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시스 GV70, WHAT DO I CALL YOU

  • 기사입력 2021.01.13 10:16
  • 최종수정 2021.06.28 13:57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아름답다. 잘 달린다. 그리고 실용성도 있다. 여기에 독특함과 프리미엄을 더했다. 첫눈에 반할 수 있는 차, 제네시스 GV70가 이 자리에 섰다.  

젊게 살고 싶지만 그렇게 못 사는 사람들이 있다. 때로는 누군가의 시선을 받아내야 하고, 혼자만 생각할 수 없기에 더 그렇다. 혼자 살아도, 가족을 구성하고 함께 살아도 그렇다. 막강한 부와 여유를 동시에 누린다면 용도에 따라 여러 대의 자동차를 산 후 기분에 따라 바꿔서 타면 되겠지만, 그런 사람들은 거의 없고 만능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한 대를 제대로 골라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 그래서 이 시대의 사람들은 자동차를 고르면서 은연중에 많은 부분을 포기하고 만다.

모든 매력을 안은 자동차가 있다면 어떨까? 아주 멋진, 세련된 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고 마트에서 장을 한가득 보고도 4명이 편안하게 탈 수 있는 공간도 있다. 평소에는 조용하다가 필요할 때는 잘 달려주니 스포츠카가 부럽지 않다. 좋은 차를 골랐다고 자랑하고 싶다고? 이 브랜드의 이름 아래에서는 가능하다. 프리미엄 중형 SUV GV70라면 말이다. 주무대를 도심으로 옮긴 GV70는 회색의 건물, 그리고 도로에서도 그 존재를 아름답게 드러낸다.

쿠페의 라인을 입다

언뜻 보면 제네시스 모델들이 다 비슷한 디자인을 가진 것 같지만, 자세히 보면 그 안에서도 조금씩 다른 개성들을 추구하고 있다. GV70가 추구하는 것은 ‘Most Athletic SUV’, 운동선수가 오랜 기간 다진 탄탄하면서도 아름다운 근육을 입은 자동차다. 외형을 구성하는 요소들의 크기와 비율, 그리고 금속 표면에 아로새긴 라인이 근육을 강조하며 금방이라도 앞으로 달려나갈 것 같은 자세를 만든다. 도심을 빠르면서도 우아하게 뛰어가겠다는 듯 말이다.전면을 장식하는 가는 두 줄의 LED 헤드램프와 대형 크레스트 그릴은 제네시스 라인업이 공통으로 가진 것이지만, GV70의 그것은 헤드램프 길이가 짧고 그릴 하단을 좀 더 뾰족하게 드러나도록 다듬었다. 그 아래로 드러나는 범퍼와 에어 인테이크는 그릴과 마주보는 것처럼 다듬어 데칼코마니를 생각나게 한다. 엠블럼을 중심으로 하는 보닛의 라인은 아래로 들어가 있는데, 그 아래 있는 V6 엔진을 잘 살려주는 기믹일 것이다.

측면에서 제일 눈에 띄는 것은 뒤로 갈수록 급격히 떨어지는 사이드 라인이다. 제네시스는 이를 ‘파라볼릭 라인(Parabolic Line)’이라고 부르는데, GV70의 그것은 A필러가 시작하는 지점부터 떨어지기 때문에 느낌이 다르다. 측면 윈도 상단의 라인도 자연스럽게 떨어지며 곡선을 그리고 있으며, 두 라인이 잘 어울린다. 루프 라인은 되도록 평평한 형태로 다듬었지만, 테일게이트가 완만한 각을 이루며 떨어진다. 세 개의 라인이 뭉치면, 쿠페의 느낌이 난다.그 느낌을 극대화시키는 것이 바로 아름다움을 추구한 뒷모습이다. 제네시스의 상징이 된 두 줄의 테일램프는 아래가 더 짧게 다듬어졌는데, 붉은색 램프만 갖고 있다. 그래서인지 빛이 들어오지 않을 때도 멋이 산다. 방향지시등과 후진등은 후면 범퍼에 따로 빼두었는데, 세간의 걱정과는 달리 시인성이 꽤 좋다. 세로로 긴 형태로 다듬어진 머플러도 다른 자동차에서는 쉽게 찾아볼 수 없는 멋이다. 여러모로 개성과 역동성이 살아있다.

실내는 지금까지 등장한 제네시스 모델들 중에서 ‘여백의 미’를 가장 잘 살리지 않았나 싶다. 단정한 형태로 다듬은 대시보드와 볼륨감을 살린 부품들로 인해 그런 느낌이 더 강하게 새겨진다. 센터페시아의 에어컨 조작부가 깔끔하게 다듬어졌는데, 비행기 날개에서 영감을 얻은 디자인도 그렇지만 기능이 작동하지 않을 때 온전히 검은색이 되는 창과 그 주변을 장식하는 은색이 어우러져 고급스러움과 함께 멋을 만든다.대시보드가 단정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하나 더 있다. 송풍구를 가늘게 다듬고 블랙으로 처리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송풍구 조작 레버는 은색 라인과 어우러지도록 다듬었는데, 직관적이면서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시선을 도어로 옮기면, 손잡이와 스피커(트위터 부분)가 비행기 날개 단면 형상으로 어우러져 있고, 그 아래 있는 암레스트와 어우러진다. 변속기와 다양한 조작 버튼이 있는 센터 터널은 단정하면서 직관적인 형태가 무엇인지 보여주는 것 같다.

시트는 프리미엄과 역동적인 질주를 모두 고려한 것으로, 착좌감이 좋다. 1열은 방석이 길어서 허벅지를 빈틈없이 받쳐주며, 역동적인 주행을 할 때는 자동으로 측면이 부풀어 상체를 감싸준다. 2열은 성인이 탑승할 만한 레그룸을 확보했고, 등받이도 편안하게 기댈 수 있을 정도로 조절된다. SUV의 특성상 지붕에 머리가 닿을 일이 없어 만족도가 높을 것 같다. 차체 크기를 고려하면 트렁크는 조금 작은 것 같지만, 바닥이 평평해서 짐을 싣고 내리기가 용이하다.Fast & Comfort, This Is GV70!제네시스 G70는 잘 달리는 스포츠 세단이다. 그렇다면 GV70는 어떨까? 마침 눈앞에 6기통 가솔린 엔진 탑재 모델이 있으니 올라서 시동을 걸어본다. 최고출력이 380마력에 달하니 적당한 크기의 차체를 신나게 끌어줄 것 같다. 확실히 발진 감각이 좋고, 답답함 같은 건 전혀 없다. 오른발에 지그시 힘을 주는 것만으로도 앞으로 힘차게 튀어나가려 한다. 스포츠카의 그것은 아니지만, 진중하면서 빠르게 앞을 향해 전진한다.도심에서는 이 힘을 쓸 일이 적겠지. 회색빛이 가득한 소음으로 둘러싸인 이 공간에서는 오른발이 아니라 발가락에 힘을 싣는 정도로도 충분하다. 서서히 속력을 높여도 실내는 조용하다. 잔잔한 음악에 마음을 놓으며 지쳐버린 마음을 운전과 함께 달랠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이 시점에서 전방의 노면을 읽고 미리 반응하는 서스펜션이 빛을 발한다. 아래의 세상에서 다가오는 충격들을 걸러내면서 운전자에게 자잘한 것은 신경 쓰지 말라고 속삭여준다.

오늘은 멀리 떠나기로 했다. 고속도로에 올라 주행 모드를 스포츠로 바꾼 뒤 모처럼 오른발에 강하게 힘을 싣는다. 조용하던 엔진은 순식간에 우렁차게 울부짖으며, 그동안 달리지 못해 분에 차 있었다는 듯 강한 힘을 낸다. 고속 영역을 지나 어느새 초고속 영역에 도달하고 다시 이를 살짝 넘어서도 흔들리지 않고 강하게 버텨낸다. 계기판도 붉은색으로 물들고 있으니, 달려나가고 싶다는 욕구가 솟구친다.스포츠카처럼 광속으로 달려나간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실제로 그렇게 점과 점을 순식간에 뚫고 나가는 것처럼 달리지도 않는다. 스포츠 성능을 갖고는 있지만, GV70는 제네시스라는 본분에 충실하다. 그것은 편안함과 안락함, 그리고 안심이 되는 감각이다. 만약 달리기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약간의 매콤함에 살짝 반할 것이고, 가족들은 편안함 속에서 다양한 기능을 누리면서 즐거워할 것이다. 도심을 주 무대로 한다는 것도 그런 편안함의 연장선에 있다.

구불구불한 산길을 달리면 그 감각은 확실해진다. 코너를 예리하게 파고드는 모습은 잘 보여주지 않는다. 그보다는 안정감을 기반으로 안심할 수 있는 코너링을 만들어낸다. 날을 세우고 도로를 찢는 게 아니라 부드럽게 물을 가르는 것처럼 움직인다. 일부러 그렇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말이다. 그러나 그 움직임에 만족하는 것과 동시에 신뢰를 보낼 수 있다. 몇 번을 밟아도 잘 듣는 브레이크와 함께 말이다.주행은 끝났다.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해 차에서 내리니, 의외로 몸에 걸린 피로가 적다. 그러면서도 조금 즐거웠던 기억이 남았다. 알 수 있다. 제네시스는 본래 그런 것을 추구하는 브랜드라는 것을. 그리고 GV70 역시 편안함 위에 역동성을 다져서 올렸다는 것을 말이다. 생각보다 외형만큼 경쾌하지 않아도 좋다. 정성을 들여 구운 고기 위에 소스를 조금 뿌려 심심함을 달래듯이, GV70는 그런 맛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그 맛에 확실하게 반했다.

제네시스 GV70, 이 점을 주목하자!과연 합리적인 선택은?

이번에 잠시 탑승했던 모델은 GV70에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2’를 적용한 모델이다. 2.5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GV70의 가격은 4880만원부터 시작하며, 3.5 가솔린 엔진과 21인치 휠, HUD와 드라이빙 어시스턴스 1, 2를 포함한 파퓰러 패키지2, 렉시콘사운드 시스템 등 대부분의 옵션을 더하면 7350만원으로 가격이 뛴다. 아마도 많은 이들이 2.5 가솔린 엔진을 선택할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파퓰러 패키지2와 시그니처 디자인 셀렉션2 정도만 더하면 5900만원으로 구매 가능하다. 물론 어떤 옵션을 선택할지는 구매하는 소비자의 몫이다.차선을 알아서 변경해준다고?

고속도로를 주행할 때 HDA II를 작동시키면 조작과 관련된 많은 행동을 줄일 수 있어 장거리 주행 시 운전자의 피로 감소에 유용하다. 특히 차선 변경 방식이 달라졌는데, 방향지시등 레버를 반고정 상태로 두어야 했던 이전의 GV80와는 달리 GV70는 완전히 넣어서 작동시켜도 된다. 대신 스티어링에서 손은 떼면 안 된다. 측면에서 다가오는 차를 감지하며, 안전이 확보되면 알아서 차선을 변경한다. 물론 차선 변경 후에는 레버를 원위치로 되돌려야 한다.

특이한 리어윙을 가졌다?

GV70는 테일게이트 상단에 리어윙을 갖고 있다. 리어윙에는 공기역학을 극대화하는 것 외에 한 가지 기능이 더 있는데, 윙의 곡선을 따라 가늘고 긴 브레이크 램프가 있다는 것이다. LED 기술을 살려 만든 것으로, 낮에도 밤에도 브레이크를 밟을 때마다 뒤에서 아름다운 곡선을 감상할 수 있다. ‘브레이크 램프의 점등을 보지 못했다’는 변명은 이제 더 이상 통하지 않을 것이다.스포츠 패키지는 어때요?

아쉽게도 처음에 기대했던 스포츠 패키지는 체험할 수 없었다. 만약 역동적인 모습을 좋아한다면, 스포츠 패키지를 골랐을 때 만족도가 클 것이다. 강인한 인상을 주는 검정색으로 처리된 베젤, 입체적인 패턴의 다크 크롬 그릴 메시 디자인과 스포츠 전용 범퍼 디자인, 원형 대구경 배기구, 보디 컬러 디퓨저, 그리고 스포츠 전용 19인치 또는 21인치 휠이 어우러진다. 게다가 일반 모델과는 달리 스포츠 패키지는 전용 3스포크 스티어링 휠을 제공한다. 전자식 차동제한 장치도 선택할 수 있으니 코너링에서 다른 재미가 느껴질 것이다.

쾌적한 실내, 가능할까요?

만약 에어컨에서 발생하는 냄새에 민감하다면, GV70에서는 안심해도 된다. 제네시스 라인업 최초로 애프터 블로우(After Blow)기술이 탑재되었는데, 시동을 끄고 30분 후 팬을 작동해 공조장치 내부를 건조시켜 습기를 제거한다. 미세먼지와 세균 유입을 방지하는 이중 필터 시스템이 탑재되며, 특히 고성능 항균·콤비필터는 초미세먼지 포집 효율을 높여 먼지를 효율적으로 제거해 주고 항균 기능을 추가해 실내 부유 세균 등을 10분 내에 99.9% 제거할 수 있다. 코로나19 시대에도 안심할 수 있는 셈이다.

SPECIFICATION _ GENESIS GV70길이×너비×높이  4715×1910×1630mm  |  휠베이스  2875mm엔진형식  V6 터보, 가솔린  |  배기량  3470cc  |  최고출력  380ps최대토크  ​​35.7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복합연비  8.6km/ℓ  |  가격  7350만원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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