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고한 지 3년 만에 무려 반 값이 된 수입차는?

  • 기사입력 2020.12.22 16:53
  • 최종수정 2021.06.28 16:1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수입차 시장이 날이 갈수록 커지는 가운데, 수입 중고차 역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각 수입차 브랜드는 자체 인증 중고차 판매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으며, 인기 유튜브 채널 ‘닥신TV’의 “감가를 맞은 수입 중고차는 외판, 뼉다구(프레임)에 문제가 없다면 개꿀입니다”라는 말이 일종의 유행어가 될 정도니 말이다. 그래서 등록된지 약 3년이 지난 수입 중고차 중 감가상각이 많이 이루어져 구매를 고민해 볼법한 수입 중고차를 찾아봤다.
 

2017 재규어 XF 20d
 
영국의 스타일리시한 세단 재규어의 XF 20d는 중고시장에서 감가상각이 큰 자동차다. XF 20d는 2017년 당시 신차가 트림별로 6,160만 원(프레스티지)에서 7,340만 원(AWD 포트폴리오)에 판매됐다. 3년이 지난 현재 대부분의 트림에서 50% 이상의 감가상각이 이루어 졌으며 특히 최상위 트림인 AWD 포트폴리오 모델의 시세는 약 2천만 원 후반에서 3천만원 초반에 형성됐다.
 
포트폴리오 모델의 신차 가격을 감안할 때 약 55% 이상의 감가상각이 발생한 것이다. 물론 타던 차를 판매하는 입장에선 속이 쓰리지만 중고 구매를 고려하고 있는 소비자라면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산 중형 세단을 살 수 있는 가격으로 재규어를 살 수 있다. 물론 국산차에 비해 부족한 옵션이나 다소 열악한 서비스 센터는 감안해야 겠지만, 언제봐도 질리지 않을 멋스러운 디자인과 재규어 특유의 감성을 느끼고 싶다면 충분히 도전해볼만 한 가격대다. 

2017 재규어 XE 20d
 
재규어 형제가 나란히 이름을 올린다. 재규어 XE 20d 또한 감가상각이 크게 이루어졌다. 재규어 XE 20d경우 출시가가 4,930만 원(프레스티지)~6,000만 원(포트폴리오)인데 현재 중고가는 천만 원 후반에서 2천만 원 초반대에 형성되어 있다. 심지어 최상위 등급인 포트폴리오 마저 2천만 원 초 중반대에 형성되어 있으니 과장을 조금 보태면 엔트리급 재규어 세단을 출시가의 약 3분의 1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것이다.

재규어의 디자인 DNA를 그대로 이어 받고 준수한 성능을 가진 XE를 국산 준중형급 세단과 비슷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단순히 가격만 놓고 비교했을때 많은 고민이 되지 않을 수 없다. XE 20d는 같은 가격의 국산 준중형차에서 기대하기 힘든 스포티함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2017 BMW 5시리즈(G30)  BMW 5시리즈는 굉장히 인기가 많은 모델이고, 높은 판매량을 기록했던 모델이기 때문에 감가상각이 덜 이루어졌을 줄 알았다. 하지만 의외로 약 3년이 지난 지금, 5시리즈의 LCI 모델이 출시했으며 중고시장에서는 대부분의 트림을 당시 신차가격의 약 40%에 가까운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다. G30 520i, 520d의 경우 5시리즈의 풀체인지 모델이지만 중고 시세가 약 3천만원 중후반에 형성되어 있다. 당시 신차 가격이 6천만 원 후반에서 7천만원 초반인 것을 생각하면 3년만에 40%의 감가상각이 이루어 진 것이다.

비슷한 가격으로 살 수 있는 국산 신차가 제네시스 G70, 스팅어임을 고려했을때, 그 보다는 한 단계 윗 급이면서 3년 밖에 지나지 않은 BMW 5시리즈는 충분히 구매 고려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2017 푸조 2008 1.6 HDi 프랑스 감성이 듬뿍 담긴 소형 SUV, 푸조 2008 1.6 HDi 또한 합리적인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수입 중고차다. 사실 첫 출시 당시부터 공격적인 가격 정책과 유니크한 디자인으로 많은 인기를 누린 자동차다. 그로부터 3년이 지난 지금 푸조 2008 역시 신차 가격의 절반 이하로 구매할 수 있는 중고차가 됐다. 당시 출시 가격이 엔트리 트림인 악티브는 2,590만 원, 중간 트림인 알뤼르는 2,995만 원 최상위 트림인 GT line은 3,295만 원이었다. 2천만 원대에 구매할 수 있는 수입차로 많은 주목을 받았다. 그런 2008의 현재 중고 가격은 알뤼르가 1200만 원 초반대, GT line은 1300만 원 초반대에 형성되어 있다. 거의 국산 경차의 신차 가격과 비슷한 금액이다.

비록 1.6 디젤엔진에 최고 출력 99마력의 부실한 심장을 가지고 있지만, 공인연비가 16~18km/l 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효율성 측면에서는 꽤 괜찮은 자동차다. 거기에 프랑스 브랜드 특유의 개성있는 디자인은 덤이다. 2008의 개성있는 디자인은 풀체인지 모델이 출시한 현재에도 전혀 촌스럽지 않다. 

그래서 수입 중고차가 답인가?
그렇다면 감가상각이 잔뜩 이루어진 수입 중고차를 사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일까? 이 점에서는 분명 많은 이견이 있을 것이다. 3년이 지난 자동차들은 대부분 보증이 이미 끝났거나 거의 끝나가는 상황일테니 말이다.
 
당연하게도 수입차들은 정비 비용, 부품 값이 국산차보다 비싸고 서비스 센터가 적어서 관리하기 힘든 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저렴한 중고차 가격만큼 적지 않은 리스크가 따라오기 마련이다. 또한 국산차보다 편의사양이 부족한 편이다. 이러한 점에서 분명 많은 갈등이 생긴다.

그리고 요즘 한국 완성차 브랜드의 만듦새도 수입 브랜드에 밀리지 않는다. 사람에 따라서는 굳이 수입차를 살 이유를 못느끼기도 한다. 하지만 여전히 한국은 겉으로 보여지는 것을 중요하게 여기는 문화가 존재하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그런 측면에서 볼 때는 같은 돈으로 새차와 다름없는 수입차를 사는 것도 나쁘지 않게 느껴질 수도 있다. 자동차에 있어 3년은 그리 긴 시간이 아니다. 제조사 보증이 3년일 뿐이지 막상 길거리를 달리는 자동차들을 살펴보면 10년 15년이 지나도 꼼꼼한 관리 덕에 멀쩡히 달리는 자동차들도 많다. 사실상 3년이면 크게 문제될 일은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모든 점을 고려해서 구매를 결정하는 것은 소비자 개인의 가치 판단 기준에 따라 나뉠 것이다. 수입 중고차를 산다고 해서, 같은 가격의 신차를 산다고 해서 잘못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잘못된 것은 자신의 생각과는 다른 결정을 조롱하고 비꼬는 문화일 뿐이다. 서로가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더 나은 문화를 만들어 가야한다.

글 | 조현규 수습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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