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게 고급차다. BMW 640i GT

  • 기사입력 2021.01.11 22:07
  • 최종수정 2021.06.28 13:56
  • 기자명 모터매거진

기함은 아니지만 그에 준하는 고급스러움을 품고 있다.


유일한 장르다. 플래그십 세단의 안락함은 보장하면서 SUV만큼의 적재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여기에 유려한 실루엣을 가지고 있어 근사하기까지 하다. 바로 BMW 640i GT다. 개인적으로 이 차의 가장 큰 매력은 오너를 세련되게 이미지 메이킹해준다는 것이다. 무슨 이유인지는 모르겠지만 과거 5시리즈 GT 시절부터 이러한 편견 아닌 편견이 생겼다. 이 차 오너들은 하나같이 느낌이 좋았다. 외모도 훌륭하면서 자기 취향은 확고하고 거기에 교양까지 넘치는 느낌이랄까? 신기한 것은 여기에 동의하는 주변인들이 많았다. 여하튼 나에게 좋은 인상을 줬던 640i GT를 만났다. 

촬영으로 소환된 모델은 LCI 버전이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쳐 얼굴이 더 잘생겨졌다. 크게 바뀐 파츠는 없지만 정돈되고 완성된 듯하다. 특히 얼굴에서 가장 중요한 키드니 그릴과 헤드램프를 더욱 날카롭게 빚어서인지도 모른다. 측면 실루엣은 쿠페처럼 매끈하게 빠졌다. 프런트 오버행이 짧고 리어 오버행이 길어 안정적으로 보여 마음에 든다. 휠은 20인치로 덩치에 알맞다. 특히 스포크가 뻗어 있어 실사이즈보다 더 커 보이는 효과까지 얻었다. 엉덩이는 빵빵하고 아쉬운 부분이 전혀 없다.   

프레임리스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BMW 패밀리룩을 따르는 레이아웃인데 나파 가죽을 적극적으로 사용해 고급스럽다. 스티어링 휠은 크기가 적당하고 부드러운 가죽으로 감싸 촉감도 좋다. 시트는 푹신푹신하고 등받이를 퀼팅 스티치로 꾸며 미적지수와 내구성을 동시에 올렸다.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면서 디스플레이가 더 커졌다. 12.3인치 디스플레이는 인터페이스가 깔끔하다. 처음 타는 이도 쉽게 다룰 수 있으며 무선 애플카플레이까지 지원한다. 컵홀더 앞에 무선 충전기도 마련해 놓고 제스처 컨트롤까지 가능하니 최신식 차를 타고 있는 기분을 배가시킨다. 

7시리즈와 같은 플랫폼으로 만들어진 640i GT는 휠베이스가 3m가 넘는다. 그렇다면 2열 공간은 어떨까? 기대를 안고 타본다. 건장한 성인 남성이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여유롭다. 등받이 각도도 적당히 누워 있어 장시간 이동에도 편안하다. 4명이 함께 저 멀리 떠나도 괜찮다. 트렁크 공간은 기본적으로 600ℓ 제공되고 폴딩하면 1800ℓ까지 사용할 수 있다. 리어 시트를 폴딩하지 않아도 골프백 3개는 무난하게 들어간다. 

이제 파워트레인을 알아보자. 보닛 아래 담겨 있는 파워 유닛은 직렬 6기통 3.0ℓ 터보 엔진이다. 최고출력 340마력, 최대토크 45.9kg∙m의 힘을 ZF 8단 자동변속기를 통해 네 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5.2초, 최고시속은 250km에 묶여있다. 연비도 차 크기와 배기량을 감안하면 준수하다. 복합연비가 9.6km/ℓ(도심 8.5km/ℓ 고속 11.4km/ℓ)인데 실제로 시승해 본 결과 스포츠 모드에 놓고 연비 주행을 하지 않아도 8km/ℓ대를 보여줬다. 

이제 본격적으로 시승에 들어가자. BMW가 가장 자신 있는 직렬 6기통이라서 그럴까? 엔진스타트 버튼으로 엔진을 깨워도 캐빈룸은 고요하다. 스티어링 휠과 시트로 전해지는 진동도 없다. 저단에서 차가 미끄러지듯 나아가는데 정말 부드럽다. 방음도 꼼꼼하게 되어 있어 최고급차를 몰고 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더 운전자에게 알려준다. 시내에서 시속 60~80km로 달려도 저회전만 사용하면서 얌전하게 전진한다. 고요하지만 가속력은 매콤하다. 브로셔에 적힌 수치보다 더 강하다. 일반적인 교통 흐름을 따르다 추월을 하고 싶으면 힘의 반의반만 사용해도 된다. 고속도로에서도 지치는 법 없다. 고회전을 사용해도 엔진이 신경질 부리지 않는데 이 엔진 하나만 보고 이 차를 구매해도 좋을 것 같다. 

서스펜션 세팅은 컴포트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전혀 불쾌하지 않다. 유연하게 대처하지만 고속이나 극적인 스티어링에도 안정적이다. 따라서 코너링 실력도 출중하다. 차체가 크고 공차중량이 2t에 육박할 정도로 무겁지만 경쾌하게 코너를 탄다. 후륜구동 베이스에 사륜구동 시스템을 탑재했기에 후륜구동의 날카로움을 보여주면서 탈출 시에는 강한 프런트 트랙션으로 안전하게 빠져 나갈 수 있다. 언더스티어 성향을 보이지만 이상적인 라인을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스로틀 개폐량만으로 라인 수정이 가능하다. 

브레이크 성능은 섀시와 출력을 다루기에 충분하다. 브레이크스티어 혹은 노즈다이브와 같은 현상을 허락하지 않는다. 고속으로 달리다 강한 제동이 연거푸 들어가도 페이드가 일어나지 않고 잘 견딘다. 게다가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을 걸어도 차체가 안으로 말리지 않아 마음 놓고 브레이크 페달을 밟을 수 있다. 페달의 답력은 부드럽고 스트로크가 그리 길지 않아 발에 피로가 덜 하다. 

640i GT와 함께라면 차가 막혀도 걱정 없다. 반자율주행 시스템으로 차가 알아서 차로를 유지하면서 앞차를 따라가 피곤하지 않다. 또한 고속도로에서도 유용하다. 크루징을 하거나 구간단속 구간에서 사용하기 딱이다. 맹신하면 안되지만 BMW의 반자율주행 시스템은 똑똑하고 활성화시키는 방법도 간단해 마음에 든다. 이전 버전도 부족함 없었는데 더 개선되었다니 소비자로서는 환영할 부분이다.   

시승은 끝났다. 640i GT로 서울 시내도 다녀보고 교외로 여행도 다녀왔다. 정말 편하다. 그냥 편한 게 아니라 고급지게 편하다. 이런 게 진짜 고급차다. 7시리즈처럼 풀사이즈 세단은 아니지만 모든 부분이 고급스럽다. 휠하우스에 방음을 얼마나 신경 썼는지 노면 소음이 거의 없어 음악 감상하기에 최적화되어 있었다. 게다가 부드러운 움직임에는 기함의 기품이 느껴지고 커다란 트렁크까지 갖췄다. 눈에 익은 장르는 아니지만 쉽게 표현해 외모에서 부티가 흐른다. 남들과 조금 다르고 그러면서도 튀지 않는 것을 원하는 소비자들의 취향을 제대로 저격한 640i GT였다.  SPECIFICATION _ BMW 640i GT길이×너비×높이  5090×1900×1540mm  |  휠베이스  3070mm  |  엔진형식  I6 터보, 가솔린  |  배기량 ​​​2998cc  |  최고출력  ​​340ps최대토크  45.9kg·m  |  변속기  8단 자동  |  구동방식  ​​AWD  |  복합연비  9.6km/ℓ  |  가격  1억300만원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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