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E BACK 재규어 C-타입

  • 기사입력 2021.02.27 13:25
  • 최종수정 2021.06.28 14:5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약 70년 전 레이스카를 살 수 있는 기회다. 자동차 역사에서 한 획을 그은 재규어 C-타입을 우리 집 주차장에 세울 수 있다.

자동차 마니아들의 꿈이다. 나 역시 수십 년의 세월을 맞은 전설의 차들을 새것처럼 복원하는 상상을 가끔 한다. 말은 쉽지만, 부품 수급도 어려울뿐더러 출고 때 컨디션으로 끌어 올리기란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니다. 허나 브랜드가 이 일을 맡는다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페라리 혹은 람보르기니, 애스턴마틴과 같은 역사가 있는 브랜드는 복원 작업을 하는 파트가 따로 있다. 재규어에는 영국 코벤트리에 위치한 재규어/랜드로버 클래식 웍스(Classic Works)가 있다. 찬란했던 과거를 가지고 있는 재규어도 최근 이러한 프로젝트를 마쳤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차’라 불리는 E-타입을 시작으로 XKSS, D-타입에 이어 4번째 프로젝트 주인공은 바로 C-타입이다.

컴페티션(Competition)을 뜻하는 C-타입은 1950년대 53대만 제작되고 이 중 43대만이 개인 고객에게 판매되었던 귀한 모델이다. 또한 출시 당시 최고의 스포츠카였다. 모터스포츠 빅 이벤트인 르망 24시 내구레이스에서 1951년, 1953년 이렇게 2회 우승을 거뒀다. 르망 24시 내구레이스 사상 최초로 평균시속 100마일을 넘기기도 했으며 2009년 경매에서는 1320만 달러에 낙찰되었다. 기념비적인 이 모델을 다시 탄생시키기 위해 재규어 기록 보관소, 오리지널 C-타입의 스캔 데이터를 참조하고 최신 컴퓨터 지원 설계(CAD) 기술을 사용해 1953년식 모델을 완벽하게 재현했다.

디자인을 살펴보자. 다이캐스트에서 종종 보는 클래식 스포츠카의 형태를 띠고 있다. 롱노즈 숏데크의 진수를 보여주고 프런트 오버행은 극단적으로 짧아 전투적인 자세가 나온다. 게다가 매끈한 차체 군더더기 하나 없다. 유려한 차체에 시그니처 컬러인 브리티시 레이싱 그린을 포함한 12가지 색상 중에서 골라 바를 수 있다. 앞만 보고 달리라는 메시지인지 사이드미러는 없으며 대신 콕핏에 작은 룸미러 하나만이 있다. 배기 시스템은 왼쪽 측면으로 빠지는 타입이다. 이 레이아웃은 시트 포지션을 낮출 수 있게 도와준다. 도어는 운전석 즉 오른쪽에만 있다.

인테리어는 달리기만을 위해 태어난 녀석임을 보여준다.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은 클래식카답게 큼지막하다. 중앙에 박힌 예전 재규어 로고가 소유욕을 더욱 자극한다. 운전석은 영국차이기에 우측에 배치된다. 고객이 원한다고 해서 좌측 운전석으로 만들어주지는 않는다. 오리지널을 추구하기에 그러한 요구사항은 사양한다는 뜻이다. 수월한 힐앤토를 위해 브레이크 페달이 클러치 페달보다 위쪽에 달렸다. 계기판에는 좌측에 스피드미터, 우측에 태코미터가 위치하는데 특이한 점은 태코미터 바늘이 시계 반대 방향으로 올라간다는 것이다. 센터 터널에는 간단하게 기어노브와 사이드 브레이크만이 놓인다.

엔진은 최고출력 220마력의 직렬 6기통 3.4ℓ다. 차체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져 가볍기에 이 정도 출력만으로도 슈퍼카 수준의 박진감을 선사한다. 이 퍼포먼스에 맞춰 브레이크 시스템은 드럼식이 아닌 디스크 타입이 장착되었다. 참고로 전기형은 드럼식 브레이크를 사용했고 후기형에 와서 디스크 타입으로 바뀌었다.

이 녀석은 단순히 감상용으로 만들어진 게 아니다. 사유지나 레이싱 트랙에서 스피드를 즐길 수 있다. 본격적으로 달리고 싶다면 FIA 승인을 받은 하네스 고정 시스템, 전복 방지 시스템을 옵션으로 선택하면 된다. 가격은 공개되지 않았으며 원한다면 이 링크(https://classicvisualiser.jaguar.com)를 통해 나만의 재규어 C-타입을 만들 수 있다.

글 | 안진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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