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동차를 만드는 시대가 올…까?

  • 기사입력 2021.01.08 15:56
  • 최종수정 2021.06.28 13:40
  • 기자명 모터매거진

애플이 현대차와 함께 자동차를 만든다는 소문이 돌면서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이러한 소식은 일상이 될 것이다. 이미 그러한 시대가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아마도 2021년이 시작된 후 지금까지 모인 자동차 관련 소식들 중

가장 뜨거운 소식이라고 한다면, 애플과 현대차가 함께 자동차를 만든다는 소문이 아닐까 싶다. 이로 인해 현대차 주식이 크게 뛰어오르고 있는데, 소문의 진위까지는

확실하지 않지만 애플이라는 브랜드가 갖는 위상이 새삼스레 크게 다가온다. 아직까지는 논의 정도만 이루어지고

있는 정도라 앞으로 만들어진다 아니다 여부를 확실히 이야기하기가 어렵다.

사람들이 놀라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애플이 왜 현대차와?’라는 의문일 것이다. 현대차가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고 있긴 하지만, 플랫폼 자체는 폭스바겐도 GM도 갖고 있기 때문이다. 플랫폼 외에도 자율주행 기능 향상을 위한

센서 선택, 제어 기술 완성 등이 필요하겠지만, 이 역시

전 세계에 존재하는 부품 회사들을 이용하면 해결된다. 그러니 사실 애플이 누군가와 손잡는다고 말할 필요는

없을지도 모른다.

필자는 애플카 소문과 관련된 소동을 보면서 작년에 등장한 전기차 한 대가 생각났다. 바로

일본의 전자회사인 ‘소니’가 만든 자동차, ‘비전-S’ 이다. 소니의

새로운 CEO인 ‘요시다 켄이치로(吉田憲一郎)’가 미래 확장을 위해 만든 자동차인데, 소니에서 직접

만든 자동차는 아니다. 그렇다고 일본의 자동차 제조사와 협업한 것도 아니다. 소니가 이 차에 관여한 것은 안전을 위해 장착한 레이더 및 카메라 등 센서류 그리고 커넥티드 시스템 정도이다.

그렇다면 이 자동차는 어디에서 만들었을까? 바로

위탁 생산을 주로 담당하는 ‘마그나(Magna)’이다. 한국에서는 LG 전자와 협업하여 전기차 전용 파워트레인 합작법인을

설립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찍이 전기차에 많은 투자를 해 온 곳이기도 하다. 주요 부품은 보쉬, 콘티넨탈,

ZF에서 가져왔고, 벤텔러(Benteler)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갖고왔다. 엔비디아와 퀄컴의 부품도 들어갔으며,

히어(Here)의 지도를 사용한다.

소니는 이 차를 공개하면서 ‘자동차

산업에 뛰어들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소니에서 보유한

자동차 센서류 관련 기술을 보여주기 위해 만든 것이며, 기존의 자동차에 덧붙이는 형태로 만들어 보여주는

것보다 처음부터 깔끔하게 만들어 보여주는 것이 더 낫기 때문에 결정한 것이라고. 그런데 자동차를 한

대 깔끔하게 만들겠다는 것도 사실 일반적인 결정은 아니다. 더군다나 비전-S는 실제로 일반도로 주행이 가능하니까 말이다.

그렇게 보면 애플카가 특이한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만약 현대차와 합작한다고

해도 애플이 개념을 제시하고 그것을 현대차가 받아들여 주행에 필요한 부품을 조합하고 만들어 낼 가능성이 제일 크다. 현대차가 설계부터 제작까지 자동차 제작과 관련된 모든 것을 주도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전기차로 만들면 배출가스가 걸릴 이유도 없다. 각 나라의 안전 규정

등을 통과해야 한다는 과제가 남아있지만, 판매 시장을 제한하는 정도로 통과할 수 있다.

기술이 좀 더 발전한다면, 애플카 또는 소니 비전-S같은 자동차들이 더 많이 나올 것이다. 만약 당신이 자신만의 자동차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면, 디자이너와 마케팅 담당자 등만 고용한 뒤 근사한 디자인의 자동차를 만들고 나머지

개발 과정을 모두 다른 회사에 위탁하면 끝이다. 물론 이는 조금 극단적인 이야기지만, 그 정도로 자동차 제작이 평준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판매조차도 다른

회사에 위탁해 버리는 것이 가능하다.

만약 그런 시대가 온다면, 과거처럼 코치빌더가 다시 흥행할 수 있을까? 과거에는 자동차 제조사에서 프레임과 엔진 등 동력 계통만 구매한 뒤 그 위에 자신들이 디자인한 차체를 얹어

판매했었다. 자동차가 모노코크 차체를 받아들이면서 이들은 많이 사라졌지만, 전기차 기술의 발전과 함께 과거의 코치빌더들이 다시 부활할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만약 그런 시대가 온다면, 오래 전부터 노리고 있던 ‘투어링 슈퍼레제라’에 차 한대만 만들어달라고 해야 할 것 같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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