에 연료비가 많이 든다면 자동차를 끌고 나가기가 겁날 것이다. T-ROC은 그런 면에서 큰 만족을 주고 다른 곳에 돈을 더 쓸 수 있도록 만든다. 굳이 연비를 챙기기 위해 오른발에 미세한 힘을 줄 필요도 없으니, 그것이 여유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T-ROC은 이 시대에 맞는 소형 SUV임과 동시에, 복잡한 거 싫지만 개성은 발산하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딱이다. 개성과 함께 일상 속에서 큰 여유를 주고 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 여유는 사실 누구에게나 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만약 어르신들이 은퇴 뒤 제 2의 인생을 살고 싶으시다면? 그분들이 T-ROC을 선택해도 좋지 않을까? 자신감 덩어리라는 것은 젊은이들만의 특권이 아니라, 젊게 사는 이들의 특권일 테니 말이다.

SPECIFICATION VOLKSWAGEN T-ROC길이×너비×높이  4235×1820×1575mm  |  휠베이스  2605mm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1968cc  |  최고출력  150ps최대토크 ​​34.7kg·m  |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FWD복합연비  15.1km/ℓ  |  가격  4032만8000원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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