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 넘치는 개성파, 르노삼성 XM3

  • 기사입력 2021.01.03 09:11
  • 최종수정 2021.06.28 13:37
  • 기자명 모터매거진

르노삼성의 소형 SUV XM3는 장단점이 명확하게 구분되는 자동차다. 경쾌한 달리기 성능, 분위기 좋은 실내 공간, 출력과 효율을 동시에 잡은 파워 트레인이 매력적이지만 반대로 제법 크게 들리는 실내 소음과 울컥대는 변속기처럼 불편한 단점 역시 명확하게 존재했다.

 
주차장으로 발걸음을 향한다. XM3에 가까워지자 헤드램프와 리어램프가 슬며시 불을 밝히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르노삼성의 디자인 언어인 ‘ㄷ’자 주간 주행등이 빛난다. 패밀리 룩을 잘 갖추고 있다. 밤사이 특별한 문제는 없었는지 자동차 주위를 한 바퀴 돌며 확인한다.

쿠페형 SUV의 디자인은 몇 번을 봐도 매력적이다. 벨트라인을 기준으로 아래는 SUV의 모습, 위로는 세단의 모습을 갖추었다. 옆 모습을 가만히 살펴보면 두툼한 회가 얹힌 초밥 같다. 앞이 낮고 뒤가 높은 공격적인 모습은 언제라도 달려 나갈 준비가 된 듯하다.

XM3의 디자인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은 후면 디자인이다. 마치 어깨가 탄탄한 남자의 뒷모습을 보는 것 같다. 트렁크 라인을 따라서 리어램프가 켜지는데 이 역시 르노삼성의 디자인 언어를 충실하게 따르는 모습이다. 그러면서도 XM3만의 개성이 한껏 살아난다.운전석 문을 열고 실내로 들어온다. 세로형 디스플레이와 풀 디지털 클러스터가 먼저 눈에 띈다. 세로형 디스플레이의 장점은 내비게이션을 사용할 때 두드러진다. 가로로 긴 화면보다 세로로 긴 화면이 앞으로 가야 할 길을 확인하는데 더 수월하다. 낯선 길을 가더라도 전혀 두렵지 않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빠릿빠릿하게 반응하지 않는 것은 답답하지만 어느정도 적응하고 나면 큰 단점은 아니다. 풀 디지털 클러스터의 디자인은 수준급이다. 운전자가 원하는 여러가지 세팅을 제공하며 주행 모드에 따라 다채롭게 변하는 디자인 덕분에 눈이 즐겁다. 또한 다양한 정보를 계기판 화면에 띄우지만, 정리를 깔끔하게 해서 한눈에 보기 좋다.이전 다른 르노삼성의 자동차에서 많은 비판을 들었던 공조기 스위치도 독립적으로 만들었다. 공조기 스위치의 소재와 디자인이 세련미가 넘친다. 다만 아쉬운 점은 열선 및 통풍 시트의 스위치는 독립적으로 위치하지만, 막상 기능을 작동하는 것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에 통합된 것이다. 간단하게 스위치로 작동할 수 있는 기능을 번거롭게 터치까지 해야 하는 점은 아쉽다.

2열의 공간은 전형적인 소형 SUV의 공간이다. 레그룸과 헤드룸이 모자란 것은 아니지만 사람에 따라 답답함을 많이 느껴질 것 같다. 이러한 소형 SUV 장르의 특성상 주로 1명에서 2명이 타고 다닐 일이 많을 테니 큰 단점은 아닐 것이다. 

요즘 유행하는 차박도 물론 가능하다. 2열 시트를 눕히면 꽤 널찍한 공간이 나온다. 물론 평탄화 작업이 어느정도 필요하지만 한 주간 받은 스트레스를 간단한 차박으로 털어내기에 손색이 없다. 

앰비언트 라이트와 보스 오디오는 실내의 분위기를 감성적으로 만들기 충분하다. 앰비언트 라이트는 8가지 색상이 준비되어 있고, 실내의 색상을 바꾸면 계기판의 색상도 변경되는 것은 인상적이다. 밝기도 과하지 않고 은은하다. 저음이 강조된 보스 오디오의 소리는 기대 이상이다. 오디오에 조예가 없는 기자가 들어도 꽤 훌륭한 공간감을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을 옆에 태우고 분위기를 잡기에 딱 알맞다는 생각이 든다.

이제 시동을 걸고 도로 위로 나갈 차례다. XM3 TCe260은 1.3 가솔린 터보 엔진과 게트락 7단 DCT가 장착됐다. 최고 출력은 152마력, 최대 토크는 26.0kg.m다. 언뜻 숫자로 보면 평범하다고 느낄 수 있겠지만, 활발하게 움직이는 엔진과 변속기 덕분에 가속을 하는 과정이 즐겁게 느껴진다.가속 능력은 합격이다. 1.3 엔진의 필링은 일반적인 2.0 자연 흡기 엔진과 비슷하거나 더 나은 수준이다. 도로의 흐름을 앞서거나, 추월 가속을 하는 데 전혀 부족함이 없다. 게다가 효율성도 놓치지 않았는데 연비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시내 주행을 해도 트립 상 연비가 11~13km/l를 유지했다. 호기심이 생겨 고속도로에서 연비주행을 해보았을 때 트립 상으로 21~22km/l를 유지했다.

주행 성능에서 가장 놀라운 부분은 고속안정성이다. 고속으로 주행하면 차체가 아래로 깔리는 느낌이 들면서 차가 꽤 야무지다는 느낌을 받았다. 하지만 120km/h를 넘어가면서 들리는 풍절음과 하부 소음이 제법 크다. 이 정도 급의 자동차는 어쩔 수 없다는 생각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음악의 볼륨을 높일 수밖에 없었다.7단 DCT는 장점이자 단점이다. 가속 페달을 깊게 밟으면 그 즉시 다운 쉬프트가 이루어지며 순간적으로 치고 나가는 느낌이 훌륭하다. 가속 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업 쉬프트 역시 동력의 손실을 발생시키지 않는다. 패들 시프트를 딸각거리며 변속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지만 이러한 변속기는 저속에서 치명적인 단점으로 다가온다. 우선 출발할 때 울컥거림이 꽤 심하다. 가속 페달을 아주 조심스레 밟는 것이 아닌 이상 정지상태에서 기분 나쁜 꿀렁임과 함께 출발한다. 그리고 좁은 곳에서 주차할 때 어쩔 수 없이 전진과 후진을 반복해야 하는데, 이 과정이 느리다. 기어가 바뀌었다고 생각하고 가속 페달을 밟으면 아직도 중립 상태인 경우가 종종 있어 적응이 필요한 부분이다. XM3가 부분변경을 거치며 상품성 개선을 거친다면 가장 먼저 해야 할 부분이 앞서 말한 풍절음을 비롯한 실내 소음 개선과 변속기의 로직 개선이라고 평가하고 싶다.서스펜션 세팅은 꽤 탄탄한 편이다. 요철을 만났을 때 걱정했던 텅텅거림은 쉽게 느껴지지 않는다. 과속 방지턱을 꽤 빠른 속도로 넘어가도 걱정했던 것보다는 우아하게 충격을 처리해낸다. 앞머리를 돌리면 꼬리가 착실하게 따라붙는 느낌이 좋다.

가벼운 와인딩도 무리 없이 해낸다. 물론 스포츠 주행 성향의 자동차가 아니기 때문에 ‘짜릿한’ 느낌을 받긴 어렵지만 그래도 ‘찌릿한’ 느낌은 충분히 받을 수 있다. 맵다와 매콤하다의 차이 정도로 받아들이면 편할 것이다. 일상에서 쌓인 스트레스를 운전으로 풀고자 할 때 어느 정도 해소해 줄 만한 성능을 가지고 있다.최근 XM3가 유럽으로 수출이 시작되면서 1.6 가솔린 하이브리드 모델 또한 출시를 예고했다. TCe 엔진도 워낙 매력적이라 하이브리드 모델에 대한 기대감을 감출 수 없다.XM3는 장단점이 명확하다. 경쾌한 운전 감각과 좋은 실내 분위기를 가졌으며 이 세그먼트에서 독보적인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반대로 DCT와 실내 소음이라는 치명적인 단점도 가지고 있다. 어쨌든 소형 SUV를 고민한다면 꼭 후보로 놓고 고민해야 할 차라는 점은 확실하다.

SPECIFICATION
RENAULTSAMSUNG XM3 TCe 260

길이×너비×높이  4570×1820×1570mm  |  휠베이스  2720mm
엔진형식  I4 터보, 가솔린  |  배기량 ​​​1332cc  |  최고출력  ​​152ps
최대토크  26.0kg·m  |  변속기  ​​​7단 DCT  |  구동방식  FWD
복합연비  13.2km/ℓ  |  가격  ​​​​​​2597만원

글, 사진│조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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