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20 CES에서 최초로 공개된 메르세데스-벤츠 비전 AVTR을 직접 만났다. 시선을 압도하는 거대한 크기와 화려하고 은은하게 빛나는 조명을 사용해 진짜 미래에서 온 자동차를 마주한 느낌이다. 지속가능한 럭셔리를 표방하는 비전 AVTR을 알아보자.
메르세데스-벤츠는 혁신과 기술을 도구삼아 새로운 미래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아바타> 제작팀과 협업을 통해 ‘메르세데스-벤츠 비전 AVTR(이하 AVTR)’을 지난 2020 CES에서 공개했다. 하남 스타필드의 메르세데스-벤츠 전시장에 전 세계에 단 한 대만 존재하는 AVTR을 직접 볼 수 있었다. 베일에 쌓여 있었지만 존재감을 숨길 수 없었다. 베일이 벗겨질 때는 감탄을 숨길 수 없었다.
비전 AVTR은 다가오는 환경 문제에 직접적인 해답을 제시하고자 한다. 본래 자동차란 물건은 환경 오염 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내∙외부에 사용되는 소재들은 물론이고 자동차를 움직이기 위해 사용되는 연료는 거의 대부분 환경을 해치는 요소들이다. 하지만 메르세데스-벤츠는 AVTR에 환경적으로 지속 가능성이 보장된 소재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며 자동차 산업과 사회 전반의 변화를 고민하고 있다. 우선 AVTR은 친환경 배터리와 고성능 모터를 사용한다. 배터리는 유기적인 셀 화학 기술을 적용해 희토류나 희유금속이 전혀 사용되지 않은 것이 특징이다. 또한 배터리가 완전히 분해가 가능한 소재로 만들어져 100% 재활용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메르세데스-벤츠는 원자재 분야의 미래 순환 경제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할 계획이다. 자동화된 전도성 충전 기술을 바탕으로 배터리를 충전하는 시간은 단 15분이면 충분하다. 또한 차량 후면에 설치된 통합형 태양열 집열판은 33개로 나뉘어져 있다. 집열판의 표면은 ‘바이오닉 플랩’과 함께 작동하는데 각 집열판이 유기적으로 움직이는 모습은 마치 피부로 호흡을 하는듯 자연스럽게 움직였다.
모터의 출력은 350kW를 능가하며, 개별적으로 제어 가능한 각 전기 모터의 동력은 지능적인 토크 배분을 통해 강력한 성능과 뛰어난 효율을 동시에 발휘한다. 여기에 각 휠은 주행 상황에 따라 별도로 주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프론트 및 리어 액슬을 동시 또는 반대 방향으로 구동할 수 있어 약 30° 옆으로 수평 이동이 가능하다. 이러한 모습은 마치 ‘게걸음’을 연상하게 한다. 실제로 비스듬히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모습을 보니 이질감이 들기도 했다. 마치 SF 영화의 한 장면이 눈 앞에서 재생되는 느낌이다. 하지만 이러한 움직임이 미래 자동차의 움직임이라고 생각하니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우리가 미래에 경험할 자동차의 인테리어
AVTR은 EQ 브랜드의 디자인 언어를 따른다. 이러한 설계 과정은 탑승객의 경험에서 시작해 그들의 인식과 요구에 초점을 맞춘다. 이들의 목표는 승객의 인식을 연장시키는 자동차를 만드는 것과, 탑승객을 비롯해 차량 그리고 주변 환경을 독특한 방식으로 연결하는 몰입형 체험 공간을 만드는 것이다.
AVTR에서 내리자 마치 잠시 미래를 다녀온 꿈을 꾼 듯했다. 화려한 조명과 기존 자동차에서 보기 힘든 비율을 가진 외관은 물론, 몸을 포근하게 받쳐주는 편안한 시트와 차와 내가 연결되는 느낌 또한 놀랍도록 새로웠다.
AVTR은 하남 스타필드 2층 브랜드 전시장에서 14일까지 관람할 수 있다. 물론 일반 관람객들이 이러한 기능들을 직접 체험하긴 어렵다. 하지만 거리를 두고 구경하는 것은 얼마든지 가능하다. 단 한 대만 제작된 컨셉트카인 만큼 실제로 볼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으니 이번 연휴에 나들이삼아 다녀오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글, 사진│조현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