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 LITTLE GANG, 메르세데스-AMG CLA 45 4매틱+

  • 기사입력 2021.02.10 17:14
  • 최종수정 2021.06.28 14:42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앞으로도 다운사이징 유행은 멈추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AMG의 주력 파워 유닛은 이것이 될 것이다. 지금도 4기통 2.0ℓ 엔진으로 400마력 이상을 낸다. 


식상하겠지만 공도 위의 악동이다. 작은 차체에 어마어마한 괴력을 품고 있다. 전륜구동 플랫폼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달아 트랙션도 환상적이다. 바로 4기통 AMG카 이야기다. 45 AMG 시리즈는 출시 당시 “4기통이 무슨 AMG냐?”라며 비아냥거리던 이들에게 제대로 한 방 먹였었다. 내구성이 걱정될 정도로 엔진 사이즈에 비해 초고출력을 냈었는데 지금도 이 엔진에 이슈는 없다. 4기통 AMG를 한 번 만들었고 이제 두 번째이기에 완성도가 훨씬 올라갔을 것이다. 눈 앞에 메르세데스-AMG CLA45 4매틱 +(이하 CLA45)가 있다. 

전면부는 메르세데스에서 가장 강력한 AMG GT 4도어 모델을 연상케 한다. 헤드램프는 얇게 빚고 눈빛은 매섭다. AMG 모델이다 보니 에어로파츠 디자인이 과감하다. 프런트 범퍼만 보더라도 공기흡입구를 큼지막하게 뚫고 기교를 잔뜩 부려 멋스럽다. 수직으로 그어진 프런트 그릴은 이제 눈에 익어서인지 근사하게 보인다.

측면 라인은 세단이지만 루프 라인이 유려하다. 트렁크 리드까지 떨어지는 실루엣은 쿠페 부럽지 않다. 쿠페형 세단이라는 장르에 충실하다. 전륜구동 플랫폼으로 제작되다 보니 프런트 오버행이 길지만 프런트 범퍼 가장자리를 잘 말아서 시각적인 프로포션이 나쁘지 않다. 사이드 패널에 굵직한 캐릭터 라인을 그어 놓지 않았지만 밋밋하지 않다. 패널의 크기가 크지 않을 뿐더러 약간의 굴곡으로 입체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트윈 5스포크 휠은 19인치로 차체 사이즈에 비해 크다. 때문에 위풍당당한 자태를 뽐낸다. 타이어는 미쉐린 파일럿 스포츠 4 S가 끼워져 있고 255/35 사이즈로 스퀘어 세팅이다.

엉덩이도 빵빵하다. 노멀 CLA가 엉덩이가 살짝 치켜들고 있는 느낌이었는데 차고가 살짝 낮아진 탓에 AMG 모델은 뒤태가 안정적이다. 리어 스포일러는 립 타입으로 살포시 트렁크에 얹어 놨는데 약간의 다운포스를 기대할 수 있다. 4발의 원형 머플러 커터는 고성능 모델임을 알려주는 아이템이다. 머플러 사이에는 디퓨저가 자리 잡고 있는데 조금 더 적극적으로 생겼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프레임리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현시대 최고의 인테리어는 메르세데스다. CLA 역시 동급 최고 수준의 인테리어를 가지고 있다. 패널 두 개로 대시보드 부근을 깔끔하게 정돈하고 버튼의 수도 최소화시켜 어지럽지도 않다. 노멀 모델과 차이점이라면 스포티한 소재를 사용해 운전자에게 긴장감을 전달한다는 점 정도다. 스티어링 휠은 바텀 플랫인데 파지하는 3시, 9시 쪽은 알칸타라를 씌우고 스티어링 휠 중앙에는 노란색으로 마크를 해놔 레이스카를 몰고 있는 기분을 준다. 아쉬운 것은 기어 레버다. 칼럼식인데 소재가 유연해서인지 조작 시 헐렁헐렁한 느낌이 든다. 예전의 것처럼 유격이 느껴지지 않았으면 더 좋았을 것이다.시트는 헤드레스트 일체형으로 본격적인 버킷 시트처럼 생겼다. 허나 일상 생활과 타협해야 하는 만큼 쿠션감이 좋고 사이드 볼스터가 작다. 그렇다고 코너에서 운전자를 놓칠 정도는 아니니 적당한 선에서 잘 세팅한 시트라 생각한다. 장거리 주행에도 크게 피로하지 않아 마음에 든다. 뒷좌석은 어떨까? 성인 남성이 타기엔 헤드룸과 레그룸이 좁다. 못 탈 정도는 아니지만 장시간 타고 있기엔 힘들다. 반면 체구가 작은 여성이나 아이들이 타기에는 무리 없다. 트렁크 공간은 비슷한 체급의 모델들과 비슷한 수준이다. 골프백 2개는 들어간다.  

편의사양도 빵빵하다. 요즘 없어서는 안 될 반자율주행 시스템이 포함되었다. 처음 타더라도 쉽게 작동시킬 수 있다. 차선을 잘 지키면서 선행차를 잘도 따라간다. 구간단속 구간이나 고속 크루징, 또는 정체구간에서 요긴하게 쓰인다. 이 똑똑한 장치 하나로 피로 누적이 덜하다. 파노라믹 선루프와 무선 충전기도 당연히 들어갔고 오디오 시스템도 부메스터다. 베이스가 묵직해 비트가 강한 록과 힙합에 제격이며 고음 영역도 찢어지지 않아 보컬도 또렷하게 들을 수 있다.  하이라이트는 파워트레인이다. 4기통 2.0ℓ 엔진에 대형 터빈을 달아 최고출력 421마력, 최대토크 51.0kg·m의 파워를 생산한다. 평범한 사이즈의 엔진이 무려 400마력 이상의 힘을 낸다. 변속기는 8단 듀얼 클러치 유닛이며 이를 통해 네 바퀴를 굴린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고작 4초, 최고시속은 270km에 묶여 있다. 공차중량은 생각보다 가벼운 1600kg이며 복합연비 역시 성능에 비해 알뜰한 12.0km/ℓ다.

촬영 당일 노면이 미끄러워 시원하게 밟아보진 못했다. 4매틱이긴 하나 고성능 타이어가 끼워져 있어 가속 페달을 달래며 주행해야 했다. 허나 잠재력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인상적인 것은 엔진 리스폰스다. 다양한 드라이빙 모드가 준비되어 있는데 노멀 모드에서도 답답한 기색은 전혀 없다. 신기하게도 터빈 사이즈가 어마어마하게 큰 게 들어갔지만 터보랙이 거의 느껴지지 않았다. 이전 세대 45 AMG 모델은 초반 응답성이 조금 답답했었는데 신형으로 오면서 이를 완벽하게 개선했다. 8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 역시 빠른 변속 속도를 보여주고 다운시프트에도 소극적이지 않아 운전자의 흥을 깨지 않는다.성능이 성능이다 보니 서스펜션은 단단하게 조여져 있다. 때문에 시동을 켜고 일반 도로로 나오자마자 스포츠카를 타고 있는 기분이 난다. 운동 열심히 한 하체 덕에 좌우롤링과 피칭이 잘 잡혀 있다. 승차감에서 조금 손해 보더라도 이러한 세팅이 이 출력에는 안정적이다. 승차감도 스포티한 하체치고는 괜찮은 편이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지나갈 때 불쾌한 충격을 캐빈룸으로 보내지 않는다.

CLA45는 휠베이스가 짧고 사륜구동 시스템을 장착했다. 코너링 실력이 더욱 기대가 된다. 코너링 성향은 살짝 언더스티어다. 심하진 않고 스로틀 개폐량만으로 충분히 라인 수정이 가능하다. 앞이 무겁다 보니 내리막 보다 오르막에서 강한 모습을 보인다. 넉넉한 출력에 빠른 스티어링 피드백으로 와인딩을 점령한다. 복합코너에서도 섀시가 엉키지 않고 미꾸라지처럼 잘 빠져나온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넘기는 리듬이 부드럽다.마지막으로 브레이크 시스템은 어떨까? 섀시와 출력을 다루기에 부족하지 않다. 노즈다이브 혹은 브레이크스티어 현상을 잘 억제했고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쉽게 지치지 않는다. 또한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이 걸려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아 다행이다. 삼각별을 단 만큼 달리기 기본기에 충실하다.

촬영은 끝났다. 화끈하게 달려보지 못해 아쉽다. 엄청난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맛만 봤다. 이전 모델도 작은 차체에 2.0ℓ라고는 상상할 수 없을 만큼의 성능이 결합되어 최고의 운전 재미를 선사했다. 분명 CLA45는 더 향상된 기량을 가지고 있을 터인데 날씨가 야속하기만 하다. 날이 풀리면 CLA45와 함께 신명 나게 놀기를 기약한다.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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