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UVELLE VAGUE, 르노 5 프로토타입

  • 기사입력 2021.02.09 10:53
  • 최종수정 2021.06.28 14:31
  • 기자명 모터매거진

이것은 르노의 진심이 담긴 자동차다. 전기차도 매력적으로 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그리고 사람들에게 꿈과 기대를 갖도록 만든다. 


르노 역사상 가장 인기가 높았던 자동차들 중 하나를 말하라면, 필자는 주저하지 않고 ‘르노 5’를 고른다. 언뜻 보면 사각을 기반으로 단순한 형태로 다듬은, 그저 그런 해치백인 것 같지만 그것만으로는 설명이 불가능한 수많은 매력을 품고 있다. 당시 르노에서 일하던 디자이너가 남는 시간에 취미 삼아 디자인했지만, 르노의 직원들이 그 디자인에 감명을 받았고, 실용성과 주행 성능, 그리고 가격 모두를 잡는 ‘슈퍼 미니 해치백’으로 거듭났다.

르노 5가 끼친 영향은 막대하다. ‘클리오’로 새 시대를 연 지금에도 르노는 ‘르노 5로부터 클리오까지 이어지는 긴 역사’를 이야기한다. 그렇게 회사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모델이 되었고, 르노는 틈이 날 때마다 이 디자인을 현대적으로 살리기 위해 노력했었다. 너무 그 존재감이 크기에 지금까지는 콘셉트카의 일부분에 디자인을 적용하는 정도였지만, 이 녀석은 온전히 다르다. 과거의 모습이 기술을 만나 거의 완벽한 형태로 부활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레트로 위에 얹어진 하이테크다르노 5의 부활을 맡은 디자이너는 ‘질 비달(Gilles Vidal)’이다. 그는 한때 푸조에서 디자인을 담당했었고, 그 결과 푸조는 ‘사자의 발톱’이라는 독특한 상징을 가지며 매력적인 디자인을 뽐내는 브랜드로 거듭났다. 그런 그가 성공을 바탕으로 르노로 자리를 옮기고 레트로 스타일의 부활을 담당한 것이다. 본래 르노와 푸조는 두 회사간의 인력 이동을 금기시해 왔지만, 자동차가 급속히 변해가고 있는 시대에 맞춰 이를 해제했다.

전체적인 실루엣은 ‘르노 5의 재림’이라고 봐도 좋다. 해치백의 형태를 그대로 가져와 살리고 있으며, 사각형으로 다듬었던 헤드램프도 그대로 살리고 있다. 이제는 LED를 사용하기에 과거처럼 광활한 헤드램프 영역은 필요 없지만, 디자이너의 고집이 빛은 미학이다. 그릴의 크기를 줄이고 르노의 엠블럼을 강조하는 것은 퍼포먼스 모델 ‘르노 5 터보’에서 가져온 해결책이다. 본래 사각형의 안개등이 지배하던 앞 범퍼 하단은 이제 사각형의 LED 주간주행등을 품었다.

보닛과 충전구에는 프랑스 특유의 센스가 돋보인다. 전기차의 충전구는 대부분 앞 펜더나 전면에 있기 마련이지만, 르노 5 프로토타입은 보닛 위에 충전구가 있다. 과거 고성능 자동차들이 냉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보닛에 에어벤트를 마련했던 전통을 현재로 끌고 와 전기차의 정체성으로 만든 것이다. 그리고 이 충전구의 장점은 하나 더 있다. 운전석에 탑승하는 것에 맞춰 충전 케이블을 간단하게 뽑을 수 있다는 것이다.후면은 르노 5의 정체성과도 같은 세로로 긴 형태의 테일램프를 품었다. LED로 다듬으면서 시인성도 올라갔지만, 테일램프의 위치도 이전보다 조금 더 위로 올라갔다. 이것은 아는 사람들만 아는 역사인데, 본래 르노 5는 테일램프를 하단이 아니라 상단에 놓는 것으로 디자인되었다. 단순히 레트로 스타일을 추구한 것 뿐만 아니라 과거의 의도를 훌륭하게 갖고 왔다. 전기차임에도 불구하고 펜더를 부풀린 모습은 ‘르노 5 터보’를 연상시킨다.

실내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지만, 시트 측면 등 여러 곳에서 빛나는 앰비언트 라이트가 황홀한 분위기를 만들어줄 것으로 보인다. 계기판은 운전자만 보는 것이 아니라, 밖에 있는 사람들에게 메시지를 보낼 수 있는 투명 보드 역할도 가능하다. 르노는 아직 이 모델의 성능이나 크기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고 있는데, 짜릿함을 추구했던 모델인 만큼 성능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메간보다 훨씬 더 탐나는 르노 5 전기차, 언제쯤 실물을 볼 수 있을까?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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