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더 뉴 파사트 GT, WISH YOU LIKE SEDAN

  • 기사입력 2021.02.22 16:27
  • 최종수정 2021.06.28 14:46
  • 기자명 모터매거진

높은 곳에 있지만, 거기에 있기를 바라지 않는다. 더 많은 이들을 위해서 기꺼이 자세를 낮추고 다가갈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랫동안 세단의 정석으로 살아온 폭스바겐 파사트 GT는 새로운 기술을 품고 ‘비즈니스 세단의 대중화’라는 사명을 수행하려 한다. 


사람들은 독일 출신 자동차에 열광한다. 과연 독일에는 어떤 매력이 있을까? 조금만 더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안에 극한 상황 속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했던 자동차들의 이야기가 있다. 흔히 ‘녹색 지옥’이라고 불리는 ‘뉘르부르크링’은 너무나 유명할 테니 여기서는 제외하고 싶다. 독일에서는 모든 이들이 속도 무제한의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기에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제대로 만든 자동차가 아니라면 이곳을 감히 달릴 수도 없었다.

그 안에서 폭스바겐은 오랜 기간을 견디며 성장했다. 독일 출신의 다른 자동차들도 성장을 거듭했지만, 폭스바겐은 좀 더 높은 곳에 있을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스스로를 낮추며 광범위한 대중화를 추구했다. 한때 독일을 거머쥐었던 거대한 흐름 속에서 태어났지만, 이후 독일인들의 발이 되고 전 세계로 발을 넓히며 패션의 아이콘이 되었던 딱정벌레 자동차가 폭스바겐 출신이니, 그 점은 긴 역사 속에서 충분히 증명된 셈이다.그리고 여기 또 다른 자동차, 파사트 GT가 있다. 유럽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이 세단은 딱정벌레 정도는 아니지만 긴 세월을 견디며 폭스바겐의 명실상부한 베스트셀링 세단이 되었다. 어느새 8세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로 진화한 이 비즈니스 세단은, 세월의 흐름에 따라 스마트를 품고 유럽, 아니 독일 특유의 운전의 재미를 추구한다. 그리고 ‘국내 수입 비즈니스 세단 시장의 대중화’라는 큰 꿈을 품는다.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믿음직스러운2014년에 8세대로 진화한 파사트는 이전보다 한 단계 더 고급스러워졌음을 강하게 느낄 수 있었다. 전면을 낮추고 가늘게, 그리고 길게 다듬은 형태는 그동안 폭스바겐에서 쉽게 볼 수 없었던 파격이었다. 이번에는 그 전면이 조금 더 진화했는데, 자세히 봐야만 그 차이를 알 수 있다. 그릴 하단이 아래로 약간 내려오면서 조금 더 커졌고, 좀 더 낮으면서도 근사한 자세가 만들어진다. 헤드램프도 아래를 조금 더 날카롭게 다듬어 GT라는 이름을 살리고 있다.뒷모습도 조금 아름답게 다듬었다. 언뜻 보면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폭스바겐 엠블럼 아래 자리 잡은 파사트 레터링이 존재감을 순식간에 살려준다. 폭스바겐 특유의 그래픽을 받아들인 테일램프는 밤이 되면 입체적인 형상으로 아름답게 빛난다. 이전과는 달리 앞에서도, 그리고 뒤에서도 빛이 흐르는 것처럼 빛나는 방향지시등이 존재감을 높여준다. 변화가 아닌 진중한 진화지만, 변한 부분들이 하나하나 크게 다가온다.실내의 변화도 제법 크다. 전체적인 형태는 변하지 않았고 디지털 계기판도 그대로지만, 그 안에 표시되는 정보들의 양이 달라졌다. 국내 시장에 맞춘 정밀한 내비게이션을 시선을 내리지 않고도 계기판에서 확인할 수 있어 안전 운전에 큰 도움이 된다. 간단한 음성 명령도 수행할 수 있고, 이제는 휴대폰을 연결하기 위해 선을 찾을 필요도 없다. 최신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받아들여 깔끔하게, 그리고 스마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세단이 됐다.

파사트의 시트는 장거리 주행에서 빛을 발한다. 언뜻 보기에는 조금 여유가 있는 전형적인 컴포트 세단의 시트 같지만, 등받이 쪽의 착좌감이 제법 좋기 때문에 코너에서 차체를 좌우로 흔들어도 운전자의 몸은 잘 흔들리지 않는다. 운전석 주변으로 나열된 버튼들은 직관적이라 기능을 찾아서 누르기 쉽고, 터치로 작동하는 에어컨 버튼도 다루기 쉽다. 아늑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앰비언트 라이트도 빼놓으면 섭섭하다.사용하기 쉬운 거대한 트렁크에 짐을 싣고 이제 떠날 차례다. 최고출력 190마력, 최대토크 40.8kg·m를 발휘하는 디젤 엔진은 여전히 회전 질감이 부드럽고 오른발의 반응에 따라 잘 돌아가 준다. 이전의 6단 DSG가 아니라 한 단계 더 진화한 7단 DSG를 탑재해 앞 바퀴 또는 네 바퀴를 굴리는데, 준비된 것은 네 바퀴를 굴리는 모델이다. 아직 도로 위의 눈이 녹지 않았지만, 안전 운전을 약속하고 서서히 차체를 굴려 본다.

일단 출발하기 시작하면, 세단에서 좀처럼 느낄 수 없는 경쾌함이 제일 먼저 다가온다. 사륜구동이라 차체 무게가 1.7톤에 가까워지지만, 엔진의 힘은 충분하다. 디젤 엔진인데도 고회전 영역이 운전자의 감성을 자극하는데, 특히 3000~5000 회전 사이에서 ‘키리링’ 거리는 기분 좋은 음색이 들려온다. 저회전 영역에서는 차분함을 되찾으면서 조용함을 추구하는데, 이것이 GT와 비즈니스 세단을 오가는 파사트 GT의 장점이다.그 와중에 7단 DSG가 정말 많은 일을 한다. 평상시에는 기민하게 기어를 바꾸면서 연료를 절약하고, 필요할 때는 운전자의 조작에 충실하게 따라준다. 스티어링 휠에 작게 추가된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시프트 업 또는 시프트 다운을 할 때 기분 좋은 느낌이 전해지며 기어가 바뀐다. 도로 제한 속도까지 단번에 가속할 일이 많은 우리나라 도로 환경에서 딱 어울리는 변속기인 것 같다. 본래 이런 스타일은 유럽에서 자주 볼 수 있지만 말이다.코너를 돌 때 느껴지는 서스펜션의 반응은 전형적인 유럽, 아니 독일의 그것이다. 운전 시간이 극단적으로 짧다면 재미가 부족하다고 느낄 수도 있겠지만, 코너를 하나 두 개 돌아서 나가고 어느새 수백 개의 코너를 지나가다 보면 운전의 재미가 몸으로 느껴질 것이다. 코너도 그렇지만 특히 고속 영역에서 차체는 정말 안정적으로 반응한다. 운전자가 의도하지 않은 움직임 때문에 신경을 쓰고 스트레스를 받을 일은 없다.

그래서 코너를 돌아나갈 때 운전자가 침착함과 편안함을 유지할 수 있다. 분명히 차체 측면에 강한 힘이 걸리고 있는데도 그렇게 되고 스티어링으로는 타이어의 느낌이 직관적으로 전해진다. ‘이제 언더스티어가 날 것 같다’라고 느낀다면, 거의 비슷한 시기에 그렇게 된다. 손에 잡힐 것 같은 이러한 감각은 스포츠카라면 당연하다고 생각하겠지만, 비즈니스 세단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강점이다. 그래서 단순하게 파사트가 아니라 GT가 추가되나 보다.고속도로 장거리 주행이라고 하면 이제는 ADAS 기능을 빼놓으면 섭섭하다. 폭스바겐도 이 분야에서는 꽤 장점을 갖고 있었는데, 이번에는 ‘트래블 어시스트’라는 이름으로 더 진화했다. 그렇게 달릴 일은 적겠지만, 아우토반에서 다듬어져서 그런지 출발부터 시속 210km에 이르는 주행 속도에 대응하며 차량의 센서를 모두 활용해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레인 어시스트, 사이드 어시스트 등의 주행 보조 시스템을 통합 운영한다.

사용해 보면 편리함과 안정성에 꽤 놀란다. 차체가 잘 만들어졌기 때문에 고속 주행 중에도 안정성이 큰 것이겠지만, 센서들이 유기적으로 작동하면서 차체를 차로 중앙에 유지시켜 주는 능력이 제법이다. 게다가 주기적으로 스티어링을 흔들어줘야 했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손만 잘 올려놓고 있으면 편안한 운전을 즐길 수 있다. 밤에 시골길에서도 든든하게 반응했던 LED 헤드램프는 이제 IQ.라이트로 진화하며 더 넓은 범위를 비출 수 있게 됐다.이제 파사트 GT를 단순한 비즈니스 세단이라고 부르기는 힘들어졌다. 최신 기술을 받아들여 한층 더 진화했기에, 이제는 ‘스마트 비즈니스 세단’이 되어야 할 것이다. 충분히 고급스럽고 안정적이며 다루기 쉽고 재미가 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한층 낮추어 고급에 머물기보다는 대중화를 더 추구하는, 파사트 GT는 그런 모습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파사트 GT의 모든 것이 친숙하게 마음을 적시기 시작했다.

파사트 GT가 강조하는 3가지 기능 IQ.드라이브(IQ.DRIVE) IQ.드라이브는 폭스바겐의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모두 아우르는 명칭으로, 주행 보조 기능을 한데 통합한 것이다. 트래블 어시스트는 IQ.드라이브를 대표하는 주행 보조 시스템 중 하나로, 신형 파사트 GT는 이를 통해 폭스바겐 최초로 사실상 모든 속도 범위(0~시속 210km)에 걸쳐 부분 자율주행(자율주행 2단계)이 가능하게 되었다.  IQ.라이트- LED 매트릭스 헤드램프 운전자가 안전하게 야간 주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터랙티브(상호작용) 조명 제어 기술로, 개별적으로 활성화가 가능한 LED 집합체로 이루어져 있다. 기본 조명 역할을 하는 안쪽 헤드램프 유닛은 7개의 LED로 작동하며 상향등을 작동시키면 5개의 LED가 추가로 빛을 낸다. 바깥쪽 헤드램프 유닛이 매트릭스 LED 헤드램프인데, 32개의 개별적으로 컨트롤이 가능한 LED 픽셀 모듈로 구성된다. 주행 중 감지되는 전방 카메라의 신호, 내비게이션의 지도 데이터, GPS 신호, 스티어링 각도, 주행 속도 등을 활용해 매우 빠른 속도로 LED를 제어해 최적의 빛을 낸다.  MIB3 MIB3(3세대 모듈러 인포테인먼트 매트릭스)는 다양한 영역에서 기능이 향상되었다. 파사트 GT에는 ‘디스커버 프로(9.2인치 스크린)’가 기본으로 탑재된다. 메뉴 구성이 이전보다 진화되었을 뿐만 아니라 새롭게 구성되어 직관적인 조절이 가능해졌다. 운전자는 스마트폰 스크린의 앱처럼 원하는 메뉴를 선택해 기능을 배열하면 된다. 또한 폭스바겐 모델 최초로 무선 애플 카플레이(Apple CarPlay)와 무선 안드로이드 오토 (Android Auto)가 모두 지원된다. 

SPECIFICATIONVOLKSWAGEN PASSAT GT길이×너비×높이  4775×1830×1460mm  |  휠베이스  2786mm엔진형식  I4 터보, 디젤  |  배기량  1968cc  |  최고출력  190ps최대토크 ​​40.8kg·m  |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AWD복합연비  14.0km/ℓ  |  가격  5321만8000원

파사트 GT와 함께하는 조진웅

탄탄한 연기력으로 인정받고 있는 배우 조진웅이 슈트와 캐주얼을 오가며 ‘균형 잡힌 삶’을 보여준다. 이후 그는 삶의 동반자로 파사트 GT를 선택한다. 위트 있으면서도 필요할 때는 한없이 진지해지는 그의 모습은 편안함과 스포티를 오가는 파사트 GT와 닮았다.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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