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 그 이상, 쏘나타 N라인

  • 기사입력 2021.02.16 09:39
  • 최종수정 2021.06.28 14:44
  • 기자명 모터매거진

쏘나타의 고성능 모델인 쏘나타 N 라인이 등장했다. 달리기 성능은 쏘나타 N이라고 불려도 손색없지만 현실적인 타협과 함께 쏘나타 N 라인이라는 이름을 부여해 이른바 ‘가성비’ 시장을 공략하는 스포츠 세단이다.

현대에게 N이란현대자동차가 본격적으로 고성능 모델을 내놓기 시작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지난 2015년부터다. 현대차가 무슨 고성능 모델이냐며 비웃던 사람들이 있었지만 현대차는 제법 진지하게 N 브랜드를 키웠다. BMW에서 알버트 비어만을 고성능차 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N 전담 부서와 모터스포츠 전담 부서에는 마찬가지로 BMW 출신의 토마스 쉬미에라를 임명했다.

N은 여러 의미를 담고 있다. 현대자동차의 핵심 연구소인 남양 R&D센터의 첫 글자와 N 시리즈 차종이 최종적으로 테스트되는 독일의 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를 상징한다. 또한 N 로고에 들어간 곡선은 서킷의 시케인 코스를 의미하는데 시케인 코스를 돌파하기 위해서는 자동차의 제동, 회전, 가속 성능의 균형이 필요하다. 즉 고성능 자동차의 기본기부터 연마하겠다는 의미로 받아들이면 좋을 것이다.뉘르부르크링 노르트슐라이페는 총 길이 20.81km에 154개 코너를 가지고 있으며 고저차가 300m에 달하는 이른바 ‘녹색 지옥’이라고 불리는 서킷이다. 이러한 극한의 환경을 가지고 있는 덕분에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BMW의 M, 아우디의 RS, 폭스바겐의 R 등 많은 브랜드의 테스트 코스로 활용되기도 한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2014년 뉘르부르크링에 약 80억 원을 들여 연구소를 설립했다. 전 세계 프리미엄 브랜드와 성능으로 직접 대결을 하겠다는 의지였다. 그러한 의지는 성공적인 결과를 만들었다. 2019년, 2020년 WRC 무대를 i20 쿠페 WRC로 우승하고, TCR 무대에서도 좋은 성적을 보여주고 있다.

N 브랜드는 자동차 이름 뒤에 N을 붙이는 본격적인 고성능 모델과 N 라인으로 불리는 N과 일반 모델 사이의 중간 단계에 해당하는 라인업으로 나뉜다. N라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AMG 라인, BMW의 M 스포츠 패키지, 아우디 S라인과 결이 같다고 이해하면 편하다.N 모델은 완전히 달리기에 집중한 모델이다. 아주 역동적인 성능을 가지고 있어 트랙 주행에도 좋은 성적을 내는 편이다. 하지만 그만큼 일상 생활에서의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반면 N 라인 모델은 운전의 재미와 일상 용도의 균형을 잘 이뤘다. 일반 모델과 비교하면 훨씬 좋은 운동 성능과 차별화된 디자인을 가지고 있지만 그것이 일상 생활에서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전혀 아니다.

달리기를 위한 쏘나타그렇다면 N 라인이 일반 모델에 비해서 얼마나 달라지는지 쏘나타 N 라인을 통해 알아보자.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차이점은 파워트레인이다. 기존의 쏘나타는 4기통 2.0ℓ 가솔린 및 LPi 엔진에 6단 자동변속기를 조합한 기본 모델과 4기통 1.6ℓ 터보 가솔린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센슈어스 모델 라인업을 가지고 있었다. 최고출력은 2.0ℓ 가솔린이 160마력, 2.0ℓ LPi가 146마력, 1.6ℓ 터보 가솔린이 180마력을 발휘한다. 최대토크는 2.0ℓ 가솔린이 20.0kg·m, 2.0ℓ LPi가 19.5kg·m, 1.6ℓ 터보 가솔린이 27.0kg·m다. 지극히 평범한 패밀리 세단의 출력을 벗어나지 않는 범위인 것이다.

반면, 쏘나타 N 라인은 제법 본격적이다. 2.5ℓ 터보 가솔린 엔진에 8단 습식 듀얼 클러치 변속기를 탑재하여 최고출력 290마력, 최대토크 43.0kg·m를 자랑한다. 2.5 ℓ 가솔린 터보 엔진은 CVVD(Continuously Variable Valve Duration) 기술이 탑재된 스마트스트림 엔진이다. 밸브가 열리는 시기를 조절하는 CVVT, 밸브가 열리는 양을 조절하는 CVVL, 그리고 밸브가 열리는 기간을 조절하는 기술이 바로 CVVD다.출력에 있어서는 모자람이 없다. 가속 페달을 힘껏 밟아 가속을 하면 휠 스핀이 일어나면서 맹렬하게 도로를 박차고 나간다. 심지어 론치 컨트롤 기능도 지원한다. 사용법은 꽤 간단하다. 드라이브 모드를 스포츠 플러스로 변경하고, 계기판 왼쪽 아래에 있는 패널에서 자세 제어 장치 버튼을 3초간 눌러 해제한다. 그다음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로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계기판에서 론치 컨트롤이 준비되었다는 메시지가 뜬다. 그리고 브레이크에서 발만 떼면 단 6.2초 만에 시속 100km까지 가속한다. 이와 더불어 토크 스티어까지 아주 잘 억제했다.

가속할 때의 엔진의 사운드가 그리 아름답진 않지만, 쏘나타 N 라인에서는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액티브 사운드 디자인은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운전의 재미를 위해 스피커에서 가상 엔진음을 내는 기능이다. 이질감이 들지 않을까 걱정한다면 그 걱정은 잠시 넣어두어도 좋다. 오히려 끄고 달리는 것이 허전할 만큼 꽤 괜찮은 가상의 엔진 소리를 운전자에게 들려준다. 글로는 그 소리를 전달하지 못하는 것이 아쉬울 정도다.습식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는 빠른 변속은 물론이고 운전자를 위한 재미있는 기능들이 들어갔다. 주행 중 기어를 낮추면 엔진 회전수를 스스로 조정하면서 부드러운 변속과 빠른 재가속이 가능하게 만드는 ‘레브 매칭’, 높은 엔진 회전수에서 기어를 올리면 의도적으로 변속 충격을 전하면서 가속의 즐거움을 느끼게 하는 ‘N 파워 시프트’ 기능이 있다. N 파워 시프트를 직접 느껴보니 고개가 살짝 젖혀지면서 온 몸에 전해지는 변속 충격이 꽤나 중독성이 있어 자꾸만 가속 페달에 힘을 주게 만들었다.

코너에서의 재미 또한 훨씬 좋아졌다. 19인치 휠에 피렐리 P 제로 타이어가 장착됐고 새로운 부싱을 사용해 전체적인 강성을 강화했다. 댐퍼의 리바운드를 줄여 훨씬 단단한 하체를 만들었으며 노면의 정보를 운전자의 엉덩이에 적극적으로 전달한다. 조향 방식은 기존 스티어링 컬럼에 모터를 장착한 C-MDPS에서 모터가 조향 축에 장착된 R-MDPS로 바꿔 신뢰도 높은 핸들링 감각을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어떤 코너를 만나더라도 안정적이면서 재미있게 공략할 수 있는 수준급의 실력을 갖췄다. 외모는 잘 고쳤지만 실내는 글쎄쏘나타 N 라인은 쏘나타 센슈어스보다도 더욱 강렬한 인상을 만들었다. 기본 모델이 메기를 닮았다고 놀림을 받았지만 N 라인의 얼굴은 꽤 멋있다. 프런트 그릴은 N 라인 전용 파라메트릭 쥬얼 패턴 그릴을 사용했다. 특히 안개등 쪽의 디자인이 과격하면서도 잘 어울려 역동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한 눈에 보아도 잘 달리게 생긴 녀석이다. 후면부는 듀얼 트윈팁 머플러를 사용해서 자신이 고성능 자동차라는 것을 잔뜩 강조했다.

실내도 꽤 많은 것이 편했다. 스웨이드와 가죽을 사용한 버킷 시트와 함께 실내 곳곳에 빨간 스티치가 있다. N 로고가 새겨진 버킷 시트는 제법 단단하며 운전자의 몸을 잘 지탱한다. 또한 스티어링 휠과 기어 버튼 아래에도 N 로고가 있으며 디지털 계기판에는 유온, 토크, 터보 부스트 압을 확인할 수 있는 게이지가 추가됐다. 그리고 대시보드와 도어 트림에 있던 번쩍이는 크롬 몰딩은 다크 그레이 색상으로 변경되어 실내 분위기를 한층 차분하게 만든다.다만 N 라인 모델만의 차별성이 아쉽다. 가장 먼저 불만인 부분은 버튼식 기어다. 물론 이를 변경하려면 센터 콘솔의 꽤 많은 부분을 바꿔야 해서 어려울 수 있다. 스포츠성을 지향하는 모델에 버튼식 기어는 운동복을 입었지만 신발은 구두를 신고 있는 느낌이다. 그리고 스티어링 휠 만큼은 N 라인 모델만의 차별성을 두어야 했다. 아반떼는 쏘나타와 같은 디자인의 스티어링 휠을 사용하지만 아반떼 N 라인은 멋있는 3-스포크 스티어링 휠로 바뀌었으며 시장에서의 반응도 좋은 편이었다. N 라인의 감성을 원하는 소비자들에게 작은 N 로고만 붙여주는 것으로 그들의 욕구를 채우기에 쉽지 않아 보인다.

가성비가 진짜 좋은 스포츠 세단

쏘나타 N 라인은 명확하게 가성비가 좋은 스포츠 세단이다. 쏘나타 N 라인의 기본 가격은 3053만원부터 시작하는데, 비슷한 가격에 이 정도 출력을 가진 세단은 사실상 없다고 보아도 된다. 뒷자리가 있다고 하기에도 다소 궁색한 벨로스터 N이 3019만원이라는 기본 가격에 최고출력 250마력(퍼포먼스 옵션을 추가하면 275마력) 최대토크 36.0kg·m인 점을 생각하면 쏘나타 N 라인은 합리적인 가격이라는 판단이다.

비슷한 출력을 가진 자동차 중에서 가장 저렴한 축에 속한다. 그러면서 훌륭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스포츠 드라이빙을 즐길 수 있으며 5명이 탈 수 있는 세단을 원한다면 이만큼 가성비가 좋은 차는 없다는 결론이다. 심지어 같은 엔진에 8단 자동변속기가 장착된 기아 스팅어의 기본 가격은 쏘나타 N 라인의 풀 옵션 가격에서 약 200만원을 더 지불해야 한다.3000만원대의 스포츠 세단을 원하는가? 쏘나타 N 라인을 꼭 한 번 경험해보라. 아주 매력적인 선택지라는 것을 부정하기 힘들 것이다.

SPECIFICATIONHYUNDAI SONATA N LINE길이×너비×높이  4900×1860×1445mm휠베이스  2840mm  |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배기량 ​​​2497cc  |  최고출력  ​​290ps최대토크  43.0kg·m  |  변속기  8단 DCT구동방식 FWD  |  복합연비  11.1km/ℓ가격  3642만원

글 | 조현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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