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 미니 컨트리맨 쿠퍼 S, 짜릿해! 늘 새로워!

  • 기사입력 2021.02.02 22:46
  • 최종수정 2021.06.28 14:22
  • 기자명 모터매거진

국내에서 월드 프리미어를 가졌던 미니의 SUV, 컨트리맨을 드디어 만났다. 한동안 미니가 잊고 있었던 고카트 필링을 3도어 모델이 아닌 SUV가 보여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다. 게다가 조금 더 멋있어졌다.



3세대 미니 해치백을 처음 운전했던 그때가 아직도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 있다. 그동안 느껴 왔던 미니와는 너무나도 달랐기 때문이다. 당시 남겼던 감상은 ‘미니가 미니 해치백이 아닌 BMW 3시리즈를 만들었다’였다. 불특정 다수에게 많이 판매하기 위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이해해 줄 수도 있었지만, 미니만큼은 그렇게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있었다. 그래서 ‘미니는 여기서 더 커지지 않는다’는 발언에 안도했던 적도 있다.

사실은 그래서 미니의 SUV, 컨트리맨도 그리 반기지는 않았었다. 덩치는 있어도 디자인을 통해 나름대로 귀여움을 갖추어 나갔던 1세대 모델에 비해 현행 2세대 모델은 덩치를 더 키운 것은 물론이요, 둥근 헤드램프를 없앤 뒤 각을 세우고 귀여운 맛을 지워 나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실내에서 원형 송풍구가 없어진 모습을 보고 있으니, ‘디즈니에게 고소 당해서 원을 없앴다’는 도시전설이 생각나 웃다가 울곤 했다.

그래서 컨트리맨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등장했다는 소식이 들려왔지만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었다. 이전 모델이 가지고 있었던 정숙성과 쾌적함, 그리고 부드러운 승차감이 한층 더 진화했다고 생각했고, 그런 요소는 필자에게 그리 매력적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연히 컨트리맨의 키를 쥐고 나니, 생각이 완전히 바뀌어 버렸다. 미니는 다시금 악동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싶은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굉장히 환영할만한 일일지도 모른다.

컨트리맨은 사각형입니다미니가 이제는 결심을 세운 것 같다.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한 컨트리맨은 이제 굳이 원을 추구하려 들지 않는다.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내는 부분이 바로 헤드램프인데, 잘 보면 내부 유닛을 사각형으로 다듬었다. 원을 만들 수 없다면, 차라리 이렇게 당당하게 각을 세우는 게 훨씬 낫다. 그래도 안개등 같이 원을 강조할 수 있는 부분은 여전히 원으로 처리하고 있다. 차체 곳곳을 검은색으로 장식해 악센트를 주고 있다.육각형을 선명하게 살리고 있는 그릴은 미니 JCW GP에서 영향을 받은 싱글 블레이드와 기하학적인 형태의 메시를 품고 있다. 후면에서는 유니온 잭을 본뜬 LED 테일램프가 제일 눈에 띈다. 페이스리프트 모델부터 적용되어 어느새 미니의 상징처럼 굳어져 가고 있는데, 이래서 헤리티지가 중요한 건가 보다. 6개의 스포크를 가진 휠 역시 처음 보는 것인데, 미니와 묘하게 잘 어울린다. 경쾌하게 달려 나가겠다는 의지를 온몸으로 표현하고 있다.

실내는 언뜻 보면 이전과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구성 요소들이 좀 더 고급스러워졌다. 시승차는 몰트 브라운 색상의 천연 가죽 시트를 가졌는데, 여기에 다이아몬드 형상으로 퀼팅 처리도 되어 있으니 한 단계 위의 자동차를 타고 있는 느낌이 든다. 계기판은 원을 지우고 한가운데 디지털 화면을 받아들였는데, 기대했던 다양한 기능은 없었다. 그 아쉬움은 제법 선명한 시인성을 제공하는 HUD를 통해 달랠 수 있다.무선 카플레이를 제공한다고 쓰여 있었지만, 써보지는 못했다. 센터 콘솔에 있는 휴대폰 무선충전 거치대는 아이폰 10 XR에게는 조금 작았다. 뭐 이 정도는 사소한 불만이고, 미니의 이름에 어울리지 않는 꽤 넓은 실내는 실용성에서 큰 장점을 보인다. 만약 급작스러운 상황 변화로 인해 미처 준비를 못한 채로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긴다고 해도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는 그런 공간이다. 한 대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미니인 셈이다.

잃어버린 고카트를 찾았다컨트리맨은 국내에서 PHEV를 제외한 다양한 파워트레인을 준비하는데, 이번에 탑승하는 것은 고성능을 지향하는 쿠퍼 S 모델이다. 운전의 재미를 극대화했다고 말하는데, 토글 스위치를 눌러 시동을 거는 순간부터 이전과는 다른 소리와 진동이 느껴져 허언이 아님을 바로 알아챌 수 있었다. 가솔린 엔진이면서도 약간 걸걸대는 것 같은 이 감각, 그리고 약간 거칠게 숨쉬는 것 같은 소리는 그동안 미니가 잃어버리고 있었던 바로 그 감성이다.여기까지만 듣고서 ‘미니가 시끄러워졌다면 다른 차를 사야겠다’고 생각하신다면, 그 판단을 잠시만 유보해 주시길 바란다.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꾸고 엔진 회전을 높이지 않는 이상은 본격적인 고카트 필링은 나타나지 않으니 말이다. 만약 시끄러운 게 싫다면, 일반 가솔린 또는 디젤 엔진을 선택하면 될 일이다. 혹은 S 모델을 구입하더라도 주행 모드를 에코로 맞추면 된다. 사실은 이 걸걸거림도 옛날보다는 많이 줄어든 것이다.

주행 모드는 굳이 스포츠로 맞추었다. 오랜만에 들리는 소리에 심장이 조금씩 뛰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그동안 미니에서 이런 느낌을 얼마나 원했던가! BMW 자체 개발 엔진을 탑재하면서 온전히 사라진 것 같았던 날 것의 느낌이 높아지는 엔진 회전에 비례해 살아난다. 기어가 올라가면 잠깐 떨어졌다가 곧 다시 상승하는 회전계를 보고 있으니 오른발에 더더욱 힘을 주게 된다. 이 순간만큼은 이 차가 SUV라는 것을 잊어버렸다.

서스펜션은 여전히 승차감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다듬어져 있지만, 엔진 회전 때문인지 조금은 탄탄하게 느껴진다. 이 정도라면 본격적인 서킷 공략은 힘들어도 산길 정도는 재미있게 운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서킷 공략까지 생각한다면, JCW 모델을 노리는 것이 정답이다. 핫한 정도가 아니라 엄청난 열기가 느껴질 정도로 무서우니 말이다. ‘포켓 로켓’은 아니지만 ‘스몰 로켓’ 분야에는 충분히 들어가지 않을까 싶다.

오랜만에 JCW가 아님에도 활기에 넘치는 미니를 만났다. 그리고 그 미니가 SUV인 컨트리맨이 될 것이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기에 더 극적인, 그리고 짜릿한 만남이 되었다. 이제는 인정을 해야겠다. 컨트리맨은 미니가 아닌 맥시이기도 하지만, 또한 미니의 DNA를 갖고 있기도 하다고. 이제는 더 이상 가족이 있다고 하여 미니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아도 된다. 미니 단 한 대로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컨트리맨이 있으니 말이다.

SPECIFICATIONNEW MINI COUNTRYMAN COOPER S길이×너비×높이  4295×1820×1555mm  |  휠베이스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998cc  |  최고출력  ​​192ps최대토크  28.5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복합연비  10.7km/ℓ  |  가격  ​​​​​​5300만원

글 | 유일한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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