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과 LG전자가 22일과 23일 연달아 전기차 산업에 뛰어든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물론 애플은 2014년부터 일명 ‘애플카’ 개발 소식을 꾸준히 알려왔고, LG전자 역시 모빌리티 산업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마그나 인터내셔널과 합작법인을 만든다는 소식은 어느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최강자’애플, 과연 자동차 산업에서는?
먼저 영국의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이 지난 22일, 2024년까지 획기적인 성능을 가진 배터리를 탑재한 일명 일명 ‘애플카’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 중심에는 배터리 기술이 있다. 더 긴 주행거리를 보장하는 저렴한 배터리를 만들어 자율주행 기능과 애플의 SW기술을 합하면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중심이 되는 것도 그다지 어려운 일은 아닐 것이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애플은 전기차 배터리를 위해 파우치와 모듈을 제거한 모노셀 디자인을 적용한 모델을 개발하고 배터리 내부의 개별 배터리셀을 키워 내부 공간을 확보했다고 전해졌다. 리튬철인산염을 재료로 하는 배터리도 개발하고 있는데, 이는 배터리가 더 긴 주행거리를 확보하면서도 열 관리에 탁월하다고 보도했다.
LG전자 또한 전기차 산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LG전자는 지난 23일 세계 3위의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 인터내셔널(이하 마그나)이 전기차 파워트레인 분야 합작법인을 설립하기로 발표했다. 두 회사는 자동차의 전동화 트렌드에서 규모의 경제를 누리기 위해 대량생산체제를 조기에 갖추고 사업경쟁력과 성장잠재력을 높이기 위해 합작법인을 설립한다고 밝혔다. 내년 3월 예정인 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과 합작법인 설립에 대한 승인이 이뤄지면 합작법인은 7월경 공식 출범할 예정이다. 분할되는 그린사업 일부는 전기차에 들어가는 모터, 인버터, 차량 충전기, 구동시스템 등이다. LG전자는 전기차 파워트레인 사업에 더욱 집중하고 사업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물적 분할을 결정했다. 또 합작법인이 독립적이고 신속하게 의사결정을 하는 것이 성장잠재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리는 최선의 방법이라고 판단했다.
이로써 LG전자는 자동차 부품 사업 3개 축을 완성했다. 2013년 자동차 부품 사업을 미래성장동력으로 육성하기 위해 VS(Vehicle Component Solutions)사업본부를 신설하고 2018년에 오스트리아의 차량용 헤드램프 기업인 ZKW를 인수했다. 따라서 VS사업본부, ZKW, LG마그나 합작법인 등 3개의 축으로 나눠 자동차 부품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다. LG전자의 이와 같은 행보는 애플보다 한 발짝 더 앞서고 있다는 평가다. 자동차를 직접 만들 수는 없지만, 많은 업체들과 맺은 파트너십으로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 선두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받는다.LG전자가 만든 전장부품은 이미 쉐보레 볼트, 재규어 I-페이스 현대기아차의 신차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등 이미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자동차들에 적용됐다. 이와 더불어 지난 2016년 CES에서 폭스바겐과 함께 새로운 플랫폼 개발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로써 LG는 배터리와 모터, 각종 전장 부품과 더불어 LG유플러스를 통한 통신기술을 포함해 산업 전반에 대한 기술력을 확보해 나가고 있어 미래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긴장하는 기존 자동차 회사, 이유는 소프트웨어 때문이러한 소식에 기존 자동차 업계가 긴장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바로 소프트웨어 기술력 때문이다. 토요타 자동차의 도요다 사장은 “수년전부터 자동차회사는 소프트웨어 기반이며, 토요타도 소프트웨어 회사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GM의 마크 루스 사장은 “전기차 분야에서 GM이 앞서가기 위해 필요한 소프트웨어 개발을 추진하겠다”며 2021년 봄까지 소프트웨어 인력 3000명을 채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테슬라 또한 주로 채용하는 인력은 소프트웨어 인력인 것을 감안하면 자동차 회사들의 미래에 소프트웨어 기술이 핵심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애플은 이미 최고의 소프트웨어 회사 중 하나다. 애플이 내놓는 소프트웨어에 자동차 업계들이 긴장하고 있는 이유다. 모빌리티 업계는 소프트웨어를 미래 자동차 산업의 핵심 요소로 분석하고 있다.
테슬라는 특히 소프트웨어의 힘을 가장 먼저 경험한 회사다. 테슬라의 자율주행 시스템은 이미 많은 사고와 논란을 일으켰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언론은 소프트웨어가 자동차 업계의 양날의 검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회사의 성장에 도움이 되기도 하지만 자칫 잘못 사용하면 이미지가 크게 실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 업계는 새로운 분야의 경쟁자들을 경계해야 한다. 노키아, 모토로라처럼 한때 휴대전화 시장을 주름잡던 회사들이 새로운 변화를 받아들이지 못해 무너진 것처럼 앞으로 다가올 전기차 시대를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 새로운 경쟁자가 시장을 장악하는 일을 이미 테슬라로 인해 경험했으니 말이다. 글 │조현규 수습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