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갈 때 이런 차는 어때요?

  • 기사입력 2021.02.10 14:14
  • 최종수정 2021.06.28 14:41
  • 기자명 모터매거진

설 명절이 다가온다. 하지만 이번 설날 역시 코로나19가 함께할 것이다.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고향에 방문하지 못하고 반가운 친척을 만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아쉽지만 즐거운 상상이라도 해보자. 명절에 고향으로 타고 갈 차와 그 이유를 찾아보았다.


# MERCEDES-BENZ GLS 580 4MATIC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 S클래스를 두고 왜 GLS냐고? S클래스는 운전석보다 뒷좌석에 앉아서 가야 진정한 멋이다. 하지만 운전기사도 명절을 맞이했으면 고향으로 떠나야 하지 않겠는가. 그렇다면 내가 운전해서 가기에 더 폼나는 차는 대형 SUV인 GLS가, 그중에서도 8기통 가솔린 엔진을 품고 있는 GLS 580 4MATIC이 적격이다. 디젤 모델과 가솔린 모델 사이에서 고민이 됐지만, 디젤 특유의 진동과 소음은 아무리 잘 걸러낸다 하여도 가솔린의 정숙성을 따라올 수 없다. 물론 휘발유를 어마어마하게 마셔대겠지만, 명절이니까 그 정도 지출은 감수하자.

그리고 이 차는 미국 시장을 노리는 대형 SUV다. 장시간 운전에 편안함을 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했다. 서스펜션 세팅은 부드럽고 적당히 출렁거리며 출력에는 여유가 넘친다. 특히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바로 마사지 시트인데, 이게 생각보다 괜찮은 물건이다. 별 기대를 안 하고 작동시켰지만 온몸을 쉬지 않고 주물러대는 부지런한 마사지사가 운전석에 함께하고 있는 느낌이다. 덕분에 웬만큼 장거리 운전을 해도 몸이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

이뿐만이 아니다. GLS는 넉넉한 3열 공간을 가지고 있는 7인승 SUV다. 가족들이 모여 식사나 성묘를 위해 이동할 때 GLS 한 대로 간단히 움직일 수 있다. GLS의 3열 공간은 키 198cm의 성인도 앉아서 갈 수 있도록 설계되었기 때문에 공간에 대한 걱정은 잠시 접어두어도 좋다. 또한 광활한 트렁크 공간에는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들을 위한 선물을 한가득 실어 갈 수도 있다. 2열을 접으면 냉장고나 세탁기도 넣어볼 만하겠다.

# VOLVO S90

가족을 만나러 가는 길은 안전해야 한다. 그렇다면 안전의 대명사 볼보가 알맞다. S90는 충돌 사고를 방지하기 위한 기능을 탑재했다. 전방의 자동차와 충돌을 막기 위한 긴급 제동장치는 물론이고 충돌 전 차가 스스로 조향해 전방 장애물을 회피하는 기능도 탑재했다. 또한 후방에서 다가오는 자동차와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방향지시등을 빠르게 깜빡여 뒤 차에 경고를 보낸다. 게다가 시속 30km 미만일 때 후방 충돌을 감지할 경우 앞좌석 안전벨트를 자동으로 조여 운전자를 보호한다. 장시간 운전으로 집중력이 흐트러져 충돌 사고가 자주 일어나는 명절의 도로에서 꼭 필요한 기능이 아닐 수 없다.

여기에 볼보는 테슬라 못지않은 뛰어난 반자율주행 기술을 가지고 있다. 앞차와 간격을 유지하면서 차로 중앙에 맞춰 조향을 보조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II와 보행자 혹은 자전거를 감지하는 교차로 추돌 방지기능이 포함된 긴급제동 시스템인 시티 세이프티, 도로 이탈 완화, 반대 차선 접근 차량 충돌 회피 등이 기본으로 장착된다. 언제 끝날지 모르는 정체 구간에서 파일럿 어시스트를 작동시키고 몸의 긴장을 잠시 풀어도 좋다. 똑똑한 볼보는 탑승객을 안전하게 모시고 스스로 달릴 것이다. 그렇다고 차에 모든 것을 맡기는 무모한 행동은 금물이다.

스웨디시 럭셔리를 지향하는 볼보 특유의 인테리어 디자인은 장시간 차 안에 갇혀 있어도 안락함을 유지할 수 있는 비결이다. 게다가 주변 차들이 내뿜는 배출가스로부터 안전하다. PM 2.5 센서 및 미립자 필터가 추가된 어드밴스드 에어 클리너로 실내의 공기를 항상 쾌적하게 유지하기 때문이다. 또한 볼보는 달리는 공연장이 될 수도 있다. 바워스 앤 윌킨스 사운드 시스템으로 마치 재생하고 있는 노래의 가수가 함께 타고 있는 것만 같은 훌륭한 소리를 들려준다.

# TERRADYNE GURKHA RPV

앞선 두 차가 너무 평범해 시큰둥해졌다고? 이제 진짜 재미있는 상상을 할 차례다. 이 차를 어디서 본 기억이 있지 않은가? 그렇다. 영화 <분노의 질주 5>에서 ‘더 락’ 드웨인 존슨이 타고 등장하며 테라다인에서 생산하는 민수용 장갑차 LAPV의 픽업트럭 버전이다.

구르카 RPV는 포드 F-550 픽업트럭을 기반으로 제작됐는데 대부분의 디자인은 목적에 맞게 변경되어 기존 모델의 흔적을 찾기 어렵다. 차체를 방탄 소재로 바꾸어 무려 6123kg이라는 무시무시한 무게를 자랑한다. 이러한 덩치를 이끌기 위해 8기통 6.7ℓ 터보 디젤 엔진과 6단 자동변속기를 사용한다. 최고출력은 300마력, 최대토크는 91.9kg·m를 발휘한다. 당연히 밥도 많이 먹을 테니 151ℓ라는 커다란 연료탱크 용량을 가졌다.

귀향길에 꽉 막힌 도로를 이 차를 운전하며 뚫고 간다고 상상해보자. 그곳이 길이 아니더라도 상관없다. 이 차는 이중구조의 오프로드 타이어와 사륜구동 장치, 그리고 4.88 기어비를 가진 차동제한 디퍼렌셜을 장착했다. 내 앞에 있는 차들을 타고 넘으며 갈 수도 있을 것이고 도로를 벗어나 산을 타고 달릴 수도 있다. 심지어 영화에서는 경찰서의 벽을 부숴가며 달리기도 한다. 물론 이를 실제로 실행한다면 당신은 영화의 주인공이 아닌 뉴스의 주인공이 될 것이다.

# DMC-12 DeLorean

만남이 있으면 이별도 있는 법. 그 법칙은 가족이라고 예외가 될 수는 없다. 어떠한 이유에서든 이제는 만나지 못하는 가족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선정한 차는 DMC-12 들로리안, 그중에서도 영화 <백 투 더 퓨처>의 타임머신 버전이다. 영화 속 브라운 박사는 “이왕이면 시간여행도 멋있게 하는 게 좋지 않겠니?”라고 할 만큼 지금 봐도 꽤 멋스러운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특히 이 차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걸윙도어는 테슬라 모델 X에서도 볼 수 있다.

꽉 막히는 도로는 이 자동차에게 아무 의미가 없다. 왜냐하면 이 차는 <백 투 더 퓨처 2>에서 나온 것처럼 하늘로 날아다니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요즘의 개념으로 말하자면 하나의 UAM 즉 도심항공모빌리티와 같은 것이다. 미래 혁신 산업인 UAM은 우리가 조만간 만날 수 있는 현실이기도 하다. 심지어 차 뒤편에 달린 원자력 추진 장치 덕분에 속도도 꽤 빠르다. 영화에서는 시속 88마일(시속 약 141km)의 속력을 내면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오랜 시간을 도로에서 보내는 스트레스도 언젠가는 과거의 이야기가 될 것이다.

이 차를 선정한 가장 중요한 이유는 바로 시간여행이다. 시간을 완전히 되돌릴 수는 없지만, 타임머신을 타고 잠시 과거로 돌아가는 것 정도는 괜찮지 않을까. 명절이 되면 보고 싶은 가족이 있던 때로 돌아가 잠시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는 것이다. 그 대상은 누군가에겐 할머니, 할아버지일 것이고, 누군가에겐 부모님이 될 수도 있다. 이별하기 전에 미처 하지 못한 이야기가 있다면, 지금 만날 수 있다면 전해주고픈 이야기를 마음껏 하고 다시 현실로 돌아오면 된다. 이 차는 그러한 일을 해줄 수 있는 유일한 자동차다. 비록 현실에 존재하지 않더라도 말이다.

글 | 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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