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첫 차 아우디 Q2 35 TDI

  • 기사입력 2020.12.27 11:39
  • 최종수정 2021.06.28 16:19
  • 기자명 모터매거진

이것저것을 다 따져봤을 때 이만한 첫 차가 없다. 예쁘고 실용적이며 운전의 재미까지 느낄 수 있다. 여기에 아우디 배지가 붙어있으니 혼잡한 도로에서 운전도 수월하다.


인생 첫 차로 뭐가 좋을까? 기자 생활을 하다 보면 이런 질문을 종종 받는다. 운전에 미숙하니 잔고장이 없는 중고차를 추천하거나 부모님이 타던 차를 물려 받으라 권한다. 첫차에 4000만원 정도를 사용할 수 있는 소비자들이 많진 않겠지만 만약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다면 이 차를 추천한다. 바로 아우디가 만든 작은 SUV Q2다. 별 기대 없이 탔다가 만족도가 높았다. 일단 예쁘다. 무식하게 크지 않고 그렇다고 왜소하지도 않다. 거기에 디자인 자체가 중후하지 않고 통통 튀는 느낌이라 젊은 운전자들과 잘 어울린다. 더구나 시승차의 경우 레드 페인트가 발려 더욱 재기발랄하다.

얼굴은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얼굴이다. 커다란 싱글 프레임 그릴로 아우디 패밀리임을 강조하고 헤드램프는 각을 살려 날카로운 눈매를 완성했다. 고성능 모델은 아니지만 프런트 범퍼에 공기흡입구를 큼지막하게 뚫었다. 개인적으로 Q2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각도는 옆모습이다. 전륜구동이지만 프런트 오버행이 그리 길지 않아 프로포션이 안정적이다. 적극적인 캐릭터 라인을 그리진 않았지만 밋밋하지 않다. 아마도 패널의 크기가 크지 않아서 그렇게 보이는 것 같다. 루프 라인은 해치 리드 쪽으로 살짝 떨어지는 라인이다. 뒷모습은 다소 아쉽다. 뒷태를 책임질 테일램프 디자인이 조금 성의 없어 보인다. 그 외에는 거슬리는 부분이 없다. 

얇지만 무거운 도어를 열고 실내로 들어간다. 고급 소재를 사용하지는 않았지만 눈살이 찌푸려지지는 않는다. 센터페시아는 운전석을 향해 있는 레이아웃이다. 송풍구는 원형으로 만들어 스포티하면서 귀엽기도 하다. 디스플레이는 대시보드에 올려 놨는데 예상과 달리 시동을 꺼도 숨지 않는다. 실내 파츠 중 하이라이트는 스티어링 휠이다. 스티어링 휠이 정말 잘 생겼다. 최근에 사각 에어백을 사용하는 아우디의 것보다 훨씬 예쁘다. 크기와 굵기도 적당하다. 참고로 아우디의 스티어링 휠은 쿠션감이 1도 없는 게 특징이다. 기어노브는 공처럼 생겼는데 마치 수동 변속기를 잡고 있는 기분을 만끽하게 해준다. 2열 공간은 어떨까? 작은 차체지만 성인 남성이 앉아도 헤드룸과 레그룸이 빠듯하지 않다. 또한 트렁크 공간도 동급 대비 비슷한 수준이라 불만이 없다. 

꼬마 SUV지만 편의사양은 가득 담겼다. 먼저 초음파 센서로 차와 물체 간의 거리를 측정하여 MMI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는 ‘전/후방 주차 보조시스템’과 주차 시 후방의 이미지를 MMI 디스플레이에 표시해주는 후방 카메라가 달려 초보 운전자도 쉽게 주차를 할 수 있다. 만약 앞차와 위험 주행 상황을 감지하면 운전자에게 경고 및 속도를 줄여주는 ‘프리센스 프런트’도 탑재되었다. 당연히 크루즈 컨트롤도 달렸다. ‘아우디 스마트폰 인터페이스’를 통해서는 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하여 내비게이션, 통화, 음악 등 스마트폰의 다양한 기능을 다룰 수 있다. 이 밖에도, 보이스 컨트롤, 블루투스, 아우디 뮤직 인터페이스 등 다양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갖췄다.

드라이빙에 음악이 빠질 수 없다. 오디오 시스템은 뱅앤올룹슨 혹은 보스와 같은 브랜드의 것이 달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성능에 아쉬움은 없다. 베이스도 묵직하고 고음처리 능력도 준수하다. 장르를 가리지 않고 무난하게 소화하는 실력을 갖췄다. 다만 출력이 높지 않아 볼륨을 키웠을 때의 해상력은 부족하다.

보닛 아래에서는 4기통 2.0ℓ 디젤 엔진이 들어 있다. 최고출력 150마력, 최대토크 34.7kg·m의 힘을 앞바퀴로 전달한다.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8.5초, 최고시속은 211km다. 변속기는 7단 듀얼 클러치 유닛이 박히며 연비는 15.1km/ℓ(도심 : 13.6km/ℓ, 고속 : 17.3km/ℓ)다. 흥분되는 수치는 아니다. 실제로 달려보자.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스로틀 반응이 빠르지 않고 느긋하다. 답답할 정도는 아니어서 다행이다. 보통의 교통 흐름을 따라가다 추월하거나 언덕을 저회전만을 돌려 올라갈 수 있으니 괜찮다. 고속에서도 파워가 달리지 않는다. 듀얼 클러치는 변속 속도가 빠르지 않다. 연비를 위해 토크 컨버터 대신 달렸다. 승차감은 유럽차 특유의 단단함을 보인다. 요철이나 과속방지턱을 넘을 때 뒤쪽이 튀는 경우가 있다. 매끈한 노면에서는 앞은 물론 리어 트랙션도 끈적해 운전자에게 안정감을 가져다 준다. 고속에서도 불안하지 않다. 무게중심이 깔리지는 않지만 붕 뜨지 않아 마음 놓고 달릴 수 있다.

SUV지만 작고 가벼우니 코너링 퍼포먼스가 기대된다. 스티어링 휠을 이리저리 휘젓는 맛이 있다. 앞머리가 운전자 명령을 받아 잘도 움직인다. 스티어링 기어비는 촘촘하지 않고 피드백은 적당히 솔직하다. 코너링 성향은 기본적으로 언더스티어다. 이상적인 라인을 벗어나는 범위가 크지 않아 진입 속도만 잘 맞추면 주행안정화장치의 개입 없이 돌 수 있다. 복합코너에서도 어리둥절하지 않는다. 한쪽으로 쏠린 중량을 반대로 자연스레 넘긴다. 스포츠카는 아니지만 타이어 스키드음을 들으며 달리는 맛이 있다. 브레이크 성능은 무난하다. 출력과 섀시를 다루기에 충분하다. 페달 답력은 부드럽고 스트로크는 길다. 브레이크스티어 혹은 노즈다이브와 같은 현상을 잘 억제했다. 고속에서 강한 제동이 연거푸 걸려도 지치지 않는다. 또한 코너를 돌면서 브레이킹이 들어가도 차체가 안쪽으로 말리지 않아 어느 상황에서도 브레이크 페달에 발을 가져갈 수 있다. 

시승은 끝났다. 참 재미있는 차다. 부담스럽지 않은 출력으로 용기가 생기고 차체가 작아서 운전이 즐겁다. 여기에 명색이 SUV인지라 어느 수준 이상의 공간을 제공한다. 기름도 정말 알뜰하게 다뤄 연비를 신경 쓰지 않고 막 타더라도 우리의 지갑을 지켜준다. 여기에 아우디라는 브랜드가 붙었다. 보통 사람들에게 첫차로 과하기는 하지만 여유 있는 이들에게는 적극 추천하고 싶은 아우디 Q2였다.  

SPECIFICATION _ AUDI Q2 35 TDI길이×너비×높이  4190×1795×1550mm휠베이스  2600mm  |  엔진형식  I4 터보, 디젤배기량 ​​​1968cc  |  최고출력  ​​150ps최대토크  ​​34.7kg·m  |  변속기  7단 듀얼 클러치  |  구동방식  FWD복합연비  15.1km/ℓ  |  가격  3850만원

글 | 안진욱  사진 | 최재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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