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의 등하교길을 안전하게! 혼다 Ropot

  • 기사입력 2020.12.22 13:55
  • 최종수정 2021.06.28 16:15
  • 기자명 모터매거진

자동차와 모터사이클 말고 보행자의 안전을 생각한 적이 있는가? 보행자

그 중에서도 어린이의 안전을 지키는 로봇이 있다. 혼다에서 개발한 로폿(Ropot) 이야기다.

자동차의 안전은 중요하다. 사고는 여러 가지 이유로 발생할 수 있으며, 설령 자율주행차의 시대가 온다고 해도 사고를 100% 막을 수 있을지는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자동차의 안전 기술 일부가 모터사이클에도 옮겨져서 라이더들도 안전을

누릴 수 있게 되었다. 그런데 이 시점에서 생각해야 할 것이 있다. 바로

보행자의 안전, 특히 어린들이 마주치게 되는 교통사고가 치명적이라는 것이다.

일본에서도 아이들의 교통사고는 치명적이다. 특히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 등하교를 시작하는 7살 어린이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많아 ‘마의 7살’이라는 말까지 나왔다. 아무리

어린이 보호구역을 넓히고 자동차와 모터사이클에 서행을 요구해도 사고는 발생할 것이다. 어른과 어린이의

차이가 생각 외로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떤 식으로 접근해야 할까?

어린이가 친근감을 느낄 수 있는 로봇이 있다면 가능할까? 혼다의 생각은 여기서부터 출발한다.

로폿(Ropot)의 시작은 혼다 기술 연구소에서 일하는 키류 다이스케(桐生大輔)의 의문이었다. 어느

날 ‘마의 7살’ 문제를

알게 된 그는 아이를 키우고 있는 입장에서 ‘어떻게든 해결해야 한다’라고

생각했다. 먼저 조사를 시작했는데, 어린이의 시야는 기본적으로

성인에 비해 상당히 좁다. 성인이 좌우 150°, 상하 120°를

볼 수 있는 것에 비해 어린이는 좌우 90°, 상하 70°만

볼 수 있다. 게다가 키가 작아 눈에 띄지 않고 ‘자동차가

올 지도 모른다’는 인식이 없다.

아이디어를 정리한 뒤 사내 아이디어 공모전에 가져갔고 프로젝트 승인도 받았지만,

큰 문제가 있었다. 키류는 자동차 머플러 설계 전문가라서 전기 또는 전자기기에 대한 지식은

전혀 없었던 것이다. 여기에서 혼다의 운전 지원 시스템인 ‘혼다

센싱’의 개발에 참여했던 후지이 토모오(藤井智士)가 합류해 큰 도움을 주었다. 그리고 제어 시스템을 설계하는 쿠스도

아츠야(楠戸淳也)가 합류해 본격적인 개발이 시작되었다.

본래 키류가 생각했던 것은 ‘어린이가 특정 지점에 오면 진동을 통해

주의를 준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것만으로는 특별한 것이

없었고, 위에서도 ‘혼다답게 특별한 것을 만들어 달라’라는 주문이 왔다. 그 시점에서 후지이가 ‘밀리파 레이더를 추가하고 자동차를 감지할 수 있도록 만들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다. 여기에 인터페이스 및 UI 담당과 디자이너가

추가 의견을 내놓았고, 점점 로봇의 형상이 갖춰지기 시작했다.

로폿(Ropot)은 등하교 시 어린이와 함께해야 한다. 그래서 디자인도 중요했는데, 초기 버전은 그저 새하얀 상자였다. 여기서 디자이너가 활약했는데, 상황에 따라 표정을 지으며 반응하고

색상을 넣어 작은 동물 같은 디자인을 만들어냈다. 크기도 초기 버전보다 훨씬 작아져, 어린이가 등하교 시 가방에 붙이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아이들이

친근감을 느끼고 항상 갖고 다녀야 로봇이 활약할 수 있기 때문에, 이 점은 굉장히 중요하다.

로폿이 개발된 후, 초등학교를 대상으로 한 실증 시험이 진행됐다. 혼다 내에서도 세 아이의 엄마가 시험을 자처했다. 그 결과 어린이들은

등하교 시 친구로 삼을 수 있다는 것과 동시에 위험을 감지하면 진동을 통해 확실히 경고를 받을 수 있어 좋다는 의견을 냈다. 학부모들은 스마트폰 앱을 통해 어린이들의 등하굣길을 자세히 알고 특히 주의해야 할 교차로 등을 정확히 알 수

있었다. 작은 로봇 하나가 굉장히 큰 일을 해낸 것이다.

자동차 회사에서 이제 로보틱스 기술은 상당히 중요하다. 만약 이 기술이

없었다면, 어린이들의 안전을 지키는 로폿은 등장할 수 없었을 것이다.

혼다가 그 동안 아시모를 비롯해 로보틱스 기술에 큰 돈을 들여온 이유가 로폿을 통해 증명된 셈이다.

기술이 얼마나 더 미래를 바꿀 수 있을지, 사람들을 얼마나 더 안전하게 만들 수 있을 지

기대된다.

글 | 유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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